김성태 기자 기자 2016.02.11 21:17:47
[프라임경제] 국민의당 광주 현역의원들이 공천과정에서 일체의 기득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불신에 대한 책임성은 모르쇠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권은희·김동철·박주선·임내현·장병완 등 국민의당 의원 5명은 11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득권 포기를 선언했다.
이들은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의당 광주지역 국회의원 일동은 그동안 지역 민심의 높은 기대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했음을 사과드린다"고 읍소했다. 그러면서 "의원직을 이용한 어떠한 기득권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정치신인을 비롯한 모든 후보들과 함께 당이 당헌 당규와 민주적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실시하는 공천심사와 경선 결과에 승복할 것이며, 공천여부와 상관없이 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날의 관전평은 '의원들의 기득권 포기 이면에는 기득권을 사수하겠다는 강한 패권의식이 있는 것 아니냐'는 데 모아졌다. 의원들의 기득권 포기선언이 도대체 어떤 기득권을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포함돼지 않았다는 것.
특히 이들 의원은 '현역의원 교체민심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현역의원들의 책임정치가 필요하다'는 민심의 요구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여기 더해 다선의원들의 수도권 등 험지출마에 대해서는 오히려 반감을 드러냈다.
박주선 의원은 "호남의원이 험지로 가야한다는 것은 호남정치복원에 목말라 있는 지역민들을 보더라도 바른 주장은 아니다. 호남정치복원을 염원하는 국민정서와도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철 의원은 "예전에는 정치신인들이 제발 현역위원과 경선만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금은 시민들이 공천을 한다. 현역에게 불리하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고 강변했다.
김 의원은 또 "(과거에) 말이 경선이지 심사과정에서 얼마나 억울한 일이 많았나. 그런 밀실 야합 공천을 스스로 하지 않겠다는 것 말고 어떤 민주적인 것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의원들이 현재의 상황은 호남정치가 위기가 아니라 호남 정치인들의 공천이 위기라는 민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천정배 의원 측근으로 알려진 김영진 새로운 길 공동대표는 이들 의원의 기득권 포기선언에 대해 "포기선언이 도대체 어떤 기득권을 포기했는지 모를 정도로 맹탕수준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강력 비판했다.
김 공동대표는 "광주민심은 현역의원 교체민심이 압도적인 상태인데 그간 기득권과 패권 무능정치로 호남정치를 실종시켜온 현역의원들이 응당한 책임도 없이 경선에 참여 승복하겠다는 것을 기득권 포기로 생각하는 것 자체는 광주민심을 한참 모르는 정치"라고 평가절하했다.
'다선의원들의 수도권 등 험지출마 등에 준하는 혁신적 조치가 없는 기득권 포기라면 이들의 이날 선언은 재선을 향한 패권의식을 선언한 것'이라는 질타로 보여진다.
국민의당 광주 국회의원 출마예정자 일동도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정치혁신을 위한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의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경진·김명진·김하중·서정성, 정진욱·최경환 등 출마예정자 6인은 "공천 과정에서 공천 룰을 따르고 의원직을 이용한 기득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말은 특별히 따로 하지 않아도 마땅히 그렇게 해아만 하는, 너무도 상식적인 것이다. 운동선수가 경기에 참여하면서 룰을 지켜야 한다는 상식을 특별히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냉소했다.
이어 "현역 국회의원으로서의 진정한 기득권 포기는 백의종군을 포함한 희생과 헌신의 결단으로 이어져야 한다. 국민의당은 친노패권주의와 광주 기존 국회의원들의 무능에 등 돌린 광주시민들의 성난 민심을 직시하고 호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기득권 포기 공동선언에 천정배 의원은 이름을 넣지 않아 의견이 갈리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이 동반됐다.
천정배 의원 측 관계자 "만일 이런 정도의 기득권 포기라면 광주시민은 국민의당을 신당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도로민주당이라고 생각할 것이며, 이런 신당에 개혁적인 신진들이 과연 참여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질 것이다. 설혹 일시적으로 신당지지여론이 높다 해도 그것은 머지않아 민심의 역풍을 부를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