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현·이보배 기자 기자 2016.01.04 15:27:05
[프라임경제] CJ그룹이 이재현 회장 부재 상황에서 2016년을 맞이한 가운데 비장한 신년사를 내놔 재계는 물론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 발제 주인공으로 나선 손경식 회장은 △주력 사업 글로벌 1등 브랜드 육성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 확보 △신성장 동력 발굴 △성장 재원 확보를 위한 비효율 제거 및 수익 극대화 등을 꼽았다.
이런 가운데 결국 시쳇말로 유행하는 '한줄 요약'을 하자면 글로벌 경쟁자들과의 대결에서 한국 대표 역량을 발휘하자는 주문으로 귀결된다는 것. 이는 바꾸어 말하면 수출을 통한 애국이라는 점에 시선이 가 닿아 있다는 것으로, 문화 창조 기업이라는 모토로 해당 영역을 CJ가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발상을 넘어서서 이 틀을 해외 소비자와 만나는 점에 한층 더 분발해 확장하고 외화 획득에 기여하자는 주문을 하는 것으로도 읽을 수 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일부 호사가들은 이 같은 이슈에 대해 과거부터 CJ그룹은 식자재 전문 기업에서 문화 창조를 통한 해외 진출로 스탠스를 변경해 온지 이미 오래인데, 이런 노력에 비해 대외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서운함이 깔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노력을 포기하기 보다는 한층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 얼어붙은 굴뚝 산업 대비 시장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남아 있는 문화 콘텐츠 기업군인 CJ가 역할론을 보다 더 많이 갖고 나아가야 한다는 의식 또한 읽어낼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즉 이번에 이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이 일부 재판부에서 재벌 오너 일가 처벌 도구로 견강부회식 활용을 한 때문이라는 논란 외에도, 다른 문제가 양형 판단 형성에 악영향을 잠재적으로 준 게 아니냐는 안타까움을 기업체 내외에서는 갖고 있고 이런 점이 (한국을 먹여 살릴) 신성장 동력, 글로벌 경쟁력 등의 에두른 표현으로 드러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즉 CJ그룹에 대해 편하게 돈을 버는 소비재 위주의 기업, 내수 중심 돈벌이 업체의 집합이라는 부정확한 이미지가 가중된 게 아니냐는 점에서 이런 논란이 더 이상 없도록 명실상부한 역할 모델 구축을 하자는 것으로도 볼 여지가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배임죄 그룹(일반 형법 배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상법상 특별배임 등의 총합)이 구체적 위험범이라는 통념에도 불구하고, 구성요건상 위험의 발생 가능성이 일말이라도 있으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추상적 위험범식으로 판결하는 일부 법원 태도는 문제가 많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이는 산업기술유출방지법상 누설죄도 추상적 위험범이 아니라 구체적 위험범이라는(고 이재상 이화여대 교수) 의견을 감안하면 더 새롭게 다가온다. 즉 산업 스파이도 구체적 위험범으로 처벌을 엄격히 따져서 해야 한다는 게 형법학 권위자의 의견인데, 수출 보국 활동을 일상적으로 하는 기업 수뇌부에 대해서 문제 꼬투리만 있으면 '배임 = 추상적 위험범' 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기업인이 산업 스파이만도 못하다'는 것으로까지 확대해석하지 못할 바 아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CJ그룹 신년사는 산업 스파이만 못한 대접을 받아도 문화 창조 산업에서 부동의 글로벌 1위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절규로도 읽힌다는 것. 따라서 이런 점들을 설사 해당 기업 측에서 의도하지 않았어도 많은 해석론을 만들어 내기 충분하고 사회적으로 논의의 장을 마련해 볼 필요가 있다는 주문마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