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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식' 삼성 인사, 차세대 먹거리 관심…금융계열 분발 요청

첫 정식 무대서 긴축·선택·집중 키워드로 제시

임혜현 기자 기자  2015.12.04 11: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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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사장급 인사에 이어 삼성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가 단행돼 연말연시에 삼성 이재용식 인사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삼성그룹은 4일 각사별로 2016년도 정기 인사를 발표하는 형식으로 총 294명을 승진시키는 등 인선을 마무리했다. 특히 44명의 발탁 인사로 조직 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임원 인사의 승진 규모는 2013년 485명, 2014년 476명, 올해 353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그리고 이번에 294명이 승진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과 글로벌 경제 여건 불안 상황에서 '이재용 스타일'의 첫 정식 무대인 이번 인사에서 긴축과 선택, 집중을 키워드로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주력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모바일 영역이 실적 부진의 후폭풍을 입은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효자 종목인 반도체는 큰 인사 수혜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신상필벌' 원칙을 확고히 하겠다는 뜻으로도 보인다. 이미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 권오현 부회장이 DS 부문장을 유지하되 종합기술원장직을 내려놓은 것을 보더라도 경륜은 경영 전반에, 신선한 아이디어와 역동적 에너지는 일선 지휘부에 배분하겠다는 게 그룹 수뇌부 의사로 비쳐진다.

이 같은 기조는 반도체 영역에 이어 이번 임원급 인사에도 유지됐다. 심상필 삼성전자 상무는 전무 승진 영예를 거머쥔 동시에 '2년 발탁'이라는 기록적 스피드도 남기게 됐다. 그는 반도체 공정개발 전문가로 세계 최초 14나노 FinFET 공정개발 및 양산을 주도해 시스템LSI 사업 일류화에 공헌했다는 평가다.

기타 혁신에 공로가 큰 이들의 승진도 이어졌다. 김학래 삼성전자 전무 승진 예정자 역시 2년 발탁 케이스로, 생산 자동화 전문가로 휴대폰 Glass, Metal Case 공정개선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배광진 삼성전자 부장이 이번에 상무 승진자로 낙점된 것은 모바일 영역에 대한 배려이자, 실질적 역량 발휘를 하라는 채찍의 의미도 동시에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휴대폰 선행기구개발 전문가로 갤럭시S6 Edge, 갤럭시 Note 5 베젤 축소 등 전략과제 선행기구 개발을 주도한 만큼 상무로서의 분골쇄신이 기대된다는 평이다.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되는 삼성물산의 경우도 일선 업무 관련 능력자에 대한 배려를 표시했다. 빌딩 해외영업 전문가인 김정욱 부장이 이번 인사로 상무로 영전한다.  

삼성SDI 역시 전지 개발 등 차세대 먹거리 개발에 지금처럼 역량을 보여 달라는 주문으로 상당한 승진 티켓을 배당받았다. 부사장 진급 대상자가 된 김유미 전무가 소형 및 자동차전지 수주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는 등 전체적으로 기린아가 많은 곳이기 때문. 김경훈·김홍경·박종호·이승욱 신임 전무가 내년에도 치열한 글로벌 경쟁 전선에서 역량을 발휘할 전망이다. 

최근 2년 만의 사령탑 교체가 이뤄진 삼성SDS의 경우 계승교씨가 신임 부사장으로 사령장을 받은 데 이어 전무 배출(구형준, 이재철 신임 전무)도 눈에 띄는데 이는 IT서비스 영역이 '업의 특성'을 잘 알고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적절한 인재들을 선택한 인선이자 신임 사령탑을 의욕적으로 뒷받침할 참모진을 구성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금융 계열들로 한정해 보면 부사장 3명, 전무 8명, 상무 24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김남수 신임 부사장이 등극한 삼성생명을 위시해 삼성화재는 부사장 승진(김성규)을 비롯 전무 승진 4명, 상무 승진 9명을 기록했다. 삼성증권도 전영묵 신임 부사장 등 승진자가 일부 배출됐다. 

삼성카드 이번 임원 인사는 전무 승진 1인, 상무 승진 1인으로 매듭지어졌다. 최근 삼성카드 매각설이 불거지고 삼성생명이 3분기 들어 실적에 주춤하는 모습이 보이는 등 금융 영역에 대한 기강 잡기 필요성에서 '필수적 인선'만 택한 것으로 총평할 수 있다. 

금융 계열의 경우 '지배구조'에서 아직 중요한 역량 발휘가 필요한 회사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지속적 관심을 갖고 그룹 수뇌부가 들여다보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