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총선인물 20] 축구를 사랑한 벽창우…안양 동안구갑 곽선우

임혜현 기자 기자  2016.01.25 12:14:1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평안북도 지방 특히 벽동과 창성 고을의 소는 특히 크고 억셌다고 한다. '벽창우'라고 불린 이 소는 어려운 일도 고집으로 밀어붙이는 힘도 강해서, 미련하고 고집이 센 사람을 비유하는 벽창호라는 말이 이 벽창우에서 나왔다고 한다. 

안양 동안구갑 곽선우 예비후보는 여러모로 벽창우를 떠올리게 하는 사람이다. 1973년생으로 안양 신성고를 졸업한 그는 원래 법학도가 아니었다. 건국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 상징물인 소처럼 우직하게 비전공 영역인 법학 공부에 매달렸고, 각고의 노력 끝에 2004년 사법시험을 통과했다. 46회 동기생들과 비교하면 다소 늦게 시험에 통과한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변호사가 된 후의 행보도 여러모로 고집스럽고 엉뚱한 구석이 많았다. 축구를 사랑하고 고향 안양에 애착이 많았던 그는 안양 FC의 탄생을 고대하며 뜻을 함께 하는 시민들을 결집시켜 안양 FC 시민연대 활동을 했다. 대표까지 지내면서 축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었다.

그와 축구를 맺은 연결고리가 된 일은 또 있다. 그는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을 때 선수들의 변론을 맡으며 축구와 인연을 맺었다.

무료 변론으로 열정적으로 뛴 것은 그의 생각에 한국 프로축구의 총체적 난국 때문이지 개별적인 잘잘못으로 접근해서는 전체적인 정의를 세우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스포츠 전문 변호사라기 보다 돈키호테로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거론하게 된 계기였다.

안양 FC 추진 외에 그는 축구와 한 차례 더 인연을 맺는다. 2015년 성남 FC 대표로 영입된 것. 그의 영입 전에는 해체 가능성마저 거론됐던 이 팀은 2015년 10→12→8→9위로 4시즌 드라마틱한 정규리그 최종 순위 변화를 보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전력 보강을 통해 사기를 북돋은 것은 물론, 프런트와 선수간 화합에도 힘을 쏟았다.

심지어 그는 성남 FC의 발전과 화합을 위해 좋은 친구라는 뜻의 '선우'로 이름을 바꾸기까지 했다. 곽균열이라는 본명이 뜻이 좋지 않은 다른 단어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전문직 종사자들은 개명을 여간해서는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호사 활동에 매진할 때보다 수입이 줄어든 성남 FC 대표직을 위해 이름까지 바꾼 그의 선택은 입소문을 타기 충분한 일이었다.

이번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그의 벽창우 같은 태도는 또 한 번 드러났다. 염두에 두는 지역구의 현역인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만 공격한 게 아니라, 안양 지역의 국회의원 전반을 적으로 돌리는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안양이 정체된 데 분개해 출마를 결심했다는 그는 "안양을 이렇게 신경 안 쓴 사람들은 지금 4선, 5선 하고 있는 심재철·이종걸·이석현 의원"이라며 새누리당과 민주당 현역 의원들을 싸잡아 비판하는 초강수로 예비후보로서의 본격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이는 그가 참여한 안철수 신당(창당 막바지 작업 중인 국민의당)이 가질 수밖에 없는 현위치를 감안하더라도 꼭 필요한 선을 넘긴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략적 발언 이상으로 강도가 센 출사표라서, 앞으로 안양 전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밀어붙일 벽창우로서의 그의 행보가 예측된다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