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보통사람이 알아듣지 못하는 정치방언을 쓰지 않겠습니다."
정치판에 신물이 난 누군가의 촌철살인 출마의 변일까요? 더불어민주당 뉴파티위원회가 26일 발표한 '뉴파티 거부 10계명' 중 하나입니다.
뉴파티위원회는 이날 "우리 당에서 있었던 나쁜 문화와 고질적 병폐가 국민들에게 심각한 불신과 실망을 안겨드렸음을 깊이 반성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정당(Old Party)에 대비되는 '뉴파티 거부 10계명'을 토론을 거쳐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재치가 돋보이는 계명은 또 있는데요. 우선 '보좌진의 월급 갈취나 편법 사용, 책 강매, 우산·가방 들게 하기, 공무원 막 대하기 등 정치갑질을 하지 않겠습니다'가 눈길을 끕니다.
또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과만 밥 먹고 소통하지 않겠습니다' '닥치고 반대만 하지 않겠습니다'도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현역의원들의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행태를 꼬집은 이 같은 표현은 나머지 △패권정치 △진영논리 △막말 △속물정치 △인사청탁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보다 진정성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뜯기고 찢긴 더민주의 상황과 겹쳐져서일까요.
10계명은 최근 더민주가 겪어온, 또 진행 중인 일련의 과정을 조각조각 가르고 있는데요. 여느 자기비판과는 달라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는 뉴파티위원회에 최근 영입된 인사를 포함해 당내외 젊은 신진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영입인사는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김병관 웹젠 의장,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김빈 빈컴퍼니 대표, 오기형 법무법인 태평양 상해사무소 대표, 김정우 세종대 교수, 권미혁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등입니다.
당내외 인사로는 금태섭 전 대변인, 기동민 전 서울시 부시장,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 김경수 경남도당 위원장, 강희용 현 더민주 상근부대변인, 황희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눈에 들어옵니다.
여기에 변호사인 민병덕 서울시 정책자문위원과 이범재 전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공동대표, 이헌욱 법무법인 정명 대표변호사, 최유진 비례대표제포럼 청년위원, 허영 전 김근태 보좌관 등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면면을 보면 영입인사들이야 각자의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이들이고요, 당내외 인사들은 대부분 정치판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죠. 공통점이라면 현역의원이라는 기득권에서 아직까지 자유롭다는 건데요.
이들은 출범식에서 "더민주의 3대 주력은 호남, 친노(親盧·친노무현) 운동권의 세력이었다"면서 "호남은 새 인물로 바꿔야 한다. 친노는 계파가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의 참여를 일구는 가치로 재편돼야 한다. 운동의 경력에 안주하며 기득권화된 인사들은 퇴출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27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문재인 대표 역시 앞서 "이번 총선이 낡은 경제세력과 새경제세력, 낡은 기득권정치와 미래정치의 대결이 될 것" "이미 더불어민주당이 젊고 유능한 새로운 정당, 미래정당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언급했죠.
특히나 "더민주가 더 젊고 유능한 새로운 정당, 미래정당으로 나아가는 데 뉴파티위원회가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는데요.
뉴파티위원회는 뉴파티 거부 10계명에 이어 '뉴파티 실천 10계명'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계명(誡命)은 종교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조건이죠. 물론, 아닌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만….
야권재편의 소용돌이 속에서 뉴파티위원회가 더민주에 활력을 불어넣고, 체질과 온도를 전방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