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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쉐프 강레오 "도전? 요리는 내 인생, 나 자체일 뿐"

만능 '요리 마술사' 강레오를 만나다

전지현 기자 기자  2016.01.29 13: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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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요리에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 일을 후회해본 적이 없어요. 요리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저를 두고 '계속 도전한다'고 표현하는데 요리는 제 인생, 강레오 자체일 뿐 도전이 아닙니다."

주말 오후,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바다원 사무실에서 만난 쉐프 강레오는 최봉길 바다원 대표와 신규 상품 론칭에 관한 지속적인 아이디어 교류에 여념이 없다. 지난 10월 말 그가 도전장을 내놓은 '셀럽 마케팅 제품'에 대한 기획 때문이다.

육수 바리스타 4종에 이어 11월에 출시된 부각 6종, 그리고 오는 3월 크랩제품까지 4개월 새 무려 3개 상품군을 탄생시켰다. 이에 더해 바다원과 강레오는 연내 '강레오 상품군'으로 40~50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쉐프,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호텔조리제과예술학부 학부장,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식음료 이사, 방송인, 바다원 프로덕터까지 다양한 강레오의 직업군에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요리'다. 요리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온 25여년 쉐프 인생 강레오.

강 쉐프를 처음 접한 것은 4년여 전, 국내 한 케이블 방송 속 심사위원이었을 때다. 거침없는 날카로운 비평 덕분에 그는 곧 '독설가'로 통했다. 따라서 인터뷰 내내 까칠한 말투를 기대했으나 의외로 수줍은 모습을 보여 기자를 당혹스럽게 만든 것도 잠시, 본격적인 요리 이야기로 넘어가자 날카로운 눈빛으로 자신만의 철학과 소신을 펼치기 시작했다.

◆"요리는 내 인생, 관련된 모든 일을 시도할 것"

"어려서부터 제일 잘하는 것이 요리였죠. 중학교 3학년 때 요리사한다고 했더니 가족들이 미쳤다고 말하더군요. 그때부터 자격증을 따며 사회 나온 기분으로 살았습니다. 나만의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가장 잘하는 것을 찾았고 그게 '요리'였을 뿐이죠."

쉐프 강레오는 국내 케이블 방송을 통해 우리에게 친숙해졌지만 사실상 그의 요리 인생은 25년이 훌쩍 넘었다. 지난해에는 유독 바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전국 각지를 돌며 맛있는 식재료를 구하는 '찾아라, 맛있는 TV' 출연에 이어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호텔조리제과예술학부 학부장,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식음료 이사, 바다원 프로덕터까지 차례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이중 지상파 한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어묵밥 제품화'를 위해 바다원과 만난 인연으로 강레오 셀럽 마케팅 제품 출시까지 이르렀다.

강레오 쉐프는 "일반적으로 홈쇼핑 제안은 잘 오지만 재품 원재료와 과정도 모르는 상품에 내 얼굴을 내세우는 것이 싫었다"며 "언젠가 기회될 때 제품 기획부터 개발까지 같이 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던 중 바다원 제안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지와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을 느꼈고 바다원과 함께하면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며 "그동안 건조 상품을 많이 제품화했다는 말을 듣고 원재료가 좋으니 상품 개발을 제안했다. 프로덕트라는 것은 특별한 레시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생각을 바꿔도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강 쉐프는 바다원이 '강레오' 이름을 단 신상품을 출시할 때 초기 기획과 진행상황을 공유, 소스류 및 프로덕트 다시팩 등 중간 변화 과정까지 참여해 맛을 체크한다. 강 쉐프는 이 셀럽 제품이 자신의 이름을 딴 만큼 자신의 '입맛'과 '생각'에 안성맞춤된 것임을 자신한다.

◆육수 바리스타 그 탄생엔…

그의 셀럽 마케팅 첫 작품 '육수바리스타 4종'의 경우, 이름부터 강 쉐프의 고집이 담겼다. 원물을 로스팅해 국물이 더 잘 우러나도록 가공된 것에 멸치, 솔치, 꽃게, 복어가 들어있어 각종 국물요리에 맞춰 사용이 가능하다. 저염화 상품기획으로 짜지 않고, 국내산 원물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쉽고 간편하게, 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강 쉐프는 "커피 블렌딩과 로스팅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육수 시리즈는 원재료를 탈염했기 때문에 나트륨이 제거됐고 완전 건조한 상태에서 원두처럼 로스팅을 한 번 더한 제품"이라며 "맛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로스팅한 재료들을 블렌딩했기 때문에 '육수 바리스타'라는 이름을 고안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맛도 좋지만 열이 닿으면 감칠맛이 생성된다. 다시팩에 그 과정이 더해졌으니 훨씬 맛이 강해지고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어린이들은 나트륨 때문에 육수 먹이기 꺼려할 수 있으나 육수 바리스타 시리즈는 완전히 탈염했기 때문에 첨가제가 들어가지 않은 와일드 오가닉 상태로 아이들에게 먹여도 좋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반얀트리 식음업장 전면 리뉴얼, '대중성'vs'프리미엄' 모두 잡다

지난해 12월 초 반얀트리 호텔 앤 스파 서울은 식음료업장 총괄 지휘 이사로 강레오 쉐프를 선임했다. 강레오 쉐프는 반얀트리 내 식음료 업장을 전면 리뉴얼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도록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반얀트리서울이 대중적인 호텔도 아닐뿐더러 '시그니처 레스토랑'이 없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현재 '시그니처 레스토랑'이 될 만한 식당 기획에 고심하고 있다.

가격적인 문턱을 낮춰 많은 고객을 유치하는 한편, 일부 '사적인' 공간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동선이 겹치지 않게 하는 등 반얀트리 비회원 및 회원이 모두 만족하도록 대중성과 프리미엄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심산이다.

이로부터 시작된 '테이스트 오딧세이'는 그가 취임 후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하는 프로그램. 지난 10월부터 총 3회 진행에 60개 좌석이 가득 찰 정도로 매회 만석되며 인기몰이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테이스트 오딧세이 Ⅳ(Taste Odyssey Ⅳ)'는 도루묵 조림과 삼치회, 돔베고기와 몸국, 바닷가 갓 김치 등을 호텔 아이스링크 옆 천막에서 즐기도록 전국 5개 지역 포장마차 대표 메뉴를 한자리에서 선보이고 있다.

강 쉐프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 만들어진 포장마차 문화는 현재 한국에서 불법으로 영업을 하고 있지만 이를 호텔로 들여오면 재미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시작했다"며 "예약이 모두 찰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자랑했다.

연속 핫한 아이템으로 연타를 이어가는 강레오 쉐프의 힘찬 행보 속 차별점은 모든 재료를 산지에서 직접 구매한다는 것이다. 강 쉐프는 중간 유통을 거치지 않고 생산자와 직접 만나 재료의 모양, 맛, 크기까지 세세히 따지며 주문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선보인 16개 지역 특산물 주제 한식 코스 디너의 경우 그 속에 사용한 소는 백석한 명인이 직접 만든 사료를 먹여 키운 소"라며 "백 명인만의 노하우로 한우 기술 명인 자격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농가에 비해 소 키우는 비용이 1/3 수준이지만 1+, 1++ 등급이 98%나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분이 키운 소를 가져다가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꼬릿살, 보석살, 삼각살 등 정육 특수부위를 이용한 요리를 만들어 '갈라 이벤트'를 했다"며 "다음은 '꼬막 정식'을 기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 쉐프는 지방에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현재 진행 중인 지상파 방송을 통해서도 최상의 식재료를 만날 수 있어 즐겁지만 한국벤처농업대학에서 만난 훌륭한 농가 주인들을 통해 귀한 재료를 발견하고 만나는 것을 즐겁고 행복하게 여긴다. 비싼 데 잘 팔기 어려운 재품을 원하는 농가와 소비자를 연결시키기 위해 반얀트리호텔에 '다이닝 서비스'도 설치했다.

유통 담당자에게 요구할 수 없는 맛의 미세한 차이까지 생산자와 직접 소통할뿐 아니라 생산자와의 직접 거래를 통해 요리를 하면서 농심(農心)까지 헤아리는 것이 강 쉐프가 추구하는 요리의 근원이다.

◆"고급스런 쉐프 이미지, 왜 고수하지 않나요?"

일반적으로 쉐프는 대중성보다는 고급스러움과 소수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맛으로 평가받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셀럽 마케팅 제품 출시'에 '반얀트리 호텔의 포장마차 콘셉트'까지 다소 대중화된 행보를 보이는 그의 모습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쉐프는 "다 먹는 것으로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음식과 관련된 일"이라며 "그동안 고급요리만 했으니 '셀럽 마케팅 프로덕트' 등 먹는 것과 관계된 모든 것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쉐프는 "먹는 것을 준비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도 재밌다. 주방 설계도 하고 레스토랑 기획, 이벤트 기획, 레스토랑 먹는 것과 관련된 콘서트 등도 기획하고 있다"며 "음식과 관련된 일은 모두 재미있다. 지치지 않고 더 많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농장도 하고 싶다"며 "나에겐 요리와 관계된 일이라면 끝이 없다. 이는 도전이 아닌 내 인생, 나 자체일 뿐이다. 아직까지 하는 일들을 보면 더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강 쉐프는 "가만히 있어도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샘솟는다. 셀럽 마케팅 제품의 경우 지난 11월 출시한 부각 4종은 더 발전되도록 만들 아이디어가 있다"며 "먹어보면 '이 과정만 더하면 더 맛있겠구나' 생각되는데, 부각을 먹다가 '이걸 더하면 훨씬 더 좋아질 것'을 확신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육수도 업그레이드된 맛있고 고급스런 육수를 만들 계획"이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