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JYP엔터테인먼트가 '하나의 중국'이라는 개념을 거론하는 해명 작업을 진행하면서 새삼 이 개념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JYP의 중국지사인 JYP차이나는 14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쯔위 본인은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근래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행동으로 인해 대만독립론자라는 중국인들의 공격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쯔위는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로 대만 출신입니다. 따라서 자기 출신국 국기를 들어야 할 때 자연스럽게 대만을 상징하는 청천백일기를 들고 나와 흔들었죠. 지난해 11월의 이 장면이 뒤늦게 화제가 된 것인데, 중국인들은 대만독립론자로 쯔위를 몰아붙였습니다.
대만독립의 기개있는 여자 쯔위라며 비아냥거리던 수준에서 기개있는 쯔위는 중국에 오지 마라는 공세가 붙고, 더 나아가 JYP 역시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회사로 공격했는데요. 웨이보에서 한때 JYP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하는 등 문제가 커져 결국 회사 차원의 대응에 나선 겁니다.
중국은 북경을 차지한 공산 정권과 대만으로 도망간 국민당(이후 오래 집권을 하다 민진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적이 있음) 간의 오랜 체제 경쟁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공산정권 수립에 성공한 마오쩌둥과 대만으로 옮겨간 장제스는 국공 내전으로 쌓인 앙금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하나라는 인식에서는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그래서 한 나라가 대만과 수교를 한 뒤 중국과 외교 관계를 새로 트면 대만쪽에서 철수하고, 반대의 경우도 그렇게 진행돼왔죠. 서로 중국은 하나라는 인식으로 움직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의 경우도 현재는 외교 관계를 맺었으므로 전에는 중공으로 불렀던 북경쪽을 중국으로, 예전엔 중화민국이었던 쪽을 대만으로 부르고 있죠.
JYP의 견해는 대만은 쯔위의 고향이고, 대만과 쯔위는 끊을 수 없는 관계지만, 대만 사람이라고 모두 대만독립운동자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JYP도 한중 양국이 달성한 우호적인 공식을 지지하며,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이해 및 존중한다는 설명인데요.
내놓고 거론된 것은 아니나, JYP의 발표 맥락은 '92공식' 준수 견해를 밝힌 것인데, 행간의 의미를 보면 이를 통해 냉정한 태도를 중국 네티즌들에게 요청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92공식은 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양측 합의를 가리킵니다. 따라서 대만인이 대만 소리를 한다 해서 큰 문제가 되는 게 아니죠.
다만, 현재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국제 무대에서 청천백일기가 게양되는 것을 용납치 않는 그래서 이런 걸 거의 보지 못한 세대라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림픽 같은 경우도 사실상 중국의 압력으로 대만은 대만 국호 사용을 못하고(차이니즈 타이페이라는 이름으로 출전), 청천백일기 대신 올림픽기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쯔위에 대한 공세가 이렇게 논리정연하지 못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건, 사실 북경 공산당의 태도가 원인이라고 할 수 있죠. 중국 당국은 대만 내 대만독립론자 정치인이 총통직에 도전하는 등 불리한 때에는 92공식을 거론하지만, 사실상 국제 외교 무대에서는 대만에 대한 존중은 거의 없이 집요한 압박과 공세만 취하고 있는데요.
JYP로선 이런 상황에서 매끄러운 레토릭만으로 버티긴 어려웠을 겁니다. 자존심보다는 주가 하락 직격탄이 두려운 민간 기업의 생리 때문이겠지만, 대만 내 여론 역풍과 소속 연예인의 상처 등을 생각하면 아쉬운 마음이 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