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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돌파' 문재인 '탈당 배수진' 안철수 떼고 가나

문, 당내 상황 요동·사퇴론 압박에도 '원칙론'…안, 사흘째 칩거 중 '관망만'

이금미 기자 기자  2015.12.09 19: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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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야권 부동의 대권 주자이자 전·현 대표인 '문재인-안철수'의 힘겨루기가 12월 한파보다 더 매섭다. 내년 총선 지도체제를 둘러싼 이들의 갈등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대표직 사퇴, 또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탈당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를 양산하며 수습 불가 사태로 치닫고 있다.

◆때리는 시어머니들·말리는 시누이들…많기도 많아

당 일부에서는 탈당 배수진을 치고 칩거에 들어간 안 전 대표의 탈당에 이은 분당 사태를 피하기 위해 문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 지도체제 혼란으로 직격탄을 맞게 된 수도권 의원들이 중심이다. 조정식 김상희 김현미 민병두 오영식 우원식 의원 등은 문 대표 등 지도부 사퇴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 원내대표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종걸 원내대표와 원혜영 박영선 박지원 전병헌 의원 등 전직 원내대표들은 문 대표 사퇴를 전제로 중지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8일 문 대표와 심야 통화를 하며 이 같은 의견 전달과 함께 거취 등을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에선 전·현 대표를 향한 읍소도 이어지고 있다. 친안(親安·친안철수)·친박(친박원순) 인사들을 주축으로 한 소장 개혁파 원외 인사들은 9일 별도 모임을 결성하고 문·안 '화해'를 요구하는 공개 성명을 냈다.

권미혁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비서관, 금태섭 법무법인 공존 변호사,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20명은 성명을 통해 "혁신을 위해 두 분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며 정치를 시작한 초심으로 돌아가 최대한 빨리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것을 엄중 촉구하고 간절히 호소한다"고 했다.

◆안, 다음 주 중 탈당 공식화? 당내 상황 요동 '신중론' 무게

안 전 대표는 사흘째 칩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 주변에서는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가 '혁신 전당대회'에 대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음에도 공식 대응 없이 이틀째 칩거한 데 이어 이날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당 안팎에서는 안 전 대표가 이번 문 대표의 행보를 계기로 다음 주 중 탈당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어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국민회의와 노선을 같이하고 향후 합당 등을 논의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나돈다. 

하지만 탈당을 결행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주류가 문 대표 사퇴에 집중하는 데다 전 원내대표들을 중심으로 한 중진 그룹까지 가세해 문 대표의 사퇴를 몰아붙이면서 당내 상황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굳이 서둘러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문병호 의원은 이날 "문 대표가 이번 주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안 전 대표는 다음 주경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문 대표를 압박하고 나섰다.

◆문 "대립·분열 정답 아냐" 하루하루 지나기 어려운 살얼음판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립과 분열을 부추기는 방식은 정답이 아니다. 탈당과 분당, 혁신의 무력화는 그 어떤 명분에도 불구하고 정답이 될 수 없다"면서 '정면돌파'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우리가 새누리당과 다른 가장 결정적 차이로, 저는 60년 전통의 민주정당인 우리 당의 저력을 믿는다"며 "우리 당에 많은 기대를 갖고 있는 국민과 당원을 믿는다. 그 믿음을 갖고 어려울수록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탈당 배수진에 총선 셈법에 따라 지역별·계파별로 저마다 목소리를 내는 상황, 여기에 문 대표를 향한 사퇴론이 거센 가운데 나온 이 같은 '원칙론'은 안 전 대표의 탈당 결행도 감수하겠는 의지로 보는 시각도 많다.

하지만 문 대표로선 하루하루가 지나가기 어려운 살얼음판이다. 전날 심야 통화로 문 대표에 사퇴를 촉구한 이 원내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주승용 오영식 의원은 이날 회의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문 대표는 회의에서 '안철수 10대 혁신안'을 당헌·당규에 반영하기 위한 의결을 진행한 뒤 당무위원회 안건으로 올리려고 했지만 이 역시 백가쟁명식 이견에 부딪쳤다.

지난 4일 안 전 대표의 혁신안을 수용하겠다고 전격 발표했지만 막상 당 내부 논의과정에서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날 열린 당무위 역시 논란 끝에 의결 권한을 최고위원회의에 위임하면서 안철수 혁신안은 미완의 과제로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