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강창희 의원(국회의장 역임)이 이미 일찍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대전 중구' 지역구는 이번 총선에서 특히 치열한 각축전이 전개되고 있다. 이는 강 의원이 새누리당 대전중구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다음 지역구 의원감 즉 후계자를 지목하지 않은 데도 한 원인이 있다.
다만 전반적인 상황에서 강 의원이 19대 국회 임기 만료로 지역구를 떠나면서 바톤을 주고받을 만한 새누리 계열 인물로는 이은권 현 중구당협 위원장이 각별하다는 해석을 하는 이가 적지 않다.
강 의원은 지난해 봄 "누구를 되고 안 되게 하지는 않겠다"는 기조로 20대 총선에 대한 명시적 후계자 낙점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누군가 당협 위원당에 선출되면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를 도와 다음 총선에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런 점에서도 강 의원이 중구 출마 대상자로 거론되던 인사들 중 누구 하나를 언급하기 곤란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대전고 후배들도 여럿 인재 풀에 거론되었고, 오래 대전 중구를 중심으로 정치를 하다 보니 인연을 찾기 힘든 사람이 오히려 드물었다는 것. 그 와중에서도 이 위원장은 국회 보좌진으로 일을 돕는 등으로 강 의원을 도와 왔다.
어느새 대전 중구 지역을 이제 25년째 누벼온 긴 인연 때문에 권 의원이 곧 대전 중구이고, 대전 중구가 곧 이 위원장이라는 긴 인연으로 엮여 온 것. 거물 강 의원이 떠나는 상황에서 이 새누리당 노정객의 영욕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선거를 치르게 될 후계자로 그를 연결짓는 이가 그래서 적지 않다.
이 위원장은 서대전고등학교를 나와 단국대학교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다.단국대학교 행정법무대학원에서는 행정학을 공부했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 대전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래서 대전 중구청장을 지낼 때에는 그를 '친박'으로 분류하는 지역 매체 보도도 종종 나왔다.
지역과의 인연 외에도 정치 이력상으로도 '강창희 닮은 꼴'의 정치 역정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위원장을 주목할 만 하다.
이 위원장은 구청장 역임 후 두 번 지방선거에서 구청장 도전장을 냈으나 낙선에 또 낙선 통지를 받아 들었다. 다만 지역 내의 탄탄한 기반을 자산으로 이번에 당협 위원장이 되면서 권토중래를 도모해 볼 시험대를 스스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다음 도약이 기대된다.
이는 그의 정치적 스승인 강 의원이 17, 18대 총선에서 내리 권선택 전 의원(그는 현재 대전광역시장이 됐다)에게 밀려나는 고배를 들었지만 결국 19대 국회의원으로 다시 등원하고 명예롭게 정치 인생을 정리하게 된 점에 비교할 수 있다는 것.
근래 지방선거 공천을 놓고 강 의원과 이 위원장 간 이견 표출이 감지됐다는 말도 있었으나, 이는 17대 총선 패배 후 18대 총선 국면에서 확인된 두 사람간의 의리를 감안해 보면 큰 문제가 아니었다는 반론이 존재한다.
당시 강 의원을 대신해 이 위원장이 18대 총선에 나서 '권선택 킬러' 역을 맡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결국 그가 이를 일축하고 강 의원을 돕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그가 이때 당선이 되든 안 되든 간에 총선 무대에 이름을 올렸으면 정치적 독립이나 인지도 쌓기에는 한층 더 유익했을지도 있고 이후 줄지은 구청장 낙선 등의 시간도 없었을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긴 시간을 돌아 홀가분한 다시 도전 시험대에 선 이 위원장의 의정 목표는 중구 활력 회복이다. 자신의 젊은 날을 바쳐 누벼온 중구가 줄곧 낙후일로를 걸어왔다는 점은 '강 의원을 모셨던' 이로 보나 '전임 중구청장 중 하나'로서 보나 위신과 정치적 역량을 걸고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
따라서 옛 충청남도청 청사 자리의 활용 방안을 통해 상권 활력 확보를 고심하고 있다. 구청장으로 연임하지 못해 보문산과 오월드, 안영동 스포츠과학단지 등을 아우르는 보문산 관광벨트 조성을 확고히 완성하지 못한 점도 이번에 화룡점정하겠다는 각오다. 그 방안으로 가칭 보문산 타워를 세워 랜드마크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