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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열에 일곱 "나는 감정노동자"

'고객상담·영업직' 감정 노동 가장 심하게 느껴

김경태 기자 기자  2015.12.08 09: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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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실제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는 무관하게 직무를 행해야 하는 감정적 노동을 '감정노동'이라고 하며, 이런 직종 종사자를 감정노동 종사자라고 하는데 알바생 10명 중 7명이 스스로를 감정노동자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알바생 2명 중 1명은 감정노동에 따른 우울증을 경험해 본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대표 윤병준)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이 알바생 2982명을 대상으로 '감정노동자'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설문을 살펴보면, 조사에 참여한 알바생 중 71.3%가 '나는 감정노동자'라고 답했고, 13.4%는 '감정노동자가 아니다'고 답해 과반수 이상이 감정노동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직무별 답변을 복수응답으로 살펴봤을 때 '고객상담·영업'의 경우 92.2%가 '감정노동자'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2위를 차지한 '서비스직' 78.5%와 비교해 봤을 때 약 14%p 가량이나 높은 수치였다. 

또한 실제 알바생 상당수가 알바현장에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는 다르게 무조건 친절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힘든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알바몬 전체 응답자의 약 48%가 '종종 감정을 숨기고 친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답했고, 28%는 '늘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어쩌다 한 번씩 그럴 때가 있다'는 응답도 22%로 적지 않았는데 '그런 적이 없다'는 응답은 약 2%에 불과했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고객상담·영업'의 경우 '늘 그렇다'는 응답이 약 46%로, 고객상담 직무를 제외한 응답군의 평균 응답 비중 26.3% 보다 약 20%p 가량 더 높은 응답 비중을 보였다. 

아울러 알바생 83.2%는 몸이 아닌 감정적으로 힘들어 일을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가장 그만 두고 싶게 만들었던 결정적 원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조사한 결과 '내 감정을 숨기고 무조건 친절해야 한다는 자괴감'이 24.3%로 1위를 차지했다. 

그밖에 △막무가내 욕설과 성희롱 등 알바생을 우습게 아는 손님 20.5%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감과 무력감 13.3% △막무가내 사장님으로부터 보호해주지 않거나 못하는 사장님 12.1% △과도한 감정노동에 어울리지 않는 열악한 처우 10.0% △스트레스로 이어진 건강악화 8.7% 등이 알바생을 감정적으로 힘들게 하는 원인이었다. 

한편 감정노동으로 인한 알바생들의 우울증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알바몬 조사에서 알바생 51.1%가 '감정노동으로 인한 우울증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고객상담·영업직'은 71.7%가 '우울증을 경험했다'고 답해 감정노동 피해가 심각함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