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추운 겨울에는 평소보다 팥 먹을 기회가 잦아진다. 동짓날 팥죽은 물론 겨울철 대표 간식인 호빵, 붕어빵에도 대표적인 기본재료로 팥이 들어간다.
팥은 특유의 단맛과 검붉은 색감으로 주술적 의미로도 쓰였는데, 동짓날 먹는 팥죽에는 햇빛이 부족한 겨울철에 양기를 보충하는 풍속과 연관돼 있는 등 팥은 문화와 정서가 깃들어 있다.
남미 일부에서는 팥을 샐러드에 넣어 먹기도 하지만 전 세계 생산과 소비는 대부분 한국, 중국, 일본 동북아시아 세 나라에서 이뤄진다.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는 수출을 목적으로 일부 재배되고 있다. 겨울철 간식거리 외에도 팥빙수, 호두과자, 황남빵과 같이 고정 수요가 있는 작물이다.
팥은 예로부터 식용과 약용으로 주로 쓰여 왔다. 한방과 민간에서는 팥을 주로 해열, 부종, 수종, 야뇨, 종기, 산전후통, 임질, 허냉, 진통 등의 약재로 사용했다. 아기를 출산한 산모가 젖이 부족할 때는 붉은 팥을 삶아 국물과 함께 먹기도 한다. 과음을 한 후 술독으로 인해 구토 증세가 있을 때도 삶은 팥을 먹거나 팥 삶은 국물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
팥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고, 이뇨작용이 뛰어나 체내에 과잉 수분이 쌓여 살이 찌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또 팥 속의 칼륨이 염분에 들어있는 나트륨을 분해해 붓기나 만성신장염의 치료에도 효험이 있다. 또 탈모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팥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여 탈모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은콩, 검정깨만큼은 아니지만, 팥에는 블랙푸드의 대표적인 기능인 항산화, 항암, 항궤양에 도움이 되는 안토시아닌 수용성 색소가 있다. 팥 1g당 2.5mg씩 들어있는 이 프로안토시아닌은 비타민C의 50배, 비타민E의 20배가 넘는 항산화 성분으로 체내 유해산소를 없애고,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파괴를 막아 노화를 늦춰준다.
아무리 영양소가 많은 음식이라도 팥은 차가운 성질의 음식이기 때문에 과용하면 몸이 약하거나 냉한 사람들, 혹은 혈액이 부족하고 몸이 마른 사람들은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좋지 않다.
또 위가 허약한 사람들의 경우 팥을 장기간 먹게 되면 부작용으로 가스가 차고, 장이 허한 사람들의 경우는 설사를 할 수도 있다. 또 과하게 먹게 되면 수분 감소를 일으키기 때문에 체중이 감소하거나 피부가 까칠해질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팥차 만들기
팥을 잘 씻어 30분 정도 불린 다음, 50g의 팥을 1리터 정도의 물에 넣고 끓인다. 처음에는 강한 불로 시작해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바꿔 준다. 물의 양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끓이는데, 하루에 2~3회 마시면 좋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소금으로 간을 맞추기도 한다. 팥을 끓일 때 생기는 거품은 제거하는 것이 좋은데 자칫 역한 냄새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준 칼럼니스트 / 다음 라이프 칼럼 연재 / 저서 <오늘아, 백수를 부탁해>, <착한가게 매거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