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르노삼성자동차가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切齒腐心), 권토중래(捲土重來)'라는 마음으로 야심작 SM6를 선보였다.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탈리스만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SM6는 르노삼성과 르노 연구진이 초기 단계부터 공동 개발한 독자모델로, 부품 국산화율이 70%에 달한다.
르노삼성은 지난 1998년 삼성자동차 시절 SM520, SM525 등으로 국내 중형차시장에서 혁신을 일으킨 바 있다. 해당 모델은 차량의 품질과 삼성의 브랜드 파워까지 더해져 경쟁사인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를 넘어서는 돌풍을 일으키며 중형차시장에서 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후 경쟁 업체들이 준대형급 모델을 쏟아낸 반면, 르노삼성은 새로운 라인업을 추가하지 못해 위기를 맞았다. 더욱이 르노삼성은 지난 5년여간 신차 발표를 하지 않았다. 2011년 선보인 SM7 풀 체인지 모델이 마지막 신차였고, 2014년 9월 SM7 부분변경 모델을, 2015년 1월 SM5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았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그 사이 국내 자동차시장은 중형차 시장이 감소하고, 레저열풍을 등에 업은 RV시장이 증가하는 형태로 변화됐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국내영업본부 박동훈 부사장은 "우리나라 중형차시장은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 르노삼성 SM5가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며 "SM5의 경우 오래되다 보니 매력도가 조금 떨어졌지만,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LF 쏘나타도 과거에 비해 호평을 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자동차시장은 현대차가 만들어놓은 놀이터이기에 세그먼트 분류가 전부 현대차에 맞춰져 있다"며 "SM5도 쏘나타, K5에 엮여 있는 만큼 이들의 위상이 떨어지면 SM5도 같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이는 다른 세그먼트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대부분 쏘나타 기준에 맞춰져 있는 우리나라 중형차의 옵션 및 기능 등이 이제 어느 정도 한계에 부딪힌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고객들 눈높이는 올라가는데 지금의 중형차는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수입차시장이 활성화되면서 2008년 이후 자동차시장의 메뉴 자체가 많이 늘었고, 김치찌개 외에 △파스타 △햄버거 △스테이크 등 입맛이 다양해졌다는 것. 또 이런 시장 환경에서 소비자는 천편일률적 차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르노삼성은 새롭게 선보인 SM6에 대해 감성적 만족에 주력한 모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형차임에도 불구하고 준대형 및 대형차에 들어가는 장비와 부품 여러 가지를 탑재했다는 것.
박 부사장은 "예를 들어 SM6에 적용된 레이저 블레이징은 현대차의 경우 EQ900에만 사용된다"며 "조향장치도 제네시스급에만 사용되는 R-EPS를 사용해 우수한 핸들링 감각을 이끌어냈고, 음악도 무손실 디지털음원인 flac이 재생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네이밍이 SM6로 명명되다 보니 이에 대해 지난해부터 SM5와 SM7가 서로 판매 간섭효과 등의 자기시장잠식(Cannibalization) 또는 현대차 아슬란과 같은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들려왔다.
뿐만 아니라 르노삼성이 SM6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키로 하자 그동안 브랜드 베스트셀러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중형세단 SM5가 단종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지난해 10월 SM5 디젤 트림의 판매를 종료했으며, 향후 상위 트림의 생산량을 차차 줄여가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부사장은 "SM6는 아슬란의 경우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재 국내 중형차 시장이 줄고 있는 이유가 있는 감성적으로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인데, SM6는 그 점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름대로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SM5는 아직도 원하는 고객 니즈가 있는 만큼 그 고객들에게 판매할 것이고, 조금이라도 모델 수가 많은 것이 우리에게도 유리하다"며 "5와 7 사이 숫자인 6이라서 겹치는 경우를 걱정하시는데 개념과 형태가 완전히 다르기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판매대수로 현대차를 추월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현대차가 시도하지 않는 것을 시도하는 트렌드 리더로서 고객들에게 인식되기를 바란다"며 "그것을 SM6에 담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