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주항공(089590)이 국내선 항공권을 편도 역대 최저가인 70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벌이자 무려 21만명이 동시에 접속하면서 홈페이지와 모바일앱이 마비됐다.
14일 제주항공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누적탑승객 3000만명 돌파를 기념해 13일 오후 5시부터 열흘간 항공권 특가 행사를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동시접속이 가능한 인원이 최대 3만명인데 7배에 해당하는 21만명이 오후 4시부터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등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홈페이지 마비상태가 자정까지 이어지자 14일 새벽 1시경 제주항공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공지하고, 특가 이벤트 잠정중단 소식을 알렸다.
제주항공은 사과문을 통해 "저희 예상을 몇 배 이상을 뛰어넘은 고객님들의 너무 뜨거운 호응에 빠른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같은 방식으로 오픈하는 것은 고객님들의 불편을 또다시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해다.
이어 "고객 불편을 최소화시키는 방안으로 변경해 최대한 안정적인 서비스로 재개하고자 한다"며 "이에 따라 국내선과 국제선 전 노선의 동시 오픈을 잠정중단하고, 노선별로 순차적으로 프로모션을 오픈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프로모션 변경에 따라 현재 판매가 진행 중인 △청주 △대구 △부산발 제주행 국내선을 제외한 나머지 노선은 향후 추가 일정이 재공지될 예정이다.
하지만 고객들은 제주항공의 일방적인 이벤트 방식 변경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회원가입을 해야 했던 만큼 기재된 휴대전화 번호로 방식변경에 대한 공지를 충분히 할 수 있었지만 제주항공이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1월 창립 10주년을 맞아 진행했던 특가 이벤트 당시에도 4만명이 동시접속하며 예약시스템이 마비됐던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문제가 반복된 것에 대해 고객들 사이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업계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의 이번 파격 할인 이벤트가 최근 발생했던 제주항공의 사건·사고, 즉 '안전성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물타기 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말 김포공항을 떠나 제주로 가던 여객기의 여압장치(기내 기압을 조절하는 장치) 이상으로 급강하 사고를 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한 이번 이벤트 이틀 전인 12일에는 조종석 왼쪽 유리창에 실금이 발견돼 대체기까지 투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들은 가격경쟁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전경쟁력'을 함께 갖춰야 한다"면서 "저가항공사들이 그저 싼 값에 항공서비스를 제공할 뿐 안전대책을 소홀히 한다면 소비자들의 비판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잇단 항공기 결함 발생으로 안전성 우려가 불거지자 제주항공은 오는 3월까지 200억원을 투자해 항공기 예비엔진 2대를 구매, 하반기에는 150억원을 들여 조종사 모의훈련장치(SIM)를 구매한 후 운용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