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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대우증권 합병 통해 금융산업 DNA 바꿀 것"

통합사명 '미래에셋대우증권' 고민…"금융사 합병 좋은 사례 남길 것"

이지숙 기자 기자  2015.12.28 16: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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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28일 "미래에셋과 KDB대우증권의 합병을 통해 한국 금융산업과 자본시장의 DNA를 바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성장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 사회는 더 늦기 전에 새로운 도전과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또 "최근 도전과 투자를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확대되고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는 모습들이 보인다"며 "증권업계만 보더라도 최근 최대의 이익이 실현되고 있지만 새로운 시장을 찾기보다 규모를 축소하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래에셋의 이번 대우증권 인수 결정은 그간 다져놓은 내실을 기반으로 규모의 경영을 이루고 한국경제에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절실함에서 나온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은 투자를 먹고 사는 생물과 같다"며 "투자문화 활성화를 통해 한국 경제 역동성 회복에 초첨을 맞출 것"이라고 각도를 드러냈다.

KDB대우증권 인수 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이전 사례를 참고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박 회장은 이어 "우리나라 투자금융의 해외진출을 선도해온 두 기업이 하나로 합쳐지게 된 만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각지의 우량한 투자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며 "지금까지 금융회사 합병 후 구조조정 사례를 참고하지 않고 좋은 사례를 남길 것"이라고 부연했다.

계속해서 "증권업은 레드오션이라는 일각의 걱정과 달리 지속적인 성장산업"이라며 "견고한 경영원칙과 투자철학, 업그레이드된 리스크관리를 바탕으로 단순히 규모가 큰 회사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강하고 더 신뢰받을 수 미래에셋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구조조정이 없다고 했는데 대우증권 노조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노조와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기본적으로 직원들이 불안해 하는 것 이해한다. 직장을 옮겨도 불안한데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변화가 온 것이니 불안감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성장하고 있고 정부는 자본시장을 개혁하고 있다. 우리가 증권산업을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착각일 수 있다.

앞으로 합병하면 177개 점포에 인력이 4700명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본 노무라홀딩스는 자기자본 28조원에 직원 2만5900명, 다이아홀딩스는 13조원에 1만3000명이다. 이에 비교하면 한국 증권산업은 너무 뒤처져 있다. 미래에셋은 대우증권과 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과거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한다.

통합법인은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거다. 점포 250개 정도 가져가도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 업계에서 자란 사람인데 잘하고 있던 직원들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한다. 실제로 이 부분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면 M&A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양사의 합병으로 금융시장에서 삼성과 같은 글로벌 회사가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해외증권사 인수 계획도 있나?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만난 것은 그 자체로도 AA다. 중요한 것은 규모 외에 소프트웨어가 강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양사가 보는 방향이 같아야 한다.

KDB대우증권은 한국에서 코리아펀드를 최초로 만들었고 해외진출에도 상당한 인프라를 갖고 있다. 여기서 시너지나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문제다. 합병이 끝나면 적합한 대상을 찾으려고 한다. 지속적으로 해외 M&A에 관심이 있고 우리와 케미가 맞는 회사를 찾고 있다. 밝힐 순 없지만 지금도 협상을 하고 있다. 한국 회사는 아니다.

삼성과 같은 금융회사를 만들려면 구체적인 데이터보다 리더그룹이 불가능한 상상을 해야 한다. 불가능한 상상을 하고 재무적으로 뒷받침되면서 열정을 갖고 도전해야 한다. 

-대우증권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인수 후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모든 조직은 장점과 단점이 있다. 리더의 역할은 이 역할을 보완해 주는 것이다.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자산관리에 강한 미래에셋과 IB, 트레이딩에 강한 대우증권은 조화가 잘 맞을 것이라고 본다.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군대식 문화를 좋아하지만 기업 안에는 다양한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에셋은 브로커리지 경험이 없는데 대우증권은 많고, 또 막강한 리서치를 갖고 있다.

우리가 미래를 보고 그림을 크게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각 회사마다 단점이 있지만 그 것을 장점으로 만들 수 있다. 회사를 인수하기 전부터 그림을 그려놨던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금융지주법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자기자본이 커질수록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여전법의 경우 제 처지에서 보면 왜 이렇게 바뀌는지 의문은 들지만 법이 바뀌면 금융사는 따라야 한다. 미래에셋그룹은 다양한 카드가 있고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본은 해외에서 M&A를 하기 위해 모아둔 것으로 다른 이유가 없다. 자산운용사가 지배구조 변화에 참여할 수도 있다. 정부가 미래에셋의 해외진출을 이해해 주길 바라지만 법이 바뀌면 거기에 따를 것이고 보다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미래에셋그룹은 생명 외에 무노조 원칙을 고수해왔다. 대우증권 인수 후 노조를 포용할 것인가?

▲이 문제를 너무 대칭 구조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 앞으로 서로 상생하며 가야하고 이 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앞날이 없다. 인력전출에 있어서는 이전부터 준비하며 인력을 적게 뽑았다. 현재 자산운용사만해도 50~100여명 더 뽑아야 하지만 채용을 안하고 있었다. 대우증권에 우수한 인력들이 많은 만큼 기회를 줄 것이다. 미래에셋안에서도 자산운용사로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지원을 받아 옮기도록 할 예정이다.

-대우증권 인수는 언제부터 생각했나? 사명은 '미래에셋대우증권'으로 갈 예정인가?

▲작년에 금융위에서 2015년에 대우증권을 팔 계획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에 대우증권에 대해 고민했고 그 전에 우리증권도 검토했지만 우리에겐 대우증권이 더 잘 맞다고 생각했다. 신년사에서 이야기했던 미래에셋그룹을 자기자본 10조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는 제가 직접 쓴 것이다. 3년 안에 하겠다고 말했는데 그것이 대우증권 이야기였다.

대우증권의 가치는 미래에셋이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도 되는 회사였다고 생각한다. 미래에셋이 갖고 있는 인프라는 대우증권과 달라 함께 국내외에서 많은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금액문제는 좀 더 쓸 생각도 있었고 그래서 미래에셋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던 것이다.

사명은 개인적으로 대우증권이 갖는 한국증권사의 역사성을 고려하면 대우증권 이름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대우증권 임원들과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미래에셋으로 가자고 하면 그럴 용의도 있다. 앞으로 붙어 있는 점포들은 재배치 하겠지만 통합점포의 자기자본이 점포를 확대하는 것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