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다음 달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주택담보대출 조건이 강화된다.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아야 한다. 수도권인 서울·인천·경기는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며, 비수도권은 5월2일부터다.
금융당국 '가계부채 관리방향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향후 시행되는 주택담보대출은 기존 이자만 갚는 '거치식 분할상환'에서 이자와 원금을 처음부터 나눠 갚는 '비거치식 분할상환'으로 변경된다.
분할상환대출이 우선 적용되는 조건은 △신규 주택구입용 대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이 60%를 초과한 경우 △주택담보대출 담보물건이 해당 건 포함 3건 이상일 경우 △소득산정 시 신고소득을 적용한 대출 등 크게 네 가지다.
건설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바뀌는 대출규제에 앞서 막판수요자 잡기에 한창이다. 신규아파트의 경우 처음부터 중도금 무이자를 적용해 공급하고, 기존 미분양아파트는 계약조건을 변경해 중도금 이자후불제를 무이자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유상옵션을 무상으로 전환하는 등 파격적 혜택으로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강태욱 우리은행 부동산 팀장은 "올해부터 주택담보 심사가 대폭 강화됨에 따라 주택구매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며 "대출금리 또한 서서히 오르고 있기 때문에 올해 아파트는 투자보다 실수요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옳다"고 조언했다.
◆건설사, 무상서비스로 소비자 잡기 나서
일례로 이달 13일부터 계약에 나서는 대우건설 거창 푸르지오는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과 함께 △3구형 가스쿡탑 △비데 일체형 양변기 △욕실장 일체형 칫솔살균기 등을 공짜로 제공한다.
거창군 최초 푸르지오인 이 단지는 지하 1층~지상 25층·9개 동·총 677가구 규모로, 분양가는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3.3㎡당 평균 600만원대 중반으로 책정됐다.
SK건설은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일대에 '휘경 SK VIEW'를 분양 중이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은 물론 난방비 절감에 효과적인 중문이 무상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29층·8개 동·총 900가구 규모로, 이중 36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510만원대로 공급된다.
삼성물산은 서울 은평구 녹번동 1-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베라힐즈' 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에 발코니 확장이 무상으로 제공되며, 지하 4층~지상 20층·20개 동·총 1305가구 규모다. 이중 일반물량은 337가구 정도다.
이 밖에 기존 계약조건을 변경해 미분양 털기에 나선 업체도 있다.
현대산업개발과 삼성물산이 분양 중인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는 중도금 이자후불제에서 중도금 무이자로 계약조건을 변경했다. 유상 옵션이었던 중문과 오븐·식기세척기·김치냉장고·냉동고 등도 무상으로 바뀐다. 지하2층~최고 지상 34층·11개 동·총 829가구로 조성된다. 그중 일반분양 물량은 257가구다.
GS건설이 경기도 오산시 세교택지개발지구 B-5블록에 분양 중인 '오산세교자이'는 소비자 초기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13일까지 한시적으로 계약조건이 변경된다. 기존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에서 500만원으로 변경됐다. 지하 2층~지상 25층·14개 동·총 1110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분양가는 3.3㎡당 970만원대로 중도금 이자후불제로 진행된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건설사들은 바뀌는 부동산정책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단 판단 하에 대출규제가 바뀌기 전 서둘러 파격적인 조건으로 분양에 나서기도 한다"며 "올해 내 집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라면 1분기 분양물량이나 계약조건이 좋은 미분양아파트에 관심을 갖을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