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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해부] 한미약품 ②지분·후계구도…"일가족 균등배분"

'한미IT→한미메이케어→한미사이언스' 장남 임종윤 사장 후계체제 전망

이보배 기자 기자  2015.12.23 1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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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경영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몰락의 나락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산업을 이끄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파악해보는 특별기획 [기업해부] 이번 회에는 한미약품 2탄 지분구조와 후계구도에 대해 살펴본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임성기약국'을 모태로 시작된 한미약품은 2010년 7월 한미홀딩스(현 한미사이언스)를 세우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투자 부문은 한미홀딩스로 넘어갔고, 의약품 제조 판매 부문은 한미약품이 그대로 승계했다.

이후 바이오 등 헬스케어 분야의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접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2012년 3월 한미홀딩스의 사명을 한미사이언스로 변경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생물학적 의약품 등의 제조, 수출 및 판매업 등의 사업목적을 새로 정관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로 자회사의 주식 또는 지분을 취득, 소유함으로써 자회사의 사업 내용을 지배, 경영지도, 정리, 육성하는 지주사업과 자회사 등과 상품의 공동개발, 판매 및 설비, 전산시스템 등의 공동활용을 위한 사무지원사업, 경영자문 및 컨설팅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임성기 중심, 지분 대부분 가족 소유

지분구조 표를 살펴보면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을 비롯한 5개 자회사와 한미정밀화학, 북경한미약품 2개의 손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지분 41.37%를 보유하고 있으며, 의약품 및 의료전문 유통기업 온라인팜지분 75.00%를 갖고 있고, 일본한미약품과 한미유럽 지분은 각각 100.00% 소유하고 있다. 이 밖에 외식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에르무루스 지분도 98.57% 보유하고 있다.

이어 한미약품은 1984년 설립된 원료의약품 전문회사 한미정밀화학 지분 63.00%를 보유하고 있다.

1993년 경기도 시화공단에 대단위 원료 합성 GMP 공장을 중공한 한미정밀화학은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2006년에는 무균원료 부문에서 미국 연방식품의약품 실사를 받았다.

미국 외에도 독일, 영국, 일본 등 주요 제약 산업 선진국의 GMP 실사에서 승인을 받아 국제적인 경쟁력을 입증 받은 한미정밀화학은 현재 30여개국에 원료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중국 진출 성공사례로 알려진 북경한미약품 지분도 73.68% 보유하고 있다. 북경한미약품은 지난 1996년 한미약품이 출자해 설립했으며, 의약품 연구개발에서부터 생산, 영업 등 전 분야를 수행할 수 있는 독자적인 제약회사로 발돋움했다.

한미메디케어와 한미IT는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지분출자 없이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등이 출자한 비상장법인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67.78%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인데, 이 중 한미메이케어(5.38%), 한미IT(0.47%)를 제외한 61.93%의 지분을 임 회장 일가족이 보유하고 있다는 데 있다.

최대주주인 임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36.22%,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3.59%,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전무가 3.54%,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전무가 3.13%를 가지고 있다.

이밖에 임 회장의 아내와 며느리를 비롯한 손자·손녀 역시 1%대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2013년생 막내 손녀(1596주 보유)와 13세 친손자(1.08%)를 제외한 6명의 손자·손녀들은 각각 1.05%의 동일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8명의 손자·손녀 보유 주식은 총 422만502주로 12월22일 종가기준(13만2500원) 5592억1652만원에 이른다. 

◆임성기 이을 차기 회장은 임종윤 사장?

한미약품그룹은 임 회장이 76세의 고령임에도 자녀들에 대한 자산승계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후계구도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을 받아왔다. 임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36.22%이지만 세 자녀의 지분은 3%대에 불과한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임종윤 사장이 10여년 전부터 경영수업을 받아 차기 회장감으로 낙점된 듯 했으나 장녀 임주현 전무와 차남 임종훈 전무 역시 경영수업에 동참하면서 후계구도에 대한 전망은 다시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후계구도 전망을 위해서는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등이 출자한 한미메디케어와 한미IT의 지분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상장사인 한미메디케어와 한미IT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각각 5.38%, 0.47% 보유하고 있다. 이어 한미메디케어는 2000년 설립된 의료용구 제조·판매 업체로 최대주주는 한미IT'(82.55%)다.

눈길을 끄는 사실은 한미IT와 한미메디케어의 대표이사에 임종훈 전무가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한미IT의 지분율은 임 사장이 39%로 가장 높고, 임종훈 전무(36%), 임주현(21%) 전무 순이라는 것.

결국 임 사장이 '한미IT→한미메이케어→한미사이언스'를 통해 우회적으로 지주사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의 지분율은 임 회장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더라도 큰 그림을 보면 임 사장의 지주사 지분을 무시할 순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