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머리글자가 비슷한 삼성의 쌍두마차 질주가 기대되는 2016년이다.
오너 일가의 승계 작업이 미진한 상황에서 앞으로 이들 회사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여러 각도에서 제기된 터다. 이런 가운데 2016년도 삼성 사장단 인사에 이은 임원급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들 회사에 대한 관심이 고스란히 투영된 것으로 읽혀진다.
이번 인사는 이건희 회장의 와병 중 사실상 '이재용'식 인사철학이 제대로 반영된 첫 작품으로 평가된다. 특히 두 회사에 대한 인사가 눈길을 끄는 것은 어느 기업이든 오너(혹은 후계자)가 지분을 가진 회사는 외형 성장에 집중하게 되며 향후 조직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SDS는 물론 차세대 성장 동력원으로 꼽히는 삼성SDI 역시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조에서 여러 M&A를 처리하고 있는 이 부회장의 애정 대상이라는 평이 나온다.
따라서 4일 단행된 임원급 인사에서 두 회사 발탁 인사들의 면면을 종합하면 향후 기업별 업종 주도 배치에 대한 이 부회장의 아이디어나 기업별 각종 이합집산 전망치도 그려볼 수 있다.
삼성SDS에선 이번에 부사장 승진 1명, 전무 승진 2명, 상무 승진 8명 등이 사령장을 받게 된다. 2년 만에 사령탑을 바꾸는 인사 내용이 이미 사장단 인선에서 드러난 데다 이번에 계승교씨(부사장 승진)나 구형준·이재철씨(전무 승진) 등의 발탁자 면면을 볼 때, 솔루션 사업에 한층 매진하라는 그룹 수뇌부의 주문이 있었던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솔루션 사업의 글로벌 확대 등 역량 집중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핵심 보직에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중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솔루션 사업, 물류, 보안 등 전 부문에서 안정적 포트폴리오 협업 강조와 솔루션 사업에 많은 젊은 인재들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경우 개발 분야 최초의 여성 부사장 승진이라는 의미있는 조치가 이번에 발표됨으로써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는 삼성SDI의 주가 향배, 더 나아가 차세대 먹거리에 대한 관심 표명, 또 그룹 지배구조 정리 중 이 회사의 안정적 역할에 대한 그룹 수뇌부의 기대감이 다각도로 표출된 것으로 읽혀진다.
김유미 삼성SDI 신임 부사장은 여성 후배들의 롤모델이자 여성 엔지니어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낙점됐다는 평이다. 일부에선 김 신임 부사장이 배터리 개발 전문가라는 점에서 충분히 설명이 가능한 승진 케이스여서 성별의 의미는 불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더해 삼성SDI와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에서 앞으로 삼성SDI가 주도적으로 역할을 하면서 확고히 상황을 끌고 나가주길 바라는 그룹의 의중이 기술력 강화 키워드로 전달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SDI는 이른바 디젤게이트, 즉 폭스바겐 연비 조작 사건으로 인한 전기자동차 상대적 부각과 이에 따른 전지 관련 수혜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상장폐지에 몰린 계열회사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자금 지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SDI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다. 때문에 내년 3월을 목표로 삼성엔지니어링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시장 관계자들은 부정적 여파가 삼성SDI에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그룹 전반에서의 역할론이 더 강조될 것으로 보이는 두 회사의 앞날에 이번에 발탁된 인재들이 어떤 비전을 제시할지, 그룹 수뇌부의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