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붉은 원숭이 해라는 丙申年(병신년), 2016년이다. 신년이다보니 정부나 관공서 등은 국정과 행정 목표를 새롭게 다지고, 각 기업들은 저마다 새로운 사업과 매출에 대한 목표를 선언한다.
개인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이루지 못했던 바를 되새기기도 하고, 소소하나마 원하는 바를 다짐해보곤 한다. 이렇게 들뜬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지만 올 한 해를 바라보는 전망들이 그리 밝지 만은 않다.
이 중 가장 우려되는 것이 중국 증시의 급락으로 시작된 글로벌 경제 불안이다. 중국증시는 지난해부터 하락이 지속되는 모습의 등락을 반복하더니, 급기야 해가 바뀌면서 폭락하는 통에 서킷 브레이커(CB_Circuit Breaker)까지 발동하면서 조정에 나섰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다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를 두고 이런저런 진단이 엇갈리고 있는데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펀더멘탈의 불안으로 언젠가는 올 상황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이러한 펀더멘탈 불안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 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미국, 유럽 등 각국이 내던진 유동성에 따른 지나친 중복투자에 따른 과잉공급에서 기인한 것으로 본다.
최근 각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라 수요가 이를 따라가는 것에 한계가 생긴 것인데, 특히 중국에서 이러한 현상이 극심했다.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면 그 결과는 뻔하지 않은가?
이러다 보니 투자 위축으로 작년 말부터 이어져 오던 국제 유가의 하락세도 지속되고 여기에 각 국의 환율 정책까지 더해져 그 상황의 복잡함을 더하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등으로 비롯된 안보 이슈와 올해 총선(總選)과 미국의 대선(大選)이 있는 해인 만큼 이에 따른 선거 정국 역시 안심보다는 상황과 결과의 예측 불가라는 불안을 준다.
참으로 만만치 않은 한 해를 보내야 할 것 같은데 이는 비단 국가나 기업뿐이 아닌 우리 개인도 고스란히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 터이다. 그렇다고 상황 탓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불확실성과 불안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과 각오가 남달라야 할 한 해가 돼야 한다.
최근 야당(野黨)의 한 인사가 누군가의 복심(腹心)을 묻는 질문에 ‘벽오동 심은 뜻’이 있을 것이라고 한 말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벽오동은 푸른(壁) 오동나무를 말하는데 봉황(鳳凰)과 관련이 있다. 봉황은 벽오동 나무가 아니면 앉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도 않고 예천(醴泉)이 아니면 마시지도 않았다고 해 옛사람들은 벽오동나무를 항상 정성스럽게 가꿨다고 한다.
과거 벼슬자리를 바라는 선비는 벽오동나무를 심고 봉황이 오기를 눈이 빠지게 기다렸다고 한다.
자, 올해에는 우리 모두 마음속에 벽오동 나무를 한 그루씩 심자. 목표를 세우는 거다. 어느 해보다 깊이 땅을 파내어 흔들리지 않은 목표를 세우고, 애를 쓰는 거다. 그러면 앞서 떠들었던 위기니 불안이니 하는 것들은 사라지고 우리에게도 봉황(鳳凰)이 오지 않을까?
"벽오동 심을 뜻은 봉황을 보잣더니, 내가 심은 탓인지 기다려도 아니오고, 밤중에 일편명월(一片明月)이 빈 가지에 걸려 있네."

필자의 경망스런 걱정의 당부, 황진이의 이 시조처럼 벽오동만 애써 심고서는 가지에 걸린 달 그림자만 보고 마는 일이 없도록 반드시 노력을 배가(倍加)하기를,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바라는 모든 바 이뤄지는 한 해가 되기를 빈다.
임희순 넥서스커뮤니티 전략기획그룹 그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