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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걸의 컴백, 아워홈 '유리천장' 이번엔 깰 수 있을까

내부 경영권 갈등 '종식' vs '재점화', 아워홈 향후 행보는…

하영인 기자 기자  2016.01.18 17: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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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원로 경영진과의 마찰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진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49)이 보직 해임 반년 만에 구매식재사업본부장으로 정식 복귀를 선언했다.

범LG가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은 구지은 부사장이 18일자로 구매식재사업본부장에 인사 발령됐다고 밝혔다.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1남3녀 중 막내딸인 구지은 부사장은 지난 2004년 36세 나이에 아워홈 구매물류사업부장으로 입사한 9년만인 2012년 핵심 사업부인 구매식자재사업부문 책임자에 오르며 세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유교적 윤리관을 갖춘 LG家의 경영문화 속 범 LG가에서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는 자녀이자 여성임원이 되면서 변화된 '후계구도론'까지 거론하게 만든 주인공 구지은 부사장은 지난 2004년 아워홈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특히, 아워홈의 핵심 성장동력인 외식 사업과 웨딩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역량을 인정받아 2010년 전무, 지난해 2월에는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러나 2015년 7월, 갑작스레 구매식재사업 본부장 자리에서 보직해임 되면서 모든 사업에서 손을 떼야 했고 이 모든 사항이 구자학 회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는 내부 원로 경영진들과의 '정치 게임'에서 패한 것으로 평가했다.

구 부사장은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외부는 인정, 내부는 모략. 변화의 거부는 회사를 망가뜨리고 썩게 만든다"는 심경을 표하는 말로 이 같은 추측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6개월 만에 3차례나 바뀐 대표 '구지은 체제' vs '원로'

그 사이 아워홈은 기존 경영진과 오너일가의 갈등으로 사장이 6개월 만에 3차례나 바뀌는 등 심각한 내홍에 시달려야 했다.

구 회장의 장남인 오빠 구본성씨를 제치고 차기 후계자까지 예상됐던 구지은 부사장의 승진과 함께 같은 달, 5년 동안 아워홈을 이끌었던 이승우 전 사장은 임기를 2년 앞둔 상태에서 회사를 떠나자 재계 안팎에서는 '구 부사장과의 갈등설'에 무게를 뒀다.

구 부사장은 이승우 사장 사임 직후 김태준 전 CJ제일제당 부사장과 노희영 전 CJ그룹 고문을 각각 대표이사와 컨설팅 자문으로 직접 영입했으나 김태준 전 대표는 취임 4개월 만에, 노희영 전 고문은 아워홈 인천공항 식음료 사업을 컨설팅 중 돌연 퇴임하자 '구지은 체제 실패'로 해석했다.

이후 구 부사장 역시 한달만에 구매식자재사업 본부장(부사장)에서 보직해임 조치됐다.

구 회장은 김태준 전 사장 후임으로 이종상 급식사업부 상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했으나 이 역시 한 달도 안돼 이승우 전 사장을 다시 불러들였다.

◆'구지은 체제' 컴백 실현, 그러나…

결국 원로세력의 승리로 점쳐졌던 아워홈의 내홍 속 보직 해임 6개월만에 구 부사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며 아워홈 향후 행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구 전 부사장은 지난 7월 보직해임 됐을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우수한 인재들이여…, 인내하고 버텨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해 '구지은 체제'가 다시 돌아올 것을 암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구 부사장의 보직 발령으로 '구 회장과 구 부사장 간 관계가 회복된 것'으로 해석하는 한편, 다시 시작된 '경영권 전쟁 재점화'로 더욱 치열해질 난항을 전망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아워홈 관계자는 "구 부사장이 회장실로 발령 난 후 구매식재사업본부장 자리는 계속 공석이었다"며 "보직 없이 6개월 이상 이어져 왔기에 신년이 되면서 원래대로 복귀했을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 부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 석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인력개발원과 왓슨와야트코리아 수석컨설턴트를 거쳐 지난 2004년 구매물류사업부장으로 아워홈에 입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