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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양오 "새누리 여걸들, 박영선-추미애와 붙어야 순리"

평탄한 지역구 서초에서 민생 중심론자 등원시켜야 건강한 자본주의 주장

임혜현 기자 기자  2016.01.04 15: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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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상하게도 '박심'을 대변해 선거에 나왔다는 의혹을 받는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보다는 이제는 '멀박(친박이었으나 멀어진 인사)' 이혜훈 전 의원을 더 의식하는 것으로 보였다. 목표가 어려운 예선인 새누리당 공천장 획득 경쟁, 그리고 상대적으로 땅짚고 헤엄치기 격으로 쉬울 본선 통과 즉 단순한 금배지 획득이 아니라는 해석을 낳는 대목이다. 삼평삼민주의를 주장하고 있는 서울 서초갑 예비후보,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의 이야기다. 

경제가 어려운 작금의 상황에서는 법조 출신, 대변인 이미지가 강한 조 전 장관보다 경제 전문가가 더 필요하다는 계산을 그가 하고 있다면, 같은 미국 유학파이자 경제학자 출신인 이 전 의원(캘리포니아주립대 박사로 미 랜드연구소 연구위원 활동)이 오히려 진검승부를 내야 할 인사로 볼 수 있다.

또 최 예비후보도 YS 시절 청와대 비서관으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추진 국면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 봤기 때문에, 수석으로 청와대 근무 경험을 한 조 전 장관 대비 밀리지 않는다는 자부심도 작용한다.

최 예비후보는 잠원동에서 10년여를 산 경험자로서 지역 현안에 강하고 세세한 점을 챙길 수 있다고 자부하는 한편, 특히 서초갑에서 경제를 아는 이, 동시에 민생을 생각할 줄 아는 이가 되어야 새누리당이 이길 수 있다는 철학을 펴고 있다.

그는 "삼평삼민주의는 선친인 최치환 전 의원이 1986년 대정부 질의에서 선보인 개념"이라면서 "당시 경제가 성장하던 때였지만 양극화 문제를 이때부터 일찍이 내다봤기에 이런 주장이 가능했다.  평등의 민주주의, 평준의 민생경제, 평안의 민권사회를 골자로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서초갑은 한국 경제의 중심인 서울에서도 중심이 되는 구역이면서도 강남3구 이기주의의 한 축이라는 지나친 비판론에도 직면하는 곳이다. "대한민국 경제 심장이 다시 뛰게 할 역할을 서초가 해 주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에 대한 지역구민들의 지지를 호소한 그는 그러면서도 흙수저 논란 등 선정적 자본주의 비관론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민생을 알고 경제 논의에 이를 접목시킬 이가 바로 이런 새누리당 핵심 지지 지역에서 나와 국회에서 일할 때 건강한 여당 역할이 가능하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삼평삼민주의가 무분별한 온정주의나 퍼주기 주장, 즉 페론주의(포퓰리즘)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선친의 이론을 이어받아 경제적 이론가이자 경세가로 나름의 위상(오하이오주립대 박사, 청와대 근무, 페어차일드 코리아 부사장 역임)을 쌓은 최 예비후보가 보기에 여야가 정쟁으로 박근혜표 노동개혁 법안, 경제개벽 법안들을 처리하는 것을 지체한 상황은 용납하기 어렵다.

최 예비후보는 "지나친 노동 유연화 상황을 가져올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삼평삼민주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전체적인 틀에서 이번 법안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많다. 설사 일부 문제가 있더라도 전체적 맥락에서 맞다면 통과 후 시행령 마련이나 법 자체의 개정 추진 등을 통해 문제 극복이 가능하다. 이를 전부 외면하고 골든 타임을 잃어버릴 정쟁에 매달리는 것은 문제"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다만 "해고된 뒤 재취업이 쉽지 않은 현재의 상황은 분명 문제다. 따라서 나는 국회에 가게 된다면 제2노동시장 고용이 유연해질 상황을 확실히 만들어 주고 노동시장 개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윈윈 전략의 꿈을 시사하기도 했다.

기업 경영 일선에서 일하며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그는(그가 노무관리를 했던 차바이오나 페어차일드 코리아는 모두 직원들의 기업 경영 지지로 좋은 경영 성과를 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초에 나의 고객은 (우리 회사) 근로자들이라는 생각으로 경영을 했기 때문에, 복지를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국가적 틀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 보고 싶다"는 희망사항을 피력했다.

"전체 예산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전체 배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복지는 어디에 얼마를 써야 할지, 우선 순위에 대해 이제는 국민적 대타협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국회에서 복지라는 개념을 갖고 서로 대결만 하고 아전인수격으로 정쟁화할 게 아니라, 그런 대타협 조정을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조정'이 아니라 (갈등) '조장'을 하고 있으니 문제"라고 현 정치권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런 국민적 합의를 한번 이끌어 내면 이를 계기로 건전성을 강화하는 것은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는 게 최 예비후보의 분석이다. 19대 국회가 워낙 일을 많이 안 한 국회로 평가받는 상황이라, 20대 국회에 도전하는 이들이 모두 같은 생각이지 않겠냐는 게 그의 전망이다.

한편 최 예비후보는 조 전 장관이나 이 전 의원 같은 거물급과 경쟁을 해야 하는 예비후보 상황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과 이들에 대한 논평 요청 대해서는 직접적인 비판은 피했다. 다만 "새누리당이 가진 훌륭한 인적 자원인 만큼 다른 당의 여성 인적 자원과 대결하는 게 훨씬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최 예비후보는 "총선은 결국 우리 몫을 지키고 남의 것을 빼앗아 오는 게임이다. 그런 맥락에서 절대적으로 강한 새누리당 승리 구도가 돼야 이번 정부 후반기가 힘을 갖고 일할 수 있다"고 말해, 이른바 박근혜 계열 정치인들이 다수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이들이 '험지 출마'보다는 새누리 깃발을 들면 되는 지역에 '안착하려는' 기류에 대해 에둘러 비판했다. 여성 거물들은 다른 당 여성 거물들과 경쟁해 지역구를 뺏고 뺏기는 공방전에서 선봉장 역을 하는 게 옳다는 그의 인식이 당내 공천 결정 과정에서 반영될지 주목된다.

"그러면 조 전 장관이나 이 전 의원이 가야 할 곳, 싸워야 할 여성 거물은 어디 누군가?"라는 질문에 직접 답을 하지 않았지만, 배석한 캠프 관계자가 "구로의 박영선 (의원), 광진의 추미애 (의원)"이라고 부연하는 데 미소를 지어 그의 대강의 의중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한편 최 예비후보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추진한 오픈 프라이머리가 무산되기는 했으나 이런 정치적 실험을 사실상 이번 서초갑 경쟁으로 해 볼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분석을 하기도 했다. 아직 공천을 낙관하기 어려운 자기 상황에서 당의 미래 에너지 확보나 실험 정신 등까지 생각을 기울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는 "김회선 현역 의원의 불출마 때문에 여기는 현역 프리미엄이 없는 상태다. 야당의 지지도가 세지 않다. 따라서 역선택 논란도 없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지금 이혜훈-조윤선-최양오 3인이 이렇게 맞붙은 상황에서 누구를 택하는가가 국민들에게는 계파 정치 줄서기를 없앨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의 다수 의견이나 청와대 의중에 따르기 보다는 미래 수권까지 염두에 둔 100년 정당으로서의 새누리당 청사진을 구상하는 그의 태도가 경우에 따라서는 견제를 받을 수도 있어 보인다는 우려는 여기서 출발한다. 그런 한편 '어항 속 메기' 역할로 당내 활력소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낳는 지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