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통합이 거론되는 충남 공주와 부여·청양 지역구가 '별들의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여·야 지도부가 잠정 합의한 선거구 획정안에 공주·부여·청양 선거구 통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바 있어 우선 양쪽 현역 의원 간 충돌 가능성만 해도 예사롭지 않다.
더욱이 공주에서는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거 준비 시절 충남도지사후보 총괄선거대책본부에서 일해 안희정 현 충남지사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상황이다.
부여 쪽은 이완구 새누리당 의원이 '성완종 리스트' 문제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출마를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이들을 모두 대체할 빅 카드로 정진석 전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성동고-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한국일보에서 일했던 정 전 의원의 초반 이력을 보면 충남과는 얼핏 큰 인연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공주·연기 선거구이던 시절 16대부터 시작해 17,18대까지 3선을 기록했다. 선친의 뒤를 이어 계룡장학회 이사장으로 일하는 점도 지역민들에게는 알려진 바다.
세종시 수정안 논란 때 반대표를 던져 지역 민심을 대변했다는 평도 듣는다. 이번 선거에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후원회장으로 나서는 등 두터운 지역 기반을 자랑한다. 충청남도 도지사를 오래 지낸 정치인 고 정석모씨의 아들로 기억하는 이도 적지 않다.
183Cm의 키에 90Kg을 넘는 거구의 그는 팔씨름을 잘 하고 다혈질 성격으로 성동고 재학 시절에는 반미 시위를 주도한 경험도 있다. 카터 전 대통령 시절 미국의 청와대 도청 논란이 불거지자 친구들과 학교 밖으로 진출한 것.
기자 생활을 시작한 이래 한국일보 정치부 차장 등을 지냈는데 1994년에는 후배들 대신 아이티 내전 현장에 몸소 들어가는 기염을 토했다.
그런 그는 정치권에 들어가면서 유연성과 조율 특기를 발휘하는 변신을 한다. 상임위원장으로도 손색없는 3선 의원으로서 차관급인 청와대 수석 자리에 이동하는 이례적 선택을 해 MB 정권 인사가 되는가 싶더니, 이후 '공주의 남자'로 거론되기에 이른 것.
우선 공주 지역구에서 연거푸 금배지를 달면서 지역 대표로 자리매김한 이유도 있지만, '박근혜 라인'과의 연계성도 높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면서 '이명박-박근혜 회동'을 성사시키는 역할을 했다. 냉랭함마저 감돌던 두 정치 지도자 사이에 가교 역할을 했다는 것.
이 회동은 다섯 차례나 무산되는 끝에 결국 이뤄져 정권 재창출의 단초가 됐다는 평가다. 박근혜 대통령을 까다롭게 보고, 그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던 다른 MB측 주요 인사와 다르게 청와대에 들어가자마자 이런 큰 성과를 내면서 중립적 인사이자 정치력 있는 인물로 주가를 높였다.
청와대 근무 경력 외에도 국회 사무총장을 지내 정치 일선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백제 문화권인 공주와 부여에서는 과거 그가 국회에 있던 시절 동아시아역사예술도시 지원법안을 냈던 점을 기억하는 이가 아직 있다.
사업주가 업무상 관리감독을 충실히 했다면 종업원(사원)의 잘못에 대해 지나친 이중처벌을 함께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발의(국내재산도피방지법 개정안)해 대한변호사협회가 나서서 법무부 등에 찬성 의견을 보내는 등 화제를 모았다. 법조계에서도 현장 취재 경험을 살려 합리적 안건을 내는 정치인으로 보는 셈.
근래 지방선거에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충남지사가 되지는 못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과거 텃밭인 공주를 되찾고 '안희정의 정치적 경호실장'인 현역 지역구 박수현 의원을 꺾는 것으로 정치적 능력을 과시할 필요가 있어 그의 움직임이 지역 정가에 여러모로 파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