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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경 이랜드 부회장, 中 3번째 승부수 '유통'

이랜드, 中 유통 사업 "5년 뒤 100개 쇼핑몰 오픈할 것"

전지현 기자 기자  2016.01.17 1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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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의 3번째 선택은 유통이었다.

이대 앞 2평짜리 보세옷 가게에서 출발해 중국에서 '샤넬'에 버금가는 고급 패션기업으로 거듭난 지 30여년.

국내시장에서 성장 한계를 느낀 이랜드그룹은 한국 시장을 그저 중국 시장 내 성공여부를 판단할 '테스트마켓'으로 삼은 지 오래다. 이를 바탕으로 신규 브랜드 성공여부를 판단한 뒤 '캐쉬카우' 역할을 할 시장은 중국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1994년 중국에 첫 진출해 8000개 패션 매장을 운영하며 중국에서 대표적 패션 기업으로 성공한 이랜드가 성공 신화를 이어갈 2번째 선택은 '외식'.

당시 박성경 부회장은 "중국은 외식문화가 발달해 시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 패션보다 성장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선언하며 중국 상하이에 이랜드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 1호점과 2호점을 동시에 개장했다.

그리고 2016년, 이랜드그룹은 패션, 외식에 이은 3번째 중국 사업으로 '유통'을 선택하며 준비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중국 사업 22년간 쌓아온 노하우와 협력하는 유통 대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중국 유통 시장에서도 새로운 성공신화를 쓰겠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중국에서 대표적 패션 기업으로 성공한 이랜드가 성공 신화를 유통 사업에도 이어가 중국 최대의 유통-패션-외식 기업으로 성장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경 부회장 "킴스 클럽 매각, 아쉽지 않다"

지난 2008년 이랜드 홈에버를 홈플러스에 매각한 뒤, 지난해 킴스클럽까지 내놓은 이랜드그룹을 두고 업계는 리테일 분야의 사업정리 수순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을 내 놓기도 했다.

이랜드 그룹의 전체 6개 사업 분야 중 미에 해당하는 백화점&아울렛 분야에는 NC백화점, 뉴코아 아울렛, 킴스클럽 등이 있다.

이에 대해 박성경 부회장은 "현금 유동성은 좋지만 부채 비율이 높다는 말이 있어 킴스 매각을 고려했다. 리테일분야에서 1~2위가 아닌 이상 재미를 보지 못했다"며 "킴스클럽을 매각하면 부채비율이 200프로 초반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우리보다 운영을 잘 하는 기업에 사업을 내보내는 것이 맞다. 아쉽지 않다"고 술회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3년, 의(패션)·식(외식)·주(호텔&리조트)·미(백화점&아울렛)·휴(테마 시티)·락(엔터테인먼트) 등 6개 분야 사업영역을 중심으로 국내에 최대 콘텐츠를 보유, 중국 및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이랜드 테마도시'를 선보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랜드 테마도시는 이랜드그룹의 브랜드로 '의(衣)·식(食)·주(住)·휴(休)·미(美)·락(樂)'이 모두 가능한 도시, 이랜드그룹이 패션을 비롯해 유통, 외식업, 호텔, 레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의미다.

◆이랜드가 모든 운영 주도권 갖고 직접 경영 

이랜드그룹(회장:박성수)이 중국의 패션 성공에 이어 제 2의 성장엔진으로 중국 내에서 차별화된 신 개념 유통을 시작, 상해에 1호점을 선보였다. 

이랜드는 중국에서 확고한 패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유통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통점 명칭은 '팍슨-뉴코아몰(百盛优客城市广场)'.

이랜드가 선보일 유통 매장은 기존 중국 백화점과 차별화 된 쇼핑몰이다. 중국 백화점들이 하락세로 접어들어 고전하는 시장에서 명품 직매입 매장, 다양한 SPA와 편집샵, 차별화된  외식브랜드, 유아 체험 콘텐츠 등으로 구성된 쇼핑몰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시장을 빠른 속도로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1호점 준비에만 약 300억원을 투자했다. 중국 유통기업 팍슨과는 지분율과 비례해 약 150억원씩 소요됐다.

이랜드그룹은 시장선점을 위해 올해 안에 이같은 유통점을 10개점을 출점할 계획이다. 새롭게 건물을 신축해서 출점하는 방식이 아닌 기존 유통 대기업이 운영하던 백화점을 이랜드가 리뉴얼해서 새롭게 오픈하는 형식으로 시간과 비용은 최소화하면서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공격적인 출점이 가능하다.

◆이랜드 무기, '20년 신뢰감'과 '세계 최대 콘텐츠 보유' 그룹

이랜드는 중국에 진출해 20여년 동안 중국 유통 기업들과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고 단순히 비즈니스가 아닌 진정성 있는 오랜 친구와 가족 같은 관계를 맺어 왔다.

중국 유통 그룹들은 건물 중심으로 성장한 반면 이랜드는 백화점 하나를 다 채울 수 있는 6대 사업 영역, 250개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콘텐츠 그룹이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이랜드만이 가진 신뢰와 강점을 바탕으로 중국과 중화권의 50여 유통 대기업들과 서로의 니즈를 채워 주는 조합으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이랜드는 판단하고 있다.

초기 현지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지난해 12월19일 일부 패션관만 먼저 오픈하는 프리 오픈 행사를 진행한 결과, 당일 매출은 기존 팍슨백화점 일 매출 보다 5배 많은 1525만위안(약 27억4500만원), 주말 양일 매출은 8.3배 높은 2274만위안(약 40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2020년 100개로 중국 내 최대 유통 기업 도전  

중국 유통 사업 진출은 그룹 성장에 날개를 달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5년 1400억원이었던 이랜드중국 매출은 지난해 2조6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0년 새 20배가량 껑충 뛴 것이다.

세부적인 백화점 중심 패션 사업으로는 △여성 11개 △남성 4개 △아동7개 △스포츠 5개 △내의 2개 △SPA 5개 △잡화 5개 △외식 6개 등을 영위하며 총 45개 브랜드로 '브랜드 제국' 파워를 선보이는 중이다.

중국 이랜드는 오는 2020년에는 중국에서만 총매출 25조원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신성장 핵심인 유통 사업에서만 15조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랜드는 아시아권 여러 유통 그룹과도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전역에 2020년까지 100여개의 유통 매장(한국 제외)을 만들 계획이다.

팍슨처럼 기존 중국 유통그룹들은 건물을 제공하고 이랜드가 모든 주도권을 가지고 경영하는 형태다. 또한 각각의 유통그룹의 강점을 살려 상권과 고객에 따라서 다양하고 차별화된 유통 형태를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