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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이주열 총재 "올해 경제성장률 3.0% 전망"

"물가상승률 1.4% 하향 조정, 하반기까지 갈수록 높아질 것"

이윤형 기자 기자  2016.01.14 14: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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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할 때 경제상황 외에 고려한 상황이 없다. 세계교역 증대, 저유가 효과 등을 고려하면 경제성장률 3.0%는 낙관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1.7%에서 1.4%로 내렸다. 다만, 물가경로를 볼 때 상반기 중 1.2% 상숭한 후 하반기에는 1.5%로 상승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일문일답.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고 상하이종합지수 3000선이 깨지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는데 쏠림 현상이 있다고 판단하는가.

▲올해 들어 위안화가 큰 폭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중국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금융불안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리스크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예상을 벗어나는 큰 폭의 변동을 나타내서 국제 금융 시장이 크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증시의 경우 여러 가지 버블이 조정된 과정, 증시 관련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도 동조화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앞으로는 위안화에 대한 전망이 시장에서는 약세를 예상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에서는 외환시장에 대한 안정 의지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급격한 변동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지만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그에 대해 예의주시하도록 하겠다.

-기획재정부는 유가 배럴당 50달러를 전제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로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 전망 당시 유가를 얼마로 전제했나.

▲유가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한 게 사실이기 때문에 유가 전망을 낮췄다. 상반기는 30달러대 후반, 하반기는 40달러대 후반으로 봤다.

-내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만날 예정인데 어떤 부분을 논의할 예정인가.

▲아무래도 상견례에 그칠 수만은 없다. 대내외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그와 관련된 논의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 국내 경제 상황 흐름이나 전망,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대외 리스크 요인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가 저물가에서 탈피하고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제와 충돌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제는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목표 수준인 2%에 근접하도록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단년에 달성할 목표 아닌 중기적 시계에서 지향하는 것이다. 정부의 경상성장률 관리 방안도, 세부 내용 알 수 없지만,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실질성장률이 낮을 때 물가를 올려서 기계적으로 도식적인 운영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가 한국이 요청할 경우 통화스와프를 재개할 수 있다고 했는데 요청할 의향이 있나?

▲한일 통화 스와프 문제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의 대외건전성, 예를 들어 외환보유액이 상당 수준에 이르고 있고 경상수지가 흑자 이루고 있는 점, 얼마 전 대외신인도도 높아진 점을 고려해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고려하진 않았다. 앞으로 대내외 금융시장 전개에 따라 필요하다면 검토할 계획이다.

-신임 경제부총리가 취임하면서 재정건전성을 강조했다. 한국은행 총재로서 재정의 추가 역할이 있다고 보는가. 

▲올해 정부의 재정운영방향은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설정했다. 이는 일부 고령화에 따른 지출 증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각국의 재정건전성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재정건전성은 대단히 양호한 것으로 평가했다. 앞으로 경제 상황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서 재정정책이 바뀔 수 있겠지만 OECD 평가만 놓고 보면 재정부문에서의 대응 여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기타 이머징마켓 국가들과의 공조 상황은 어떤가.

▲이머징마켓의 중앙은행 모임은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주에 BIS 총회에도 다녀왔다. 별도로 이머징 마켓 중앙은행 총재들과 만나 각국 경제의 현황 등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전체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머징마켓에 대한 공통된 의견을 정리했다.

-성장률과 물가전망치 낮아졌는데도 금리정책 변동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금융안정에 방점이 찍히는 것인가?

▲전망이 낮춰졌으니 금리를 낮춰야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지난해 10월에 올해 경제전망을 했지만 전망이라고 하는 것은 경제 여건이 바뀌면 전망치가 바뀌는 건 필연적 결과다. 거기에 따라 금리 정책으로 대응 한다는 것은 금리 정책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한은은 금융 상황 전체를 고려해서 종합적 영향을 보고 판단한다. 어디에 방점 찍고 있다기보다 거시경제와 금융리스크 다 같이 고려해서 파악한 후에 금리 정책 결정하는 것이다.

-내외 금리차 역전현상에 대한 우려가 있다. 어떻게 보는가.

▲장기쪽에서는 역전되고 단기쪽에서는 금리차가 좁혀졌다. 외국인 채권자금은 만기 5년 이내의 채권에 운영하고 있다. 대외금리차가 상당 부분 플러스(+)이기 때문에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정책 결정 여부와 중국을 포함한 이머징 마켓의 금융시장 변화에 따라 시장금리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이 경우도 감안해서 예의 주시하겠다.

-향후 위안화가 절하에 따른 원화 동반 절하될 경우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인가?

▲동조화되는 것은 한·중 관계 긴밀도를 고려하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수출 면에서는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지만 원화 환율도 급속히 변동한다면 다른 부작용이 나올 수 있는 양면적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한쪽으로 괜찮다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말 증시에서 지속적인 외국인 자금 유출세와 빠져나가는 원인과 전망은?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6월부터였다. 이는 중국 증시 불안, 미국의 금리 인상, 국제유가 움직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향후 전망에는 몇 가지 영향을 주는 요인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중국 신흥시장의 경제상황이 어떻게 바뀌는지, 미국 금리 정상화 속도, 유가 움직임 등에 달려 있는데 그에 따른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신흥국과는 기초경제여건이나 외환건정성이 차별화돼 있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 흐름도 여타 신흥국과는 차별적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가전망치가 1.4%로 낮다. 통화정책이 뒤따라야 하나?

▲올해 물가상승률은 상반기 낮고 하반기 기저효과가 소멸되면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4%의 낮은 상승률 원인은 공급 측 요인이 크다. 유가가 30달러 안팎으로 하락했다. 통화정책 대응 필요 여부는 물가 흐름을 조금 더 보고 판단하겠다.

-한은이 최근 지급결제 2020 비전을 발표했다. 지급결제 변화 전망은?

▲소위 핀테크 혁명이라고 해서 혁신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 출현과 인터넷전문은행도 생겼다. 지급결제시스템 등에도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오래 전부터 검토하고 있다. 다음 기회에 전반적인 지급결제시스템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존 민간 경제연구소는 2%대 경제성장률을 예상했다. 정부 측은 3%대 내놓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낙관적이라는 비판도 나오는데 이것도 고려한 결정인가?

▲단연코 없다. 대외여건이 안 좋다보니 2%대 전망 내놓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3%대 전망이 낙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올해 세계 교역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주요 경제 전문기관이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지난해보다 높게 잡고 있다. 이를 기초로 하면 우리의 수출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실질구매력 상승 및 그에 따른 소비여력 증진 등을 감안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낙관적으로 볼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