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조성진 LG전자 사장의 일명 삼성 크리스탈블루 세탁기 손괴 사건에 대한 선고일이 밝은 가운데 이번 판결이 향후 업계 개발 부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유럽 최대 국제가전박람회(IFA) 참관차 현지를 찾은 가운데 일선 매장에서 삼성 측 전시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삼성-LG전자 자존심 싸움이 형사 사건으로 번졌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11일 오후 2시 조 사장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조 사장의 변호인은 의도적으로 세탁기를 손상시키지 않았고 고의 파손(손괴)을 추단할 어떠한 단서도 없다고 검찰의 기소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는 강한 방어와 역공 논리를 택해왔다.
사건 발생 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번 사건이 시선을 모으는 것은 양측 자존심 싸움이 흡미롭게 펼쳐졌기 때문. 당시 삼성전자는 LG전자 임원들이 자사 세탁기를 고의로 부수고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조 사장과 임원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다만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3월31일 세탁기 파손 분쟁, 디스플레이 특허 분쟁 등 진행 중인 모든 법적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고, 삼성전자는 처벌불원서 등을 제출했다.
여기 더해 지난달 발표된 인사에서 조 사장이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부 사장이라는 직함 외에도 LG전자 각자 대표이사 대열에 합류하면서 또다시 시선을 끌었다. '세탁기의 남자'에 대한 오너 일가의 신임 확인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조 사장은 이전에도 유능한 인재이자 강한 충성도로 이름이 높았기 때문에 단순히 소송전의 마음 고생 때문에 주어진 포상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더욱이 ㈜LG로 이동하는 구본준 부회장을 대신해 각자 대표 등 시스템을 보강하려는 인선이었다는 점에서 조 사장의 영전은 더욱 특별해 보였다.
무엇보다 각종 영역의 개발자들이 이 사건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개발'이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개발 분야에서는 상대방 제품을 일반 고객인 것처럼 매장을 방문해 알아보는 것, 또는 어려 방법으로 기술력 향상 내용을 궁금해 하고 살피는 것을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초 이 사건을 두고 검찰은 양사의 화해 분위기 형성에도 불구하고 손괴 등의 법리 적용에 대한 다툼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즉 기소가 잘못된 것인지를 알아봐야 한다는 점에서 변호인 측 논리에 정식 법원 판단을 구하는 양상이다.
조 사장이 강도 테스트 등을 해 보려다 문을 부순 정도라면, 마치 고의로 좋은 경쟁사 물건이 나왔다고 화풀이로 부수고 간 사람마냥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치열한 연구 열정으로 가전 불모지에서 글로벌 기업을 일으킨 LG전자 전반에 대한 폄훼인 것은 둘째치고 개발자들의 경쟁 심리에 대한 일반적 몰이해를 반영하는 해프닝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산업스파이 수준도 아닌, 기술력 강화를 위한 선의의 경쟁 또는 신경전에 법리적 잣대를 대오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때문에 이번 판결 방향이 개발자들의 열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