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몇 해 전부터 골목 곳곳에 자리한 편의점들이 지리적 장점을 이용, '동네 지킴이' 사업에 나선바 있습니다.
서울시는 여성 대상 범죄가 끊임없자 연중무휴, 조기, 심야영업, 주거지 근처 위치 등 특징을 가진 편의점을 '여성안심지킴이집'으로 지정하고 여성이 위기상황에 닥쳤을 때 편의점으로 몸을 피하면 파출소로 연락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죠.
당시 국내 기업형 편의점에서 오랜 기간 종사한 한 임원은 "편의점은 단순 물건만 판매하는 곳이 아닌, 새벽까지 밝게 비춰 어두운 거리를 오가는 고객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현대판 등대'의 의미가 녹아있다"며 "'노인 돌봄이' 역할을 하는 일본과 같이 한국 편의점도 '사회공헌 복지모델' 구축하는 날을 앞당기는 것이 업계 종사자들의 몫"이라고 고민했습니다.
도시락 산업이 발달한 일본 편의점은 중산층 시니어들을 중심으로 도시락이나 냉동식품 배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구청이나 보건소에 가지 않아도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편의점 내에 노인 상담 창구도 설치, '경로당' 역할을 하고 있죠.
이런 까닭에 일본 편의점은 동네 노인 현황을 그 어느 곳보다 잘 파악하는 곳으로 '노인 돌봄이' 역할에 안성맞춤입니다.
대기업의 거대 자본으로 골목 깊숙이 침투해 소규모 영세사업자를 거리로 내모는 횡포에도 불구하고, 증가하는 편의점 점포수가 기대된 데는 편의점이 향후 이 같은 문제를 장점으로 승화시켜 선보일 '사회복지 연계 상생모델'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가 제시할 그 언젠가에 앞서 오래전부터 사업 특수성을 활용, '홀몸노인 돌봄 활동'에 나선 기업 소식에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전국 600개 영업점 속 1만3000여명에 달하는 야쿠르트아줌마. 이들은 지난 1994년부터 20여년째 '홀몸노인 돌봄 활동'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야쿠르트는 핵가족, 고령사회화로 노인 자살과 고독사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하자 한국야쿠르트기에 가능한 나눔 사업에 나섰고, 현재까지(2015년 12월 기준) 2만7000여명이 수혜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홀몸노인 100만명 시대에 민간기업 주부판매원들이 약 3%의 힘을 보태는 셈이죠.
'홀몸노인 돌봄 활동'은 한국야쿠르트가 홀몸노인들에게 무료로 발효유 제품을 제공하고 야쿠르트아줌마들이 매일 제품을 전달하며 안부를 살피고 말벗이 되어 외로움도 달래주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활동 중 야쿠르트아줌마들이 건강에 이상이 있는 노인을 발견할 경우, 주민 센터나 119에 알리고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죠.
이 활동에 참여하는 서울 서초구 서초지점 야쿠르트아줌마 성향숙 씨는 "지난 여름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은 어르신을 발견해 119에 연락한 적이 있었다"며 "한동안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문 앞까지 나와 기다리는 어르신도 계셔 돌봄 활동을 멈출 수 없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더군요.
최근 야쿠르트아줌마들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활안정과 건강증진을 위해 할머니들이 머무는 '나눔의 집'에 매일 발효유 제품을 전달하며 노인들의 상황을 체크하는 역할도 한다고 합니다.
'100세 시대'가 눈앞까지 다가왔죠. 급속한 노령화가 진행되는 한국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뒤 발생할 심각한 사회문제 및 비용으로 골머리를 앓는 중입니다.
그렇다고 정부에게 한정된 사회복지사나 자원봉사자가 매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홀몸 노인집을 방문, 건강 체크와 각종 생활을 점검하며 '고독사'를 방지할 것을 요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하루에도 수십 수백 호를 돌아야할 정부 지원인력에게 외부활동을 못하는 노인에게까지 도시락 방문과 말벗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겠죠.
연탄 나눔, 헌혈, 기부 등 다양한 기업들의 나눔 소식이 '그저 그런 행사'로 여겨지는 반면, 한국야쿠르트 나눔 뉴스가 진정성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사업 특수성을 바탕으로 한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정부와 함께 국민이 직면한 사회적 문제를 고심하고 해결에 나서는 노력을 기울일 때, 소비자 역시 '기업의 성장'을 기원할 수 있습니다. 2016년을 맞아 한국야쿠르트에 좋은 소식이 가득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