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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령모개+조삼모사'…집 사기 불안한 신혼부부

정책 전반 불이익 여파…'작은 사탕' 안 반가워

임혜현 기자 기자  2015.12.20 16: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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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5포 세대를 운운하는 시대에 '신혼부부'는 그 자체로 귀한 타이틀이다. 오래 전 1차 베이비붐세대처럼 애초에 '이불 한채, 수저 한벌에 단칸방'에서는 절대 시작하지 않으려 드는 '눈이 높은 세대'라는 평가도 뒤따르지만 전반적으로 높아진 생활비용에 취업을 늦게 하면서 모은 재산 자체가 적은 상황 등 여러가지가 겹쳐 그나마 작은 집에서 전세로 시작하려는 자체도 벅찬 경우가 많다.

출산율을 걱정해 국가가 결혼을 장려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지만, 결혼의 첫단추인 연애도 못하고 단체로 '썸타는' 데에만 익숙한 문화 현상마저 생긴 것을 일거에 해결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기준금리 변경 문제와 중국발 환율조정 파장 등 외부적 요인에 대비한 국내 정책 변화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 같은 정책 기조가 신혼부부 결혼에 오히려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와 눈길을 끈다.

특히 신혼부부 주택 문제를 부동산 부양책의 도구로 인식하거나 거시경제 관리 차원에서의 하위 개념 중 하나로만 보는 게 아닌지도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16일 정부는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신용보증(MCG)을 활용해 신혼부부가 디딤돌 대출을 받을 때 필요한 보증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디딤돌 대출은 정부가 제공하는 내집 마련 금융상품이다.

모기지신용보증 활용? 시중은행 손뗀 상황 불씨 살리기?

이날 나온 정책은 현재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적용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에서 혜택을 준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현재 LTV 비율은 70%이지만 소액임차인의 최우선변제 보증금 등을 제외한 금액이 실제로 대출된다.

최우선변제 보증금 규모는 서울 3200만원(수도권 과밀억제권역 2700만원), 광역시 2000만원, 기타지역 1500만원이라 이를 줄이면 상당한 부담이 된다. 이를 겨냥해 신혼부부에게 MCG 카드로 보증을 확대해 준다는 것. 

그런데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지난 10월5일부터 MCG 등 모기지 관련 신용상품 연계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다. KEB하나은행도 이달부터 MCG 등에서 손을 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주택금융공사를 동원, 시장 방향과 역방향을 타려는 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가 관건이다. 보증료율을 시중은행 대비 0.1%포인트 낮춘다는 것인데 정책 방향과 시장 상황의 괴리 상황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여건은 아무래도 안 되지 않느냐는 것.

주택담보대출 규제 충격파 먼저 터진 뒤 조령모개식으로 뗌질 논란

이런 정책은 정부의 내년도 주택담보대출 규제 방침 상황을 함께 고려해 볼 때 신혼부부에게 큰 힘이 되지 못할 수 있고 오히려 이 나중의 정책에 혹해 집을 사려 든다면 신혼 초기부터 잘못 단추를 끼우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지난 14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신(新)주택대출제도에 따라 앞으론 은행들이 대출자의 금융부채 상환능력을 평가할 때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아닌 DSR지표가 활용된다. 내년 2월부터 수도권, 지방은 5월부터 적용되는데, DSR은 DTI보다 강화된 지표다.

이렇게 상황이 바뀌면서 지금까지 상당수 주택 구입자가 3년가량 거치기간(이자만 내며 상환을 미루는 기간)을 두고 주택을 매입해 온 패턴이 깨지고, 거치기간이 1년 이내로 줄 것으로 예측됐다. 초기 자금 부담이 커져 신규 주택 수요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지방은 특히 그동안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던 DTI 규제가 새로 도입되고 비거치식·분할상환도 해야 하는 등 두 가지 규제가 한꺼번에 생겨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 전국적 타격이 올 것으로도 분석됐다.

특히 이런 상황은 주택을 구입하는 실수요층 중 상당수인 30~40대 수요의 냉각은 물론 신혼부부층의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를 샀다.

이런 상황에서 16일 정책은 반갑기는 하지만 본격적 대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먼저 나온 14일 대책으로 전국적으로 주택을 구매하는 데 절벽이 생기면 반대급부로 부동산 전세 수요가 늘고, 이는 신혼부부의 전세난을 가중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런 터에 사실상 DTI 및 DSR로 일단 타격을 받는 '빌릴 수 있는 돈' 규모 문제가 LTV 분야를 모기지 관련 카드로 다소 풀어준다는 것은 하나는 줄고 하나는 느는 데 그친다는 우려도 낳는다. 부동산 관련 자금 조달은 DTI와 LTV 양 날개로 규제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는 16일 최근 저출산·고령화 대책에서 밝힌 행복주택 공급 물량 확대와 신혼부부 주택구입자금 대출금리 우대 정책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방점을 찍었지만, 결국 이로써 14일 정책으로 시장 전반에 닥친 파장에서 신혼부부만이라도 먼저 건져주겠다는 해피엔딩으로 해석하기에는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빚내서 집을 사는 데에 난감한, 거기에 전세 얻기도 어려운 상황을 먼저 조성한 뒤 다른 대증요법(증상만 치료하는 의료행위)를 다른 쪽에서 내놓은 게 16일 정책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결국 정책을 연달아 내놓는 와중에 신혼부부 문제는 뗌질로 처리하는 데 급급한 부수적 문제로 처리되거나, 혹은 신혼부부에게는 어떻게든 대출로 집을 사라는 쪽으로만 유도하는 건설업체 최우선 시각이 당국의 내심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올 수 있는 국면이다.

사정이 이렇게 흘러가는 상황에서 신혼부부 주택 관련 어젠다를 너무 소홀히 바라본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연이은 정책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오는 '조령모개'로만 이해해도 충분히 불안한데, 심지어 신혼부부를 일정한 방향으로 양이나 소 몰이하듯 한다는 지적, 즉 빚내서 집사라는 쪽으로만 몰아세우는 '조삼모사'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