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세상은 작은 변화로 시작되어 어느 순간 모든 것을 바꾸어놓고야 만다.
전혀 비집고 들어올 공간이 없어 보이는데도 은근슬쩍 엉덩이를 들이밀더니 어느 순간 들어 눕고야 만다. 즉 모든 것을 뒤바꿔놓고야 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흐름은 누가 주도하는 것일까? 그건 소비자 스스로도 모른다. 자동차 왕 Henry FORD가 자동차를 출시하기 전 고객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었다면 고객은 '더 빨리 달리는 말'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라고 한다.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는 전혀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기 때문에 고객의 의견을 구하려야 구할 수도 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 홀연히 나타나 전체 시장을 장악하고야 만다.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난 온라인 쇼핑몰 매출이 대형마트 매출을 추월했다고 한다. 통계청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된 금액이 43조6045억원으로 대형마트의 판매액(40조2801억원)보다 3조3244억원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11·12월에도 이런 흐름은 계속되어 지난해 전체 온라인 쇼핑몰 판매액은 50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놀라운 것은 모바일 쇼핑 규모가 23조원으로 전체 온라인 판매액의 44%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렇게 급성장한 온라인 판매의 원조는 1995년 국내 최초로 TV홈쇼핑을 방송한 GS shop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전부였던 세상에서 TV홈쇼핑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러다 2010년 티켓몬스터가 소셜커머스의 시대를 연다. 온라인 쇼핑을 주도하던 20~30대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면서 모바일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서 20년 전 온라인 판매 시대를 열었던 GS홈쇼핑은 커다란 변화 앞에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모바일 앱을 출시하기에 이른다. 이렇듯 온라인판매가 지금에 이르는 데는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사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이제 컨택센터에도 변화의 물결이 밀어닥치고 있다.
미국 IT전문 조사기관인 Gartner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4년 디지털 채널 이용율은 전화(IVR포함)가 65%로 Web Self Service(20%)보다 3배 이상 앞서 있었지만 3년 후인 2018년에는 Web Self Service(30%), Social(28%)이 전화(22%)를 앞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컨택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상담사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시대의 변화에 맥없이 희생양이 되어 직장을 떠나야 할까. 해답은 신발 쇼핑몰이지만 콜센터로 더 유명한 자포스에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신발 쇼핑몰인 자포스는 고객과 접촉하는 콜센터를 회사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운영하며 고객에게 행복을 배달하는 기업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다가 드디어 2009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에 12억달러(약1조5000억원)에 인수된다. 이때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의 비전과 고객 가치 실현을 위해 자포스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지금 아마존의 정규직원들은 누구나 이틀씩 콜센터 교육을 받는다. 대표인 베조스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트위터, 블로그 등을 통해 온갖 불만이 터져 나오는 시기에 소비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현장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모든 사원이 콜센터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2014년 하반기부터 고객 수익률을 PB를 포함한 전 직원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상품을 얼마나 많이 팔았느냐보다 고객이 실제로 얼마나 수익을 냈느냐에 따라 임직원 고과와 성과급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이제 컨택센터도 기업이 얼마나 많은 콜을 받는지로 상담사를 평가하기보다는 얼마나 고객을 만족시켰는지로 평가를 해야 한다.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살아남기 위해 비대면채널 전문가로 거듭나야 한다.
목소리로만 고객을 만날 것이 아니라 미래에 펼쳐질 스마트 세상에는 멋진 글로도 고객을 만나야 하지 않을까.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