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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달러화 연동 끊기' 꿈틀…"환율전쟁 성큼"

'위안화 움직임 철저히 정치적 계산' 북경 당국 향배 예상 현실로

임혜현 기자 기자  2015.12.14 11: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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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미국 기준금리 변경 시나리오의 디데이가 임박한 가운데, 환율전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금리 변경으로 달러화 강세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중국은 위안화 환율 결정 시스템을 바꿔 자의적인 평가절하 의혹을 사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위안화를 평가절하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11일(이하 모두 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위안화 환율은 바스켓 통화를 통해 봐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앞으로 위안화 가치 평가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인데, 파장이 만만찮을 수밖에 없는 행간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글의 요지는 지금까지는 위안화 가치를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로만 평가해 왔으나, 앞으로는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13개 교역대상국 통화로 구성된 바스켓 지수를 통해 산정하겠다는 것.

"바스켓 통화 지수가 시장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인민은행의 주장은 기본적으로는 옳다. 하지만 이를 통해 "위안화 가치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인 부분에 대해서는 환율 문제에 대한 베이징의 시각이 기존과 그대로 갈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별인출권(SDR) 화폐 문제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고 또 이로써 위안화의 글로벌화 열쇠를 쥐게 되면서 중국 당국이 글로벌 경제 강자로서의 면모를 보다 확고히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졌으나, 여전히 베이징의 속내는 환율조작국 의심을 사는 통제 경제에서 스탠스 변화를 좀처럼 하지 않으려 한다. 또 이런 전제에서 두뇌 게임에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위안화 환율 결정에서 달러의 연관성을 약화시킨다는 것은 결국 위안화의 추가 가치 하락을 이끌려는 것이라고 분석 기사를 낸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중국의 경기둔화 상황에서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 WSJ 기사가 전제로 깔고 있는 의구심이다.

16일 단행이 예상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강달러 기조를 빚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상황에 위안화 가치가 같이 오르는 것을 차단하려는 생각을 중국 당국은 갖고 있다고 WSJ을 비롯한 많은 서구 언론은 추측한다.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 달러에 고정된 위안화 역시 강세를 나타내고, 이는 중국 상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려 중국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자국 내 소비 진작을 통한 자력 경제를 목표로 하고 많은 정책이 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나, 수출에 대해 당장 초연할 수 있는 펀더멘털이 현재 구축돼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문제는 수출이다. 한국 국제금융센터의 9월말 보고서는 "중국 경제의 부진이 크게 심화하면 재정·통화정책에 더해 환율 정책까지 동원되면서 시장 개입 축소를 통해 단기간 내에 비교적 큰 폭의 위안화 절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환율을 조작한다는 비난을 받지 않으면서도 달러에 목줄이 묶여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 다소나마 숨통을 틜 방법이 이번에 인민은행이 논한 방식이라는 풀이다.

우리의 재경부처 부국장급 즉 외환 문제의 야전사령관격에 해당하는 왕춘잉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국제수지사 부사장이 10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나타난 위안화 약세는 중국내 수급상황과 국제금융시장 변화가 반영된 예상된 결과"고 선을 그은 것은 중국 당국의 의중을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실제로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상황에서 위안화가 계속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근거가 없다"고도 밝혔다. 절하 상황을 용인할 의도가 결코 없다는 중국 지도부의 공감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병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난 10월 YTN 라디오에 출연한 자리에서('김윤경의 생생경제') "환율이라는 것은, 특히 중국의 환율은 이것은 정치 변수이고 정치 수단이지, 경제는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전 교수는 위안화 SDR 편입을 추구하던 중국이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을 정도로 절상을 완만하게 하겠다고 하는" 즉 "적어도 절하는 하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당시 상황을 예상했다.

이를 전제로 하면, 지금 중국 당국의 위안화 절하를 위한 꼼수는 사실상 베이징이 모종의 약속을 깨는 것으로 그만큼 중국측 입장이 절박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환율전쟁 가능성과 이 치열한 전장에서 우리가 달러-위안 두 통화가 같은 연결고리에서 움직일 것으로 볼 여지가 그만큼 가파르게 0으로 수렴하고, 우리는 양측 움직임에 모두 대비하면서 경제와 수출 전략을 짜야 하는 부담이 확실히 커질 것이라는 뜻도 된다.

전 교수는 "복수 통화 바스켓 제도라고 하는 제도를 써서 6개 통화를 섞어서 환율을 평균 내는데, 이것을 중국이 조작을 한다. 6개 통화의 가중치가 얼마인지를 공시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거기에 시장의 요소, 아침에 환(돈)을 사러 들어오는 금융기관들의 수요를 가미하라는 것이 IMF의 요구였다. 그래서 당연히 그렇게 되면 시장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보였는데,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전세계에서 외환보유고의 34%, 3조6000억달러를 갖고 있고 수출이 마이너스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7월달까지 중국의 무역 수지 흑자는 3000억달러"라는 대목이 중국이 서양식 전통 경제학이나 금융기법 논리로 압박을 당해도 버틸 수 있고 오히려 샅바 싸움을 시도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

결국 중국은 환율전쟁도 불사한다는 의중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고 있고, 외환보유고 특히 달러 보유액이라는 실탄이 충분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반도체나 모바일, 자동차 등 앞서 나가는 몇몇 영역에서도 다른 나라들의 추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눈부시다. 달러화 대비 위안화의 향배마저 독자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현재 상황은 수출에 나서는 개별 기업 뿐만 아니라 관리 당국이 고민할 부분이 그만큼 많아진다는 의미도 되는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에 자율권을 그만큼 부여하는 특단의 방안을 고민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