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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인물 18] 때론 모질던 '예산확보 달인' 대구 중·남구 배영식

임혜현 기자 기자  2016.01.20 10: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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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 "금융위원회의 금융인력양성사업 예산, 소중한 국고인데 특정 유명대학에 몰아주기를 해서야 되겠나. 그 학교들은 운영자금이 넘쳐 고민하는 곳이다. 지방대학이나 산간벽지 중·고등학교 장학금으로 지급되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2010년 가을 배영식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의원이 금융위원회 금융인력양성사업 중 상당부분에 달하는 뭉칫돈이 고려대 경영대학원이나 KAIST 같은 명문대에 집행되는 점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자 '의외'라는 평이 나왔다.

그의 이력만 보면 영남권에서 손꼽히는 명문고교인 경북고를 나왔고 성균관대를 거쳐 미국 오리건대 유학 경험까지 있는 엘리트였기 때문.

#2. 2014년 2월, 대구 상인동 비둘기아파트 경로당.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바쁜 일정을 소화하던 배영식 당시 시장 후보가 만난 이는 은사의 사모님.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하려 할 때 동륵금을 지원해준 은사의 사연을 회상하며 촉박한 일정 중에도 오래 이야기를 나눴다.

대구 중·남구 '탈환'을 노리는 배영식 예비후보는 18대  국회에서 이 곳을 지역구 삼아 활발한 의정 활동을 폈던 인물이다. 특히나 '예산 따내기의 달인'으로 불릴 정도였다. 때로는 '자잘하거나 모질다' 싶을 정도로 빈 틈에 숨은 돈이나 갈 곳 없이 놀고 있는 예산을 잘 찾아내 국비를 대구 지역에 몰아주기도 했다.  

이런 일처리의 배경을 '절박함'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공부에 재능은 있지만 학비 걱정을 했던 이력, 적재적소에 찾아준 도움을 받았던 경험이 돈 문제의 오남용을 보고 못 지나치는 성격을 만들었다는 것.

일부에서는 19대 총선에서 당의 공천이 그 대신 김희국 현 의원 쪽으로 넘어간 것도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소위에서의 맹활약이 지나쳤기 때문이 아니냐는 풀이도 한다. 대구테크노폴리스 진입도로건설비 200억원 증액(총 531억원), 초광역연계 3D융합산업에 45억원 증액(총 90억원) 등이 당시 그의 작품. 

정부·야당 반대를 무릅쓰고 벼랑 끝 전략까지 써가면서 대구 예산을 끌어오는 데 노력하면서 지역에는 어떨지 몰라도 중앙에서 은근히 적을 많이 만들었을 것이라는 해석인 셈이다. 

그가 탈환 결심을 굳힌 지역구는 이번 20대 총선에서 가장 치열한 경북권 접전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진실한 사람들' 바람을 타고 이곳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진 외에도 예비후보군이 난립하고 있다. 현역 의원까지 합치면 11명이 대결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배 예비후보는 '경제통' '예산확보의 달인' 이미지로 권토중래를 하겠다는 구상 아래 지역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미 과거 의정활동 중 대구테크노폴리스나 초광역연계 3D융합산업에 큰 관심을 기울였던 그는 대전이 이미 R&D 중심지의 이미지를 확고히 갖춘 것을 본받아 대구를 산업 최첨단 중심지로 띄우겠다는 꿈을 오래 전부터 가졌었다.

과거 대구 R&D특구(대구-광주-대전을 잇는 삼각벨트) 지정 사업을 추진했던 경험을 살려 한층 확장된 산업도시 아이디어를 만든 셈이다. 첨단산업화와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대구를 만들겠다는 것.

이번에는 그런 점에서 특히 지역의 뜨거운 현안인 대구시청 문제를 건드리는 공약을 추가했다. 대구시청을 쌍둥이빌딩으로 세우자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경북도청이 이전해 나간 자리에 시청을 옮겨야 한다는 대구 북부지역 주장에 대해 시청은 두 건물을 쌍둥이로 세워 효용성을 높여 계속 쓰고, 도청 터에는 문화예술산업 중심공간을 꾸리자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대구시장에 출마했다 실패한 점 등 무소속 출마 이력, 지역구 의원 시절 임병헌 남구청장과 사이가 원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점 등이 당내 공천 경쟁에서 옥의 티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지역 경제 전문성과 예산 특기가 이 점을 얼마나 상쇄해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