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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행 '밥그릇 싸움' 아닌 '개인 성과주의' 실행된다면…

공정성 포함한 기본과 평가 시스템 등 '선결과제' 우선돼야

김병호 기자 기자  2015.12.04 18: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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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의 '금융개혁'이 업계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성과주의에 직면한 변화는 금융권 고인물이 흐르는 물로 가고 있다는 '찬성' 의견과 근로자들의 고유 권한마저 앗아가고 있다는 거센 반대에 부딪쳐 급기야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고 있다.

성과주의에 대한 찬·반 의견은 쉽게 풀이해 세 가지로 귀결된다. 첫 번째는 기존 은행들의 지점 성과제도에 대한 비판과 함께 개인 성과주의를 통해 장기 근로자들의 무임승차를 방지하고 개인 행원들의 근로 의욕을 높이고자하는 데 있다.

두 번째는 일반적으로 지점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현재 시스템상 노조, 일반 행원들을 포함한 다양한 직무에서 개인별 평가지표를 도입하는 것은 시스템상 어려울뿐더러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업무가 다르고 평가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설득력있는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이러한 성과주의 도입으로 인해 과도한 의욕이 부르는 다양한 불공정 거래들이 만연할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좀 더 체계적인 조직개편과 도입방안이 연구되는 등 제도 선행에 앞선 정착 조건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신이라는 업무의 중심에 있는 은행은 신뢰라는 기본으로 이뤄진 조직이다. 세 번째 의견은 금융이라는 특수성상 일반적인 수익창출과 평가를 통한 기업 문화를 도입한다는 것이 아직까지 국민 정서를 비롯한 근로시장에 시기상조라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성과주의 도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근로자들을 비롯해, 기존 기득권자, 근로자 모두 불안정하기만한 상태다.

특히 두 번째, 세 번째 의견의 경우 이해당사자가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성과주의 도입 반대' 이유가 자칫 서로 이익에 대한 밥그릇 싸움으로 해석되기 십상이다.

안정적이고 명예로운 직장이 일반적인 이해득실을 가리는 전쟁터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 이는 이해당사자들을 제외한 일반인에게는 당연시되는 사회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업계상의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무조건적으로 성과주의는 실행돼야 한다며, 밀어붙이는 제도정착을 원하는 이들 또한 많지 않을 것이다. 은행이라는 특성상 이러한 이면에는 성과주의에 입각한 불법적인 실적 올리기, 과다경쟁 등 다양한 폐해들이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은 알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성과제도 도입의 경우 장점이 많다"며 "하지만 여러 가지 아직 평가 시스템이나 조건 등이 명확하지 않아 이를 시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또한 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성과주의 도입은 장기 근로자들에게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체된 시스템에서 경쟁력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은 처음으로 기업은행에 성과주의 시행을 알렸지만, 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계획은 곧 저성과자 퇴출제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며 "성과측정을 통해 사용자들의 주관된 평가 속에서 노동자들의 월급봉투가 얇아지고 결국 저성과자로 분류해 해고시키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일한 우물 속에서 정체돼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제도 실행에 앞서 납득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과 마인드 고취, 공정성 등 선결됐을 때 '처음'이라는 어려움과 감당해야할 '무게' 등이 가벼워진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