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문제가 연초까지 재계의 주요 이슈로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와병 중인 부친을 대신해 사실상 경영 지휘를 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상증자 참여 선언으로 주가에 잠시나마 서광이 비추는 등 상황 전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
이 문제를 놓고 왜 삼성엔지니어링 살리기에 관심을 기울이는지 모를 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어떻게든 실적 개선을 하겠다고 삼성엔지니어링에선 이야기하고 있으나 시장의 시선은 차갑다. 저가 수주로 입은 타격, 그리고 글로벌 경제 사정과 단기 미래 전망 등을 감안하면 플랜트 사업이 호조로 들어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우려가 겹친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참여에 이어 삼성SDI도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사실상 그룹 전반에서 구출 노력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부회장으로선 지분이 없었고 또 기존 순환출자 국면에서 이 회사가 큰 의미를 갖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시각이 나오는 것도 나름 이유가 있다.
다만 이번 사안에서 이 부회장으로서는 그간 진행해온 각종 M&A에 이어 3세 경영의 핵심으로서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버릴 수 없는 카드로 이 회사를 본다는 풀이가 제기된다. 즉 돈 되는 일만 남기고 다 팔아치운다는 식의 폄훼성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상장폐지 우려 등을 진화하지 못하면 이미지 저하 문제가 생긴다는 것.
더욱이 삼성엔지니어링-삼성중공업 간 지난해 11월 합병 추진안 무산 상황에 대해 일련의 지배구조 및 개편 작업 브레이크라는 해석이 있었던 바, 이번에 자금 투입을 통해 오너 일가 지분을 정리하고, 엔지니어링+중공업 문제를 재추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일종의 설욕 문제라는 시각이다.
부수적으로는 삼성그룹에서 보는 삼성엔지니어링의 회생 가능성이 외부 평가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현금 보유 필요성이 높은 이 부회장이 사재를 3000억원가량 허물어 투자할 땐 일종의 큰 구도에서의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 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사를 진행하는 등 관계사 수주 전망만으로도 당분간 견딜 힘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즉 현재 위기인 회사를 키워 이번에 목돈을 쓰게 될 오너 일가 및 대주주 삼성SDI나 삼성물산 등 대주주들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을 경영 정상화로 살려내면 이들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클 것으로 내다볼 수 있다. 사실상 한국 재벌 계열사들의 그간 움직임 관행을 볼 때 하이 리스크로 볼 것도 아니라는 시각, 즉 음으로 양으로 몰아주기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물산 토목부문을 떼어 삼성엔지니어링으로 합치는 안도 새삼 회자된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간 합병 시나리오가 과거 언급된 점을 고려한 구상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래미안 아파트에 대해선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물산 측 토목 역량은 상당하고 또 평가도 좋은 편이다. 이에 물산 측 아파트 사업은 떼어내 외부에 팔더라도(향후에), 토목은 그룹이 안고 가되 다만 그 부분을 지배 시스템 말단격인 삼성엔지니어링으로 넘겨 역량을 보존하고 위험도도 줄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로서는 삼성물산에 삼성엔지니어링을 덜컥 합치는 것은 위험성 때문에 하지하책으로 여겨져 그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