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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59] 한류 문화 주도 '한국봉제패션협동조합'

러시아·중국 쇼핑몰 오픈…봉제패션인에 안정적 수익·희망 선사

추민선 기자 기자  2015.12.28 17: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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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재 봉제패션업은 가족생계형의 영세업체로 구성돼 있습니다. 열악한 작업환경, 노후화된 생산설비, 기술인력 부족 등 어려움이 많지만 협동조합을 통해 공동으로 작업하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민남기 한국봉제패션협동조합 이사장의 말이다. 한국봉제패션협동조합은 지난 2013년 설립, 올해로 3주년을 맞았다.

이 조합은 중국, 동남아 등에 밀려 열악한 환경에 처한 영세업체를 모집해 협동조합을 꾸림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비교적 큰 규모의 프로젝트 수주가 가능해졌고, 존폐위기에 처한 봉제패션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3년간의 협동조합 활동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한국을 넘어 일본, 러시아, 유럽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민남기 한국봉제패션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재하청 구조 없애 수익 안정화 기여

조합은 지난 2013년 5월  발기인 이사회를 개최하고 7월1일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열악한 봉제산업 환경을 자주적·창조적으로 해결할 협동 주체로, 봉제패션인들에게 자긍심을 고취하고 삶의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공동활동 기반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조합 설립 배경에 대해 민 이사장은 "현재 봉제패션업은 가족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작업환경이나 기술인력 부족 등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실제로 생계가 어려워 봉제패션업에 종사하던 부부가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봉제업 종사자들은 영세한 규모로 제1금융권 대출이 힘들어 제3금융권을 이용, 높은 이자로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민 이사장은 "당장 생계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할 수 없는 큰 규모의 업무 수주가 필요하다고 판단, 소규모의 봉제패션업 종사자들을 모아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조합은 직접 업무를 수주함으로써 하청·재하청의 구조를 해결, 높은 수수료 부담을 줄였다. 이로 인해 조합원들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함은 물론 일의 능률을 높이는 효과도 거뒀다.

현재 조합은 정식조합원 86명, 준조합원 157명으로 구성돼 있다. 준조합원은 사업자등록증이 없거나 프리랜서로 근무하는 기술자들로 이뤄져있다.

◆공동구매·브랜드 개발 박차

국내의 봉제패션산업은 개인적인 영업과 생산 활동에 따른 기술인력 부족으로 인해 일반관리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조합은 단순 임가공 사업에서 벗어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조합은 고품질의 봉제 제조, 거래관계 유지를 통해 생산의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다방면에 걸쳐 사업을 진행 중이다. 

먼저 원부자재 등 생산에 필요한 자재구매를 공동으로 진행,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조합원에게 이익을 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변리사를 통해 조합원 공동제작으로 이용되는 상표에 대한 지적 재산권확보를 인증받아 신제품 개발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이외에도 무료로 진행되는 1:1 매칭 현장기술 교육양성 사업도 진행해 고급 기술 보유자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으며 국내 및 글로벌 SPA브랜드들에 대한 공동 카탈로그를 제작, 배포하는 등 공동마케팅 분야에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조합은 각 조합원의 사업자등록증 구축 및 사업지원금 수령 절차 대행과 안내 업무도 병행, 영세한 봉제기업의 권리 증진을 위한 일도 놓치지 않았다.

민 이사장은 "많은 봉제기업이 사업자등록증을 갖추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높은 금리의 제3금융권을 이용해 대출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조합에서 사업자등록증 구축을 위한 절차 대행과 고용노동부 지원금, 서울시 고용지원금, 소상공인 지원대출 안내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일본 넘어 유럽 진출 계획

한편 조합은 이달 러시아에 도매 쇼핑몰을 오픈했으며 중국 대련에도 쇼핑몰을 오픈할 예정이다. 중국 및 러시아 진출은 '일거리' 기복이 심한 조합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조합은 일본 수출을 통해 기반을 다졌다. 향후 일본을 넘어 중앙아시아, 유럽까지 수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민 이사장은 "국내 일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러시아 쇼핑몰을 오픈하게 됐다. 쇼핑몰 오픈은 조합원들에게 일정한 일을 꾸준히 제공하고 한국의 수준 높은 봉제기술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봉제패션을 이끌어갈 기술 장인을 찾아내고, 봉제 기술인들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일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민 이사장은 "러시아 쇼핑몰 오픈을 시작으로 세계로 나가는 조합을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세계패션예술협회'도 준비 중"이라며 "철저한 준비를 통해 조합은 봉제패션 산업이 더는 사양 산업이 아닌 한류 문화를 창출하고 이끌어가는 산업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