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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코오롱 노사갈등 언제까지 이어지나

최봉석 기자 기자  2006.01.03 19: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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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개최된 노조 위원장 선거 결과에 대해 회사측의 무효선언으로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주)코오롱이 구랍 28일부터 과천 본사 앞에서 이 회사 노조가 천막농성에 돌입하는 등 노사갈등이 좀처럼 해결의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주)코오롱 노조는 지난 2일부터 조합원 10여 명이 과천 본사 앞 도로 건너편 공터에 천막 2개동을 설치하고 농성장 주변에서 노동가요 등을 방송하며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7월 선거과정에서 정리해고에 반대하던 평조합원이 제10대 노조 위원장에 당선되자 사측이 노조 선관위원들을 매수하고 협박해 당선무효 결정을 내렸다며 사측의 노조 무력화 움직임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 위원장 당선무효-상근자 해고 등 노조 무력화 발단

이런 와중에 (주)코오롱이 노조 상근자 3명에 대해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지난 달 29일 이들을 해고조치하면서 노사간의 감정의 골은 깊어진 상태다.

해고된 유아무개씨의 경우, 위원장 선거가 끝나고 사측 임원이 노조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에게 수백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고 선거무효화를 시도했다는 내용의 전화통화를 녹취한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회사측이 ‘무단녹취’ ‘임직원 명예훼손’과 함께 ‘근무지 이탈’ ‘지시불이행’ 등의 이유를 들어 징계조치를 내렸다는 게 노조측의 주장이다.

여기에 노조는 사측이 노동조합의 임원선거가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해 전 부서에 걸쳐, 노동조합 와해 공작을 시행했던 사실이 적나라하게 공개된 ‘Re-E’라는 제목의 문건을 지난 달 19일 폭로, 노조활동에 간섭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인권유린·탄압 의혹 국가인권위에 진정

코오롱노조는 같은 달 13일 사측의 노조에 대한 인권유린 및 탄압 의혹과 관련, 국가인권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사간 대화는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노조는 현재 사측의 △노조와해 음모와 인권유린에 대한 사과 △정리해고 철회 등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노동부에는 (주)코오롱 구미공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 노조는 코오롱 경영진에 대한 사법처리도 함께 촉구하고 있다.

◆ 52명 복직투쟁도 맞물려 한겨울 천막농성

(주)코오롱은 지난해 2월21일 조합원 78명에 대해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전격 통보했는데, 총 해고자 78명 가운데 52명이 노조활동을 했던 사람들이었고 이들은 여전히 복직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노조의 천막농성이 계속되고 있지만 사측은 노조와의 대화자체를 아예 거부하고 있다.

조합원들의 투표를 통해 정상적으로 선출된 최일배 현 노조 위원장에 대해 (주)코오롱이 ‘투표과정에 문제가 있다’면서 선거결과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노조에서 보내는 대화 요청 공문을 거부하는 등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2004년 12월부터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경북 구미, 김천, 경산 공장의 직원 중 약 35%를 구조조정했던 (주)코오롱이 또다시 지난해 10월 21일 경북 구미공장과 경산공장에 있는 스판덱스 생산 라인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인력 구조조정 움직임을 다시 보여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 전면전 양상에 대화 어렵자 제3자 교섭 기대

사측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겪자 노조는 최근 상급단체인 화섬연맹 소속 임영기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대표단을 구성해 열린우리당 한 관계자를 만나 노사간 교섭자리를 이목희 열린우리당 의원 주관 하에 조만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바 있다.

이상진 코오롱 노조 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 대표는 이와 관련 “노조선거에 사측이 개입한 증거가 모두 드러났는데 석달이 지나도록 경찰은 조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으로부터 책임있는 내용이 나올 때까지 천막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노조와 상급단체인 화섬연맹이 이처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의혹 사태를 놓고 사측과 또 다시 전면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달 16일 (주)코오롱 구미공장 정문 앞에서는 사측이 고용한 용역경비원과 노조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사건이 발생해 양쪽 모두 부상을 당했다. 노사간의 갈등이 이처럼 지속되는 한, 노사간의 충돌이 또다시 닥칠 가능성이 높다. 심각한 코오롱 노사갈등 문제를 해결할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해결과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