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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서울 핫한 동네의 골칫거리 '젠트리피케이션'

황정호 기자 기자  2015.12.02 18: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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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오랜만에 자주 가던 식당을 찾았는데 그 자리에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들어서 있어 당황했던 경험, 한번쯤 있을 텐데요. 홍대나 대학로, 인사동처럼 관광지로 유명하거나 강남, 서초 지역처럼 건물 임대료가 비싼 지역에서 이런 경우가 빈번히 발생합니다.

그 이유는 지역상권이 뜨면 임대료가 높아져 정작 영세상인과 원주민들은 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대부분 다른 지역으로 내몰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라고 부르는데요.

최근 이 같은 문제가 심각해지자 서울시가 칼을 빼들었습니다. 서울시내 뜨는 6곳의 임대료 상승을 막겠다고 나선 것인데요. 지역 개발 이익이 발전에 기여한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을 마련한 것입니다.

서울시는 먼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각하고, 지역 내에서 극복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는 6개 지역 △대학로 △인사동 △신촌·홍대·합정 △북촌·서촌 △성미산마을 △해방촌·세운상가·성수동을 대상으로 정책과 자원을 지원해 모범사례를 도출하고 시 전역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은 크게 7대 사업으로 추진되며, 각 지역별로 구성된 민관협의체가 주축이 돼 사업을 시행한다는 설명인데요. 협의체에는 임대인, 임차인, 지역주민, 전문가와 시·구 공무원 등으로 구성됩니다.

서울시는 우선 6개 전 지역 체결 목표로 건물주가 임대료 인상 자제에 자율적 동참을 약속하는 '상생협약'을 추진하고, 상생협약에 따라 건물주는 임대료 인상 자제와 시·구는 가로환경개선 등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또 내년도 예산안에 7개 사업 중 가장 많은 199억원을 투입해 영세 소상공인과 문화·예술인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하는 앵커(핵심)시설도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2017년 착공 예정인 연극종합시설이 대표적인데요. 연극종합시설은 대학로에 100석 규모의 소극장을 약 20개 몰(mall) 형태로 짓고, 완공 후 창작 연극·뮤지컬 극단 등에 저렴한 가격으로 대관해줄 계획입니다.

서울시가 얼마 전 발표한 '장기안심상가'도 종합대책에 포함됐습니다. 장기안심상가는 노후 상가 소유 건물주에게 건물보수 비용을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하고, 건물주는 일정기간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 방식입니다.

아울러 소상공인이 상가를 매입할 수 있도록 8억원 범위 내에서 매입비의 75%까지, 최장 15년 동안 시중금리보다 1%p 낮게 융자하는 '자산화 전략'도 빠르면 올 연말부터 시행됩니다.

서울시는 상가 임차인 보호를 위한 조례 제정도 약속했습니다.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이 보유한 상가건물 약 5700개에 대한 임대기간 보장을 기존 5년 보장, 많게는 최장 10년으로 늘려 과도한 임대료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게 조례의 주요 골자입니다.

한편,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어 일반시민에게는 낯선 개념인데요. 때문에 종합대책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시민 공감을 얻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지역별 민관협의체를 중심으로 토론회·공청회·컨퍼러스를 수시로 개최해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문제의식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공론화 과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