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직 국회 통과도 되지 않은 '방송법 개정안(통합방송법)'이 방송·통신업계에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으로 주목되고 있기 때문이죠.
통합방송법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후 현재 국회에 제출된 상태입니다. IPTV법을 폐지하고 방송법을 통합방송법으로 대체하는 방식인데요. 이원화된 법체계를 하나로 합쳐 규제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고, 케이블·위성·IPTV를 통합한 유료방송사업 개념을 신설해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규제 틀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시행령도 마련되지 않은 통합방송법이 뭐길래 대체 업계의 눈길이 쏠려있는 걸까요? 이 법을 둘러싼 쟁점을 살펴봤습니다.
◆SKT, CJ헬로비전 지분 확보 속 소유·겸영 제한 '완화' 무게
통합방송법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부분은 소유·겸영 제한입니다. 방송법에 따르면 위성사업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지분을 33% 이상 소유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요.
이에 LG유플러스를 대변하는 법무법인 태평양에서는 SO를 인수하는 SK텔레콤도 이 규제를 동일하게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죠. 이 경우,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지분을 33% 이상 확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상황을 살펴보면, 경쟁사 기대와 달리 소유·겸영 제한 완화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IPTV법이 없었던 때, 방송법에는 전국사업자가 SO 인수로 인해 발생 가능한 독점을 방지하고자 지분 33% 이상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이 있는데요. 반대로 IPTV법에서는 지분 제한 없는 소유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KT는 스카이라이프를 계열사로 편입할 수 있었고, TU미디어는 SK텔링크로 합병됐습니다. 이로 인해 현재 KT가 KT스카이라이프 지분을 약 51%(관계사 포함) 보유할 수 있는 것이죠.
국내에서 위성방송 사업자는 KT스카이라이프 하나 뿐인데요. 미래부에 따르면 위성방송의 SO 지분 소유 규제를 받는 곳은 없다고 합니다. 사실상 유명무실한 규제인 셈입니다.
현실적으로 IPTV·위성·SO 대상 시장점유율을 동일하게 제한했으니 지분 제한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는데요. IPTV법에서 이미 지분 제한이 풀렸던 만큼, 소유·겸영 제한도 완화되는 방식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시장점유율의 경우, 정부는 권역별 규제를 받던 SO에 대해 전체 유료방송사업 가입자수로 모수를 바꾸고 지난 9월 IPTV·위성·SO 대상으로 전체 가입자수 1/3 초과 금지라는 '합산규제'를 시행한 바 있습니다.
이에 통합방송법 시행 이후에도 SK텔레콤은 유료방송시장에서 CJ헬로비전을 포함해 전체 유료방송사업 가입자 수 1/3을 넘는 고객을 모아서는 안 됩니다.
◆SK텔레콤, 직사채널 없어져도 지역 보도채널은 그대로 물려받아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한다고 발표했을 때 경쟁사에서 제기한 우려 중 하나가 방송의 공정성입니다. 지역 보도 기능을 갖는 CJ헬로비전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는 통합방송법에서 직접사용채널을 불허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습니다. 직사채널은 유료방송사업자가 직접 채널을 운영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통합방송법에 따르면 직사채널을 공지채널로 바꾸고 보도·논평·광고는 금지됩니다.
어차피 직사채널은 정리하는 단계에 놓여 있습니다. SO 입장에서 채널을 임대해주는 편이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보도 기능을 가진 지역채널입니다. 이는 선거법과 방송법에 따라 허용돼 있습니다. 이에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통해 지역보도채널을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주인만 CJ헬로비전에서 SK텔레콤으로 바뀐 것이죠.
앞서, 이형희 SK텔레콤 MNO총괄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방송 공공성을 위해 지역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SK텔레콤은 지역주민을 위한 방송 수준을 높이겠다는 마음이겠지만, 돌려 생각해보면 위험한 발언으로도 비춰집니다.
지역 보도기능을 강화한 후 SK텔레콤과 관련된 정책에 대해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비틀어 해석할 수 있으니까요.
이처럼 통합방송법에는 여러 이슈가 모여 있지만 정확한 실체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정확한 세부 내용은 국회 논의를 거쳐 시행령을 공표해야만 알 수 있죠.
특히, 이번 19대 국회에서 통합방송법이 처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내년 2월 임시국회를 노려봐야 하지만 4월 총선이 있어 통과 유무는 불투명합니다. 이에 20대 국회 때 재입법을 통해 논의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