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현 기자 기자 2015.12.01 10:11:02
[프라임경제] 국제통화기금(IMF)이 11월30일(현지시간) 중국의 위안화를 국제기축통화에 편입한 가운데 앞으로의 중국 위안화 위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MF는 이날 집행이사회를 열어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을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위안화의 실제 SDR 편입은 2016년 10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G2로서의 글로벌 경제 강국 위상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성과이자, 그간의 자국 통화 SDR 편입을 위해 천천히 다양한 모색과 제도 손질을 하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해 온 점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성취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중국이 아직 위안화의 글로벌화 매듭이라며 이번 성적표에 안주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에 대대적으로 환영 성명서를 발표한 중국 인민은행(우리의 한국은행 같은 중앙은행)이 우선 체질 개선을 위한 지루한 운동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문이 외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즉, 중앙은행의 독립적 정책 추진 중립성을 중요시해온 영미식 관념에 따라 중국 당국의 관치를 수정하라는 요구 또한 SDR 문제를 계기로 높아질 것인데, 공산당이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인민은행은 지난 6월 중순부터 시작된 증시폭락 사태에 개입했고, 지난 8월에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전격 단행해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정부가 자본 유출입을 통제하고 환율도 관리하는 것 모두를 일방적으로 후진적 관치금융이라고 비판하기에는 문제가 있으나, 글로벌 강국이자 명실상부 G2라는 국가가 국제적 통화인 위안화를 가지고 매번 이러면 문제라는 비판이 이어질 가능성이 이번 SDR 편입을 계기로 상승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중국 시진핑 주석이 지난달 18일 내놀은 외국인 투자 제한 철폐 약속 발언 여파다. 그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의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서 외국인 투자 진입 제한을 대폭 철폐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주로 외국인 직접투자 즉 FDI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FDI로 외국인 자본 유입을 이끌어 증시에 호재를 안긴다는 복안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시 주석이 아무리 글로벌 무대에서 " 외국인 투자를 적극 활용하고 외국인 투자가들의 권익을 적극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해도, 위에서 말했듯 SDR 편입이라는 상황에 걸맞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위안화 위상 확보(즉 관치에 따른 위안화 환율 마구잡이 조정 등의 지양)가 가능할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에 따르면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8월 한달간 무려 2000억달러(FDI자금 제외)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된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즉 중국은 외국의 투자를 끌어들이는 문제에 초연하지 못한 상황이며, 이번 SDR 편입 등 호재와 각종 정책적 약속을 최고위층이 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으나, 그런 반면 실제로 중국을 바라보는 외국 자금줄들의 투자 가능성은 이에 부응할지 아직 미지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위안화를 이용한 외국인 직접투자 즉 FDI에 대해 과거 중국 당국은 '핫머니' 유입 증가를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2011년 2월 차이나데일리가 익명을 요구한 상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부가 지난해 위안화를 이용한 FDI 허용을 검토했지만 실행에 옮기기 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던 점을 상기해 보자.
하지만 중국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위안화 기축통화 추진 등 여러 문제를 위해 외국인의 위안화 직접투자를 허용했고, 이에 따라 초기 시점부터 위안화로 결제된 FDI도 1000억위안선을 넘기는 등 호앙이 있었다는 점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미국의 금리 인상 단행 가능성이 위안화 가치에 주는 상대적 영향, 또 이에 따른 중국에 대한 투자 관련 영향을 어떻게 줄지도 주의깊게 관전해 볼 만하다. 현재 미국 사정을 보면, 4일 발표 예정인 실업률 등 고용지표가 호전일 경우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근래 상당수 투기자금은 역외 시장에서 위안화에 직접 방식으로 투자하기 보다 중국 내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 혹은 신디케이트론 등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 흐름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간접적 투자 상품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뜻하나? 중국에서 FDI는 당국의 엄격한 위안화 자본관리 항목이라는 인식은 아직 널리 뿌리를 내리고 있다. 결국 위안화 가치가 예상대로 오르지 않을 때 이를 바라보고 투자를(투기를) 한 외국계 자본으로서는, 중국 시장을 적시에 떠나기가 힘든 단점이 있다고 느낄 수 있다. 반면 간접투자는 외국 자금이 원하는 시기에 투자금 계좌를 털고 떠날 수 있다.
연내 SDR 편입에 성공하긴 했으나, 투자 손실을 보전하고 중국 시장을 신속하게 이탈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간접투자 선호는 여전하고, 지난 번 공산당의 전격적 환율조절에 경악한 외국인들은 FDI를 좀처럼 늘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빠져 나간 자금 크기만 상당한 지경이다.
이런 터에 미국의 경제 사정, 그리고 금리 조절로 인해 환율이 출렁인다면, 중국은 여전히 위안화 환율을 또 만질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SDR이라는 선물을 받아들고 IMF로 대변되는 서구식 경제 시스템과 허니문인 와중에 너무 빨리 이를 깨고 엇박자를 내기 힘든 사정에 서 있다. 미국 연준의 금리 조절 가능성과 이로 인한 환율 변동 시험대가 '기축통화 위안화'의 첫 시험대가 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