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동통신3사가 새 판을 짜고 있다. 이통3사는 정체된 이통시장에서 벗어나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텔레콤은 유료방송 1위 사업자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라는 히든 카드를 꺼냈으며, KT는 대규모 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LG유플러스는 6년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이러한 이통업계 새 국면은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를 주축으로 진행되고 있다. 장동현·황창규·권영수로 이어지는 이통3사 CEO는 내부 전열을 마친 후 내년에 본격적으로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한 판 전쟁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방통융합 시너지 꾀하는 SKT,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초미의 관심사'
최근 방송과 이동통신업계의 화두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다. 무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유료방송업계 1위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키로 밝히면서 방송통신시장은 기대와 견제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장동현 사장 취임 후 SK텔레콤은 '플랫폼'을 성장 정체 타개책으로 선택하며 공격적인 경영활동을 지속해 왔다. 앞서,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SK플래닛 호핀사업 부문을 SK브로드밴드에 넘겼다.
이러한 가운데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초, 업계에서는 매물로 나온 씨앤앰에 대한 인수설을 제기했으나 오히려 케이블TV 1위 사업자로 방향을 선회하며 공격적 인수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SK텔레콤이 통신과 방송을 융합한 미디어플랫폼 사업자로 발돋움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SK텔레콤은 합병법인에 5년간 5조원규모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넷플릭스와 유투브 등 글로벌 미디어그룹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정부는 SK텔레콤이 제출한 인수합병안을 검토 중이다. SK텔레콤은 합병기일을 내년 4월1일로 정했으며, 정부는 내년 2월초쯤 심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경쟁사들은 무선시장 지배력의 방송시장 전이 등을 우려하며 비난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인수합병 불허 및 정부의 인수 승인 조건 강화 등을 주장하고 있어 정부의 결과 발표에 따라 방송통신시장의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KT, 집안정리로 경영권·신사업 강화 '두 토끼' 동시에 노려
황창규 KT 회장은 내부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경영권 및 신사업 강화를 모두 노렸다. 황 회장은 지난 4일 임기 약 1년을 남긴 시점에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보통 임기만료를 앞둔 경우 권력 누수 현상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황 회장은 예상을 뒤엎는 대규모 임원 교체 및 신규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조직개편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는 집안단속을 통해 수장의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눈에 띄는 점은 플랫폼사업기획실이 CEO 직속부서로 신설된 것이다. 이 곳에서는 KT 융합서비스와 신규 사업 플랫폼 개발 및 사물인터넷(IoT) 사업기획과 빅데이터 사업화·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담당한다.
앞서, 황 회장은 2020년까지 신사업에 13조원을 투자해 7조 매출을 올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이통사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는 IoT 및 플랫폼 사업을 CEO가 진두지휘해 성과를 내보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황 회장은 사장직을 처음 도입해 임헌문 총괄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임헌문 사장은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매스총괄을 맡았다. 매스총괄 또한 이번에 신설된 자리로, 권한위임을 통해 정부 규제 속 이통업계 경쟁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KT는 재난망 시범사업 주 사업자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사업자로 발탁됐다. 이를 기반으로 KT는 통신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ICT 사업 영역으로 경쟁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새 사령탑, 권영수 부회장 내놓을 청사진 '기대감'
이통3사 중 가장 큰 변화의 물결을 맞은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6년만에 CEO를 교체하게 됐다. 신임 CEO는 권영수 LG화학 사장으로, 부회장으로 승진·선임됐다.
재무통으로 알려진 권영수 부회장은 초고속 승진을 달리며 LG디스플레이·LG화학에서 역량을 펼친 인물이다. 업계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조직 및 경영 현황 등을 살핀 후 연내 조직개편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 부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LG유플러스는 LTE 사업자로 도약하며 만년 꼴찌 이미지에서 탈피했으나, 선두권으로 도약하려면 이통3사가 그러하듯 새 성장동력 마련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내년에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및 주파수 경매 등 방송·통신 관련 굵직한 현안 이슈가 산적해 있다. 통신 관련 경험이 전무한 권 부회장이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다만, 권 부회장이 거쳐온 과거 경력을 살펴보면 LG 내에서 검증된 CEO로 평가돼 있다. 이에 특유의 재무통 기질을 발휘해 LG유플러스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최근 권 부회장은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제2의 도약을 위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해야 하는 절실한 시점"이라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도 일등 신화는 언제든 우리에게 그 문을 활짝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