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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대형마트 개업집에서 만난 '행운의 빨간 속옷'

전지현 기자 기자  2015.12.04 16: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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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래 사진은 지난 3일 경상남도 창원시에 오픈한 롯데마트 양덕점 한 코너 모습입니다.

'개업집에서 빨간 속옷을 사면 행운이 따른다'는 속설에 따라 백화점을 중심으로 유통업체들은 신규 오픈 시 '행운의 빨간 속옷' 이벤트를 펼치고 있죠.

주로 여성 속옷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이 행사는 사실상 경남권 바닷가 지역에서 만선한 배에 빨간색 깃발을 꽂고 온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바다와 항구로 대변되는 부산의 경우 고깃배가 조업하러 나가는 상황이 많다 보니 만선은 물론 안전한 귀향을 기원하는 의미까지 더해져 빨간 속옷에 대한 속설을 강하게 믿는다고 하는데요. 

붉은 색이 재물과 건강을 불러오는 색으로 상징되며 부산과 경남권을 중심으로 개점한 백화점에서 빨간 속옷을 사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로 변했고 정설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23일 문을 연 롯데몰 동부산점은 개점일부터 사흘 동안 특별행사로 빨간 속옷 10만장을 팔아치웠습니다. 시가로 환산하면 30억원에 상당하는 금액이죠.

지난 2013년 8월29일 문을 연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도 개장 이후 첫 주말까지 10억원어치의 빨간 속옷 매출을 올렸고, 2009년 12월에 개점한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오픈 당일 17억원, 같은 해 3월 문을 연 신세계 센텀시티도 8억2000만원어치 빨간 속옷을 판매했다고 알려졌죠.

부산과 경남 지역 개점 매장에서 진행되던 '빨간 속옷 이벤트'는 주요 유통업체들의 신규 점포 오픈 시 펼치는 기념 행사로 공식처럼 굳어져 지역구별 없이 대표적인 프로모션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오픈을 맞아 5일간 빨간 속옷 할인 행사를 진행했고 2010년 12월 충청남도 천안에 개장한 갤러리아백화점 센터시티점 역시 백화점 개점일 단골 메뉴인 빨간 속옷 프로모션을 펼쳐 2억원어치 판매한 바 있죠.

한편, 중국에는 자기띠 해에 빨간 속옷을 입는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잡귀나 액운을 물리치고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 거죠. 빨간색은 사악함을 물리친다는 의미가 있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행운을 상징하는 색으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빼빼로 데이'와 같은 유통업계 상술로 여길 수도 있는데요. 잇단 유통업체 개점 행사마다 '빨간 속옷'이 '대박'을 치는 건 어찌 됐든 많은 사람들이 '행운'이라 믿기 때문일 겁니다. 다음 개업집에서는 꼭 '행운의 빨간 속옷'을 구입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