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산 최초 친환경자동차 전용 모델인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IONIQ)'. 아이오닉의 첫 번째 주자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은 현대차로선 어느 모델보다 중요하다. 오는 2020년 글로벌 친환경차시장에서 2위를 달성하기 위한 현대차의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은 쏘나타나 그랜저 하이브리드처럼 기존 양산 모델에서 파생되거나 토요타 프리우스처럼 전용 모델로 나뉘는데,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설계단계에서부터 모든 부분이 친환경차에 적합하도록 개발됐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 대해 현대차는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와 파워풀한 주행성능을 두루 갖춘 올해 최고의 신차'라고 자신했다.
이에 현대차가 강점으로 뽑고 있는 경제성은 물론이고 자동차의 본질인 운전의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시승코스는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을 왕복하는 총 100㎞.
◆공기저항 최소화…정제되고 깨끗한 이미지 유지
'공기의 흐름을 형상화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디자인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해치백 스타일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밋밋하기보다 정제되고 깨끗한 이미지를 잘 유지했다.
무엇보다 △휠 에어커튼 적용 △차량 하부 언더 커버 적용 △리어 스포일러 등 공력성능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0.24Cd의 공기저항계수를 실현함으로써 연비 개선 효과와 함께 우수한 주행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전면부는 현대차의 브랜드 정체성을 상징하는 헥사고날 그릴이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 그릴을 검정색 소재로 감싸 독창적 이미지를 구현했다. 특히 이 그릴은 '액티브 에어 플랩(Active Air Flap)' 기술이 적용돼 공기저항에 따라 여닫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측면부는 공기 흐름을 따르는 실루엣을 통해 단정하고 정제된 면을 강조했다. 아울러 C자형으로 빛나는 리어램프가 돋보이는 후면부는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뽐내는 동시에 둘로 쪼개진 유리창도 눈에 띈다.
이와 함께 길고 슬림한 대시보드로 넓은 실내공간감이 구현된 실내 디자인의 경우 주요 부분 곳곳에 블루 포인트 컬러를 활용해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강조했으며, 친환경 내장재 적용으로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제공한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전장 4470㎜ △전폭 1820㎜ △전고 1450㎜의 차체 크기를 갖췄으며, 휠베이스(축간거리)는 2700㎜로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다만, 앞좌석 공간과 달리 뒷좌석은 다소 비좁은 편이다. 특히 전고가 낮은 데다 해치백이다 보니 175㎝ 정도의 성인이 앉아 머리를 헤드레스트에 머리를 기댈 경우 루프에 머리가 닿을 정도다.
이외에도 트렁크 공간은 750ℓ로 넉넉하지만, 언더 트레이 등 3층으로 공간을 구분한 탓에 실용성은 다소 의문이다.
◆무난한 주행성능부터 유용한 안전사양 눈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은 하이브리드 전용 신형 카파 1.6GDi 엔진과 고효율 영구자석 전기모터, 하이브리드 전용 6단 DCT(듀얼클러치 변속기) 등이 조합을 이뤘다.
하이브리드 차량 전용으로 개발된 신형 카파 1.6GDi 엔진은 △최대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15.0㎏f·m, 고효율 영구자석형 전기모터는 △최대출력 43.5마력(32㎾ 환산 시) △최대토크 17.3㎏f·m의 성능을 갖췄다.
같은 차량을 동일한 조건에서 2명의 운전자가 번갈아 주행했다. 첫 번째 운전자는 연비운전보다는 가속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다소 거칠게 주행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초반 도심구간에서 전기모터 힘만으로 전기차와 같은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저속과 고속에 이르기까지 변속기 반응은 일관되게 부드러웠으며, DCT 특유의 울컥거림은 덜하고 우수한 직결감과 빠른 변속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중고속 영역에 이르러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다보면 더디게 오르는 속도와 엔진 반응이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즉각적인 가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주행모드는 일반 하이브리드와 변속기 레버로 선택하는 스포츠 두 가지로 제한됐다.
여기에 1410㎏(17인치 타이어 기준)이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공차중량은 고속으로 달릴 때 가볍게 느껴져 불안하게 다가왔으며, 언덕길에선 더 없이 무겁게 다가왔다. 또 속도가 80㎞를 넘어서자 노면소음이 생각보다 크게 들려오기 시작했고, 100㎞ 이상의 속도를 달릴 때도 풍절음보다 노면소음이 더 크게 들렸다.
배터리를 후석 시트 하단부로 배치하는 등의 저중심 설계와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등을 적용한 덕분에 코너링은 부드럽고, 과속방지턱에서도 부드럽게 넘어갔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전후륜 디스크 브레이크를 기본 적용해 빠르고 정확한 제동력을 선보였지만, 고속 주행에서는 제동 거리가 다소 길다.
다양한 안전사양은 자랑거리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해보자 평균 연비가 올라가고 안정감 있는 주행을 선보이다가 차간 간격이 좁아지면 저절로 속도를 낮춰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었다.
차선을 밟을 경우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이 작동해 경보음을 울렸으며, 차선 변경 시 옆 차선에서 빠르게 차가 달려올 경우에는 '스마트 후측방경보시스템'이 울리며 알려줬다.
두 번째 운전자는 연비 주행을 했지만 일반인이 하기에 어려운 수준의 고난이도 연비주행은 아니고, 크루즈 컨트롤 설정을 통해 각 도로별 규정 속도에 맞춰 주행했다.
시승을 마친 연비는 각각 16.2㎞/ℓ와 24.6㎞/ℓ를 기록했다. 누구나 조금만 신경 써서 운전해도 충분히 공인연비(20.2㎞/ℓ) 이상의 연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