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6.01.08 10:47:34
[프라임경제] "구박받아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저는 소신있는 제 정치를 할 거니까요."
서울 은평을은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의 텃밭으로 공략이 쉽지 않을 곳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는 고연호 예비후보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인물로 눈길을 끈다.
1987년부터 은평구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래, 줄곧 지역 현안에 관심을 갖고 뛰어왔다. 이런 까닭에 지역 사정 파악 능력이나 그간의 인지도 쌓기 측면에서 기반이 탄탄한 편. 아울러 옛 열린우리당이 여당이던 2004년 무렵에는 우리당 민생경제특별본부에 발탁돼 일하면서 중요 정책들을 놓고 파견근무 나온 관료나 보수적 색채의 동료 정치인들과 치열하게 논쟁하며 소신을 관철시켜 본 경험도 있다.
구파발에서 시작해 뉴타운을 지나 종로로 이어지는 은평새길 사업, 단선에 머물고 있는 6호선을 완전복선화하고 구산에서 끝나는 것을 북한산, 의정부까지 연장해 교통 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게 고 예비후보의 구상이다.
지금껏 많은 논의와 요구가 있었으나 국회와 서울시의 무관심으로 방치돼 있다고 고 예비후보는 지적했다. 실제로 의정부까지 완전히 연결될 수 있도록 국회의원으로서 감시·독려하겠다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는 20대 국회에선 반드시 이를 실현해 은평구민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 규제 풀고, 환경 대책 확실히 하는 게 국민 잘 살게 하는 길
고 예비후보는 의정부까지의 6호선 연장안이나 은평새길 문제에 대해 일부 환경보호론자들의 우려가 높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시각의 전환을 하자고 주장했다.
"유럽의 도시 기준으로 도로 정책 등을 하자고 하면 안 됩니다. 로마 같은 도시들을 보세요. 2000년된 도시입니다. 말과 마차를 타고 로마 병정들이 다니던 시대의 성곽과 도로가 완전히 남아있어서 그 사이즈(도로폭) 그대로 사니깐 규제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차도 경차여야 하고, 도로도 좁고 넓힐 엄두를 못 냅니다. 하지만 서울은 600년 역사의 도읍지이면서도 6.25 때 완전히 파괴된 후 새롭게 건물을 세우고 도로를 깐 곳이 많습니다. 시민 편의를 위해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습니다. 당장 어느 곳 도로를 좁게 한다고 해서 있는 차가 안 돌아다니나요? 환경 문제는 하이브리드차를 장려하는 등 다른 방법으로 개선하는 데 접근해야지, 지금 있는 수요를 불편하게 줄이는 쪽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여기까지만 듣고 보면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론의 신봉자 같다. 하지만 몇 가지 현안에 대한 쾌도난마 해법을 통해 은평의 낙후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정치권에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이런 방향으로 나타날 뿐, 고 예비후보는 기본적으로는 약자에 온정적이고 사회와 국가의 역할을 고민하는 따뜻한 경제주의자다. 장하준 교수와 기본적으로 통하는 면이 있다고 자평하고 있는 고 예비후보는 이화여대 경제학 전공 82학번 출신. 잘난 여성의 상징처럼 회자되는 바로 그 '이대 나온 여자'지만 출발선부터 지금까지 학생 운동에 열을 올리는 등 항상 약자를 생각하는 경제학도 마음을 잊은 적이 없다고 회고했다.
"재래시장에서 만난 어르신들 중에는 아직도 일수를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렵기 때문이죠. 이 분들은 더 이상 장사를 할 수 없다 싶은 나이까지도 손주들을 키우고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는 아들딸을 부양하면서 일합니다. 하지만 다 늙어갈 때까지 형편은 나아지지 않고 결국 재래시장에서 하루하루 돈을 벌며 먹고 삽니다. 그마저 여의치 않을 때 이자율이 매우 높은 일수를 쓰기도 하는 것이죠. 세계 11위 선진국 모습이 맞습니까?"
임진왜란 당시 호남의 대표적 의병장이었던 고경명 선생의 후손인 그는 지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하지만 중·고생 시절 등록금을 낼 수 없었던 가난에 시달렸고 "왜 우리 부모님은 열심히 일하시는데 돈이 없는 걸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이후 대학에 들어간 고 예비후보는 엄혹한 군사정권의 폭정에 반발했고, 전공인 경제학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며 모순을 극복하는지 고민했다.
결국 우리당 민생본부 시절 많이 깨지고 넘어지면서도 재래시장활성화 법안 마련 등 일부나마 문제를 개선하는 안건들을 만들어 냈다. 물론 그조차도 나름의 한계와 부작용이 있다는 점을 모르지 않지만, 어떤 오해와 비판을 받아도 이런 민생 소신을 유지하고 국회의원이 될 경우 꼭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게 바로 고 예비후보가 말한 "소신 정치를 하겠습니다"라는 다짐의 속뜻이다.
특히 고 예비후보가 고심하는 대목은 중소상공인과 더불어 사는 방법의 구체적 실현이다.
◆ 여당 거물 꺾을 소신 민생녀 나가신다
고 예비후보는 "이제는 대기업 중심 경제 정책에 한계가 왔다"며 "내수와 수출을 조화롭게 활성화 시켜, 모든 경제 주체가 균형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방안으로 고 예비후보가 주시하는 게 바로 스웨덴식 지원 모델.
"스웨덴의 경우처럼 정부차원에서 중소자영업자 및 중소기업 실태 조사를 하고, 문제가 있는 산업 종사자나 한계에 부딪힌 사업자가 다른 쪽으로 전직을 하려고 하면 교육지원과 지원금 등을 줄 필요가 있죠. 생활비 정도를 주면서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줘야 합니다."
몸소 사업을 해 자수성가한 여성의 대열에도 서 보고, 지역 내 봉사에도 관심을 많이 기울여온 고 예비후보는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 추구하는 노동개혁이나 경제활성화는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19대 국회를 압박해서 급히 처리할 게 아니라 다음 국회에서 천천히 국민적 대통합 합의를 통해 정책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