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회 보좌관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중요한 사안에 연관되는 경우가 많지만 특히나 정기남 예비후보는 정치 격변기마다 논란의 진앙지에서 목격자가 되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정동영 전 의원을 12년 가량 보좌했던 그는 정 전 의원이 이른바 '정풍 운동'을 시작하면서 태풍이 몰아닥칠 때 지근거리에서 상황을 지켜 봤다. 그럼에도 그는 정풍 운동에 대해 많은 사족을 달기보다는 "가까이서 인간적 고뇌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정 전 의원이 당시 권노갑 전 의원 등 김대중 전 대통령 가신 그룹의 2선 후퇴와 정치적 쇄신을 요구한 이 사건은 결국 당시 정 전 의원의 정치적 입지를 크게 강화하는 계기가 됐고, 정당정치 전반에 개혁의 한 획을 그었다. 이 운동에 대해 내놓는 그의 다상은 상당한 정치적 정당성을 에둘러 강조하면서도 그에 뒤따른 인간적인 미안함에 대해 함께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정치적 선의와 인간미를 함께 조화시키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던 그는 이후 한 차례의 정치적 실험에 가담했다. 안철수 의원이 처음 의미있는 정치적 걸음을 내딛던 때인 2012년 무소속 대선 후보 시절, 그를 지근거리에서 도운 것이다. 당시 직함은 '안철수 캠프 비서실 부실장'. 시간이 흘러 안 의원이 국민의당 창당을 준비하면서 20대 총선에 새정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요즘 그도 지역구 후보로 나서 의석 하나를 보태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가 택한 지역은 경기 군포다.
그는 한층 더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정치와 여론을 접목해 정치 수준을 높여보고 싶다는 욕구도 작용했다.
2003년 한국사회여론연구소를 설립하고 부소장에 이어 소장을 지내는 등 여론조사를 체계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그는 자기 이력에 중요한 변곡점을 통과한다. 자타가 공인하는 '정동영 사람'에서 정치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방법을 찾는 사람, '여론 및 정책 연구 전문가'로 새로운 포지셔닝을 하면서 정치권이 선거 때만 여론조사를 이용하고 평소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는 과학적인 소통수단을 활용하지 않던 관행이 조금씩 바뀌는 데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다.
고려대학교 교육학과를 나온 그는 2005년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객원 연구원 생활을 하는 등 자기계발과 공부에도 부지런한 인사로 꼽힌다. 미국 생활 중 프랭크 뉴포트의 '여론조사-대중의 지혜를 읽는 핵심 키워드'를 접하고 번역을 결심, 한국에서 출간하기도 했다.
18대 총선에서는 광주 남구, 19대 때에는 성남에서 금배지 도전을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역 의원에게 매번 밀리는 석패 상황에서도 문화중심구역(문화 존) 추진, 구시가지 재개발 정책 등 다양한 일선 현안 공부를 쌓는 시간을 보냈다. 여론조사와 정책연구 경험에 다양한 현장 감각까지 갖춘 그의 세 번째 도전이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