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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구-광산구의회 "너나 잘하세요"

구의회 사과문 발표 '실소' 권익위 "지방의회 공정한 의정활동, 권한남용 등에서 청렴도 심각"

정운석 기자 기자  2015.12.24 08: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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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광주 광산구가 국가권익위원회(권익위)로부터 청렴도 5등급을 받는 것에 대해 광산구의회가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실소가 나온다. '겨 묻은 개가 똥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격이라는 지적이다. 공교롭게도 사과문 발표 당일 권익위에서 '2015년도 지방의회 청렴도 측정 결과'가 나와서다.

광산구의회는 23일 사과문을 통해 "광산구가 2년 연속 최하위인 5등급을 받아 지역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을 막지 못해 광산구민 여러분께 너무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려 거듭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견제와 감시 기능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 광산구 행정의 청렴도 향상과 개혁의지를 높이기 위해 의회가 먼저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은 사과문 발표의 순수성에 대한 의구심이다. 구의회가 '나 자신의 성찰'은 도외시 한 채 집행부(광산구)와 대립과정에서 나온 감정표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익위가 23일 발표한 전국 62개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도 지방의회 청렴도 측정' 결과에 따르면 지방의회가 △외유성 출장 △공정한 의정활동 △연고관계에 따른 업무처리 △선심성 예산편성 요구 △권한남용 등 항목의 청렴도가 가장 심각하다고 평가 대상자들이 인식했다.

평가 주체별로 보면 지방의회 사무처와 지자체 직원이 평가한 청렴도 점수가 가장 높았고 지역주민이 내린 청렴도 점수는 종합청렴도 점수에 못 미치는 정도로 낮았다. 지역 주민들이 지방의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다는 점이다.

또 지자체 직원들의 지방의회에 대한 부패경험 결과를 살펴보면 △부당한 업무처리 요구 △특혜를 위한 부당한 압력 △사적 이익을 위한 정보 요청 △계약업체 선정 관여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가 집행부의 청렴도 평가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추론되는 대목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광산구의원 4명은 이번 사과문 발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국가권익위원회는 이번 청렴도 결과에 대해 "지방의원의 이권 개입 가능성을 낮추고 의사결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10월 권익위가 전국 지방의회에 권고한 '겸직 등 금지 규정의 실효성 제고 방안'이 조속히 시행되도록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 광산구의회 김 모 의원은 "최근 광산구와 구의회의 대립 과정을 들어다 보면 속이 보인다. 사과문 발표는 '겨 묻은 개가 똥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격이다"면서 "광산구와 광산구의회 모두 주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성찰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권익위의 '2015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결과'에 따르면 광주시가 3등급, 자치구 중 동구 1등급, 북구 2등급, 서구 4등급, 남구·광산구가 5등급을 받았다. 광산구는 내부청렴도에서는 3등급, 외부청렴도 5등급을 받았다.

'겨 묻은 개가 똥 묻은 개를 나무란다'(결점이 있기는 마찬가지인데 조금 덜한 사람이 더한 사람을 변변치 못하다고 흉보는 경우를 비꼬아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