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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의 스포츠 톡톡] 체육회 통합과 스포츠 선진화의 정착

박성준 칼럼니스트 기자  2016.01.12 18: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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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015년 3월27일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규정한 국민체육진흥법이 대통령령으로 공포됐다. 따라서 두 단체는 해당 법령에 따라 2016년 3월27일까지 통합을 완료해야 한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은 2003년에도 거론된 바 있으나 정치적 외부 환경과 상호 이해관계로 무산됐고, 이후 논란이 거듭됐던 체육계의 주요 현안이다. 

통합이 가시화됨에 따라 다양한 기대감과 의견들이 표출되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 국민 모두가 건강한 행복을 영위할 수 있는 'Sport for All'의 가치실현 △생활체육의 토양을 기반으로 엘리트 체육이 자생적으로 양성되는 선진국 형 스포츠 시스템의 구축 △체육정책, 행정시스템의 단일화를 통한 경영 효율성의 극대화 등 이상적인 지향점들이 속속 제안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방대하고 복잡한 통합 관련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우려와 고민들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과연 어떤 방향으로 통합이 이루어지고 완성돼야 할까. 어떻게 해야 누구든 납득할 수 있는 공존의 장을 구현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체육회의 통합은 이제 재도약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체육, 스포츠 관련 분야를 제고시키는 동력의 중심점이 돼야 한다.

적극적인 통합 추진과 더불어 2016년 스포츠산업, 인적 자원 양성에 대단위의 예산 지원 방안을 구축한 문체부의 움직임은 체육 관련 계통에서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는 중앙 행정부는 물론 체육, 스포츠 제 분야의 모든 단체, 조직들이 자발적으로 변화하고 동참하려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한낱 보기 좋은 탁상공론으로 전락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오는 3월27일까지 통합을 완료해야 한다는 시간적, 법적 구속력의 테두리 안에서 지자체 및 산하 단체들의 통합작업이 매우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최상위 중앙단체인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 과정은 아직 논의와 숙의가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체육회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정관에 대한 협의 역시 진통 중이다. 이런 상태에서 산하 단체들의 선 통합이 충분한 효과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 단순히 외형적 틀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숙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격언이 있듯, 하나 하나 면밀히 검토하고 준비해서 진정한 '통합 완전체'를 이룰 수 있는 타당하고 신뢰성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 2015년 한국을 방문한 독일 체육회(DOSB)의 구트룬 돌-테퍼 부회장은 우리나라의 체육단체 통합과 관련해 2006년 성공적으로 안착된 독일 체육회의 통합과정을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상호 상이한 집단들의 이해와 구성원들 간의 충돌을 풀어나가기 위해 7년여라는 길고도 어려운 기간이 소요되었지만 끝까지 논의와 협의를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전 세계가 주목하는 혁신적인 선진국 형 통합 체육회의 모습을 구축하게 됐다.

체육회는 정부의 제어를 받는 통제존속 집단이 아닌 다각화된 민주적 민간 조직으로 지속적인 혁신 전략을 통해 자기 개발을 성공적으로 실천해왔다"고 조언했다.

환경적 제약에 떠밀린 급급한 체육회 통합은 자칫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고 기형적인 모습이 될 수 있다. 문체부는 관치주의를 배제한 중도적인 입장에서 양 단체의 이해를 균형적으로 조율하고 통합과정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통합의 주체인 양 단체는 상호 관조적인 시각에서 면밀하게 숙의하고 조율하며 각계각층의 의견을 최대한 경청, 상호 배려의 마음으로 지혜를 모아 진정한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체육회 통합은 분산된 스포츠 자원 손실을 축소,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뿐 아니라 생활체육, 학교체육, 엘리트체육은 물론 스포츠 연관 산업 분야를 제고시키는 성장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누구든지 자유롭고 즐겁게 스포츠에 참여하고 잠재된 소질을 개발하며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이상적인 시스템 정착이 통합된 체육회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이며 우리가 구축해야 하는 미래이다.

통합이라는 큰 파도를 맞이하고 있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그리고 그 산하단체들 앞에는 아직 수많은 장애물들이 놓여 있다. 과거 체육인들이 보여주었었던 희생과 일치단결의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날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 대한민국의 스포츠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함께 지혜를 모으고 새로운 열정으로 도전을 해야 하는 때가 바로 지금이다. 진정한 스포츠 선진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을 기대한다.

박성준 교수(경기대 스포츠경영학과) / (전) 경기도체육회 통합추진위원 / (전)국민생활체육회 기획위원 / (전)F1조직위 자문위원단장 / (현) 장애인체육회 전국체전위원 / (현)대한체육회 평가위원 / (현)스키장경영자협회 경영전략전문위원 / (현)대한체육회 통합추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