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미 기자 기자 2015.12.05 00:53:50
[프라임경제] 박근혜 대통령의 체코 방문을 계기로 한-유럽국가 그룹 간 최초의 다자 정상협의체 출범과 50조원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계획을 우리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
박 대통령은 3일 오후(현지시간) 한-비세그라드 그룹(Visegrad Group·V4) 정상회의를 하고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 자리는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 베아타 쉬드워 폴라드 총리,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로베르트 피쏘 슬로바키아 총리 등 V4 총리들이 참여한 최초의 한-V4 정상회의였다.
박 대통령과 V4 정상은 북핵 문제 및 한반도 정세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역 이슈, 테러, 난민 문제,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V4는 역외 국가들과 'Visegrad Plus' 형태로 다양한 협의체를 운영 중이며 우리나라 외에도 프랑스·독일·일본 등 9개 국가와 정상차원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중부유럽에 위치한 V4는 유럽의 동서와 남북을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인 데다 에너지·인프라 분야 성장 잠재력이 높아 관련 분야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우리와의 협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V4 협력의 방향을 △통합과 통일 △공동번영 △ 문화융성 △ 글로벌 지역 거버넌스를 위한 파트너십 강화로 설정하고 다양한 구상들을 제안했다.
한-V4는 이번 정상회의 논의를 바탕으로 △한-V4 간 미래 협력의 비전 △이를 달성해 나가기 위한 다양한 구체 협력 사업 △지역 및 글로벌 주요 현안에 대한 공조 방안과 공동 의견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오는 2020년까지 50조원 규모로 지하철, 고속도로, ITS(지능형교통시스템),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분야 등에서 V4가 추진하는 대형 국책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들의 참여를 제안했으며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공동성명에는 5개국이 '인프라 고위급 회의체' 설립을 검토하고, 에너지 정책 협력 등을 위한 대화 채널 신설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과학기술·문화·중소기업 등의 분야를 포함한 창조경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경제적 효과를 인정하고, 무역·투자의 지속가능한 증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신(新)기후체제의 성공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관련 교통, 물류, 통신 등의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V4는 1980년대 말 이후 성공적인 체제전환과 경제발전으로 EU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EU의 신성장 동력으로 불리고 있다. EU 내 우리나라의 2대 교역 대상이자 3대 투자 대상이고, 우리 기업의 유럽 내 주요 생산거점으로 밀접한 경제관계를 맺고 있다.
V4 국내총생산(GDP)이 EU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약 2%에서 지난해에 5.42%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V4 평균 경제성장률은 2.8%로 같은 기간 EU 평균 경제성장률(1.3%)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V4의 성공적인 체제전환 경험은 우리의 평화통일 준비 및 통일과정에서의 통합과 전환에도 의미있는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V4 체제전환 경험 공유 관련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한-V4 정상들은 V4의 성공적인 체제전환 경험을 공유하는 세미나를 포함해 이와 관련한 소통과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V4가 한반도 평화통일과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등을 지지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한-V4는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앞으로 양측 간 다양한 차원의 대화 채널을 더욱 활성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