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의 금리 단층해소와 서민 금융지원을 위한 10%대 중간금리 대출상품 활성화 방안에 따라 은행권이 중금리대출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취약계층의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대출이 간편해지고 비교적 저금리로 받을수록 대출을 빚으로 돌려막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가계대출의 질적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3년 만에 정부로부터 은행업 인가를 받은 인터넷전문은행은 정보통신기술(ICT)과 10%대 중금리대출 상품 활성화를 전면에 내걸고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존 은행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앞다퉈 모바일플랫폼을 구축, 중금리 대출 상품 확대에 나서면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미 자체 모바일전문은행인 '위비뱅크'를 통해 관련 대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현재까지 400억원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의 컨소시엄 구성원으로서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에 따른 틈새시장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의 구성원으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중금리대출 사업 활성화를 위해 자체 신용등급분석 플랫폼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 자체 모바일 플랫폼 '써니뱅크'를 선보였다. 써니뱅크는 고객 대상 설문조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수집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중금리대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아울러 KEB하나은행은 올초 캐나다에서 출시한 '원큐뱅킹(1Q뱅킹)'의 국내버전을 내년 1월 중 출시하고 중금리 대출 상품 탑재를 구상 중이다. NH농협은행도 농협캐피탈과 연계해 10% 미만의 금리로 대출을 하는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P2P대출중개회사들의 실적도 늘어나는 추세다. P2P대출은 연 5%에서 15%대 이자로 6~10등급의 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품으로 지난 2013년 36억4000만원(442건)이었던 실적이 올해 상반기 52억6000만원(336건)으로 늘었다. 특히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에 따르면 상위 2개 사(8퍼센트, 렌딧)의 누적 대출실적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중금리대출 인기가 치솟는 이유는 국내 대출시장에서 중신용자(5~6등급) 비중이 높아 자금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5~6등급의 중신용 계층 비중은 27.6%로 1~2등급(36.5%) 다음으로 많다. 실제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 시장은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52조5000억원으로 전체 대출 시장의 29.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시중은행 모바일 뱅킹, P2P대출업체 등 어느 한 곳에서라도 중금리대출 확대에 따른 좋은 성과가 나온다면 중금리대출 상품 활성화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며 "다만 서민금융 지원이 목적인 중금리 대출이 지나친 확대로 취약계층의 '빚 돌려막기' 등 가계부채 질적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