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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악화에 신사업도 '빨간불'…연말 우울한 카드업계

대형가맹점까지 수수료 인하 요구…매각설까지 솔솔

이지숙 기자 기자  2015.11.30 17: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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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이후 카드업계가 우울한 분위기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대형가맹점까지 가세해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고 있고 신사업 진출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뒤숭숭한 분위기에 일부 카드사들은 매각설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내년 1월부터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를 최대 0.7%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하며 카드업계는 연간 6700억원의 수수료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더욱이 영세·중소가맹점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대형가맹점 또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서며 카드사들의 손해는 예상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가맹점이 카드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에 달한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손실분을 메꿀 방안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 9월부터 카드사들이 부수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를 전환했지만 카드사들의 신사업 진출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삼성카드가 지난 5월부터 추진해온 신사업 'LED금융업'을 유일하게 진행 중이며 현대카드의 경우 서점사업과 레코드업에 진출할 계획이었으나 중소기업적합항목에 걸려 사업을 철회했다.

또한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의 경우 신용카드 모집인에게 고객들의 신용정보를 동의 없이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받아 신사업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행 금융감독규정에는 기관경고 제재를 받은 카드사는 향후 1년 간 대주주 적격성이 제한(대주주 변경승인 제한)되고, 신규사업 진출이 금지돼 있다.

특히 삼성카드의 경우 자회사인 삼성카드고객서비스에 3개월 미만 단기채권 회수업무를 이관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게 됐다.

카드사 관계자는 "이번 제재의 경우 과도한 면이 있다고 판단해 이의제기를 준비 중"이라며 "규정상으로 보면 반드시 신사업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고려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카드사 입장에서는 일정부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현대, 삼성, 롯데 등 기업계 카드사들의 매각설도 나오고 있다.

삼성카드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보유한 지분 71.87% 매각을 농협금융에 제안했다는 소문이 퍼졌으며 롯데카드의 경우 최근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며 금융계열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 나왔다. 현대카드는 현대차그룹이 GE가 갖고 있는 현대카드 지분(43%)이 경영권이 없어 매각에 불리한 만큼 경영권을 얹어 팔 수 있다는 전망이 심심찮게 제기됐다.  

당사자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극구부인했지만 일부에서는 '아닌 땐 굴뚝에 연기날리 없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페이스북에 "얼마전부터 현대카드가 국내 기업 두 곳과 투자논의를 한다는 신기한 기사가 돌더니 기정사실화되고 이제는 심지어 매각이 난항에 부딪혔다는 기사까지 나온다"며 "급한 일이 아니라서 올해는 아무 것도 한 일이 없고 기초자료 하나 만든 적이 없는데 추측은 무척 빠르고 엉뚱하다"며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 악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간편결제 활성화로 카드 영역이 침범되며 카드 업계 위기감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며 "내년부터 수익악화가 본격화되면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큰 만큼 매각설이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