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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카드수수료 도대체 얼마면 되니?

카드사vs가맹점vs정치권 '끝장갈등'

이수영 기자 기자  2016.01.27 16: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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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신용카드 가맹 수수료율을 둘러싸고 연 초부터 카드사와 가맹점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최근 카드사들이 연 매출 3억~10억원대 가맹점의 구간 최고 수수료를 2.5%로 올리겠다고 통보하면서 불거진 다툼이다.

당장 부담을 떠안게 된 가맹점주를 포함해 시민단체 5곳(전국유통상인연합회·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대한제과외식협회·한국외식업중앙회·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은 27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수수료율 인상에 나서는 카드사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이들은 또 카드사들마다 획일적인 수수료율을 제시한 점을 들어 업계 담합 의혹도 제기했다.

앞서 새누리당과 정부는 지난해 11월 당정협의를 거쳐 수수료 인하 방안을 발표했다. 연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 3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각각 1.5%에서 0.8%, 2.0%에서 1.3%로 0.7%p씩 낮추도록 하는 내용이다. 바뀐 수수료율은 이달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카드사들은 손해를 막기 위해 3억원 이상 가맹점들로 눈을 돌렸다. 원래 연매출 3억원 초과 가맹점의 경우 매출액에 따라 1.51~2.7%의 수수료를 차등 적용받아왔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원가 재산정 등으로 이를 2.5%로 못 박으면서 업체들의 수수료 부담이 사실상 커진 셈이다.

카드사들의 잇단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것은 골목상권의 중심에 있는 편의점과 약국 등이다. 2014년 통계청이 집계한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총 16만7000개로 편의점은 이 가운데 15.7%(2만6280개)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크다.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연매출은 4억3090만원으로 영세자영업과는 거리가 멀지만 같은 해 한국노동연구원 보고서는 편의점주들의 월평균 소득은 269만원으로 산정했다. 점포에 따라 많게는 매달 100만원의 수수료 부담을 더 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카드사 전체 매출의 74.6%를 차지하는 연매출 10억원 이상 중대형 가맹점의 수수룔율은 여전히 2% 미만에 그쳐 형평성 논란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간섭하면서 논란을 더욱 키웠다고 볼멘소리다.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원가 기반, 3년 마다 재정산하는 방식으로 바꿨을 때 갈등은 이미 예고됐다는 것.

가맹점주들은 정부가 말장난을 했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카드사는 정부가 지나치게 수익성을 규제한다며 경쟁력 약화를 호소하는 중이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여론 달래기에 나서면서 카드사들은 민원이 접수된 가맹점을 대상으로 수수료율 산정 적정성을 재검토하기로 한 발 물러섰다. 금융위원회 역시 내달 중 카드사를 대상으로 적정 수수료 책정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그러나 실제로 편의점, 약국 등 논란이 된 업종에 적용된 수수료율이 바뀔 가능성은 미미해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