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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한국인터넷진흥원, 콜센터 상담사 이력서 입찰전 제출 논란

계약불발 시 '인사문제 발생' vs 투입인력 구체적 제시 '당연'

추민선 기자 기자  2015.11.30 16: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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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컨택센터 위탁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서류 중, 상담사들의 프로필(이력서)을 사전 제출하라는 사용사의 요구에 관련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인터넷진흥원(이하 KISA)은 '118 상담센터' 위탁운영 사업자 선정을 밝히고 제안 업체를 모집 중이다. 제안요청사항 중 논란이 되는 항목은 '투입 인원 이력, 프로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명시한 부분이다.

제안을 고려중인 업체들은 "기존 위탁운영업체의 경우 상담사 33명의 프로필 제출이 가능하거나 유리하지만, 사업이 선정되기 전 신규업체에게 모든 투입인원의 프로필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토로한다.

이에 KISA는 "제안요청 역시 계약의 일부이다. 적절한 인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 역시 참가기업의 역할이다. 수주업체 선정을 위한 당연한 요청"이라며 맞서고 있다.

◆사업자 선정 불확실…'선발인원 거취 문제' 발생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제안요청 후 사업자 선정이 되지 않았을 경우다.

제안요청을 위해 인원을 구성하더라도 추후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하게 되면 33명에 대한 거취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원섭외 시 발생하는 비용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사업수주 후 인원 수급에 들어가게 되는데 미리 인원을 구성했다가 사업수주가 힘들어지게 되면 33명의 인사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며 "사업수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 같은 방침은 무리한 요구"라고 짚었다.

이어 "기존 운영업체의 경우 운영인력 풀을 갖추고 있어 프로필 첨부가 유리하다. 기존 업체와의 계약유지를 위한 조항이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용사의 사전인원 구성요청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타 기관의 경우 제안 설명회 당시 '근무하게 될지도 모를' 센터장의 프리젠테이션 진행을 요구했다. 이에 업계는 프리젠테이션에 참가할 센터장 구인에 한바탕 홍역을 앓기도 했다.

제안사들은 타 센터의 센터장을 데려오거나 비용을 들여 센터장을 뽑았으나, 계약수주로 이어지지 않아 비용손실 및 인사문제가 발생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

이러한 방침은 업무에 투입될 센터장의 역량을 미리 평가하고 인력 효율성을 높이고자 마련, 처음 취지는 좋았으나 제안사들의 현실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제안요청 역시 계약의 일부, 당연한 요구"

한편 KISA는 상담사의 사전 프로필 요구에 정당하고 합리적인 요구라며 맞섰다. 신규업체가 기존 상담사의 고용승계도 가능하나, 이에 앞서 적절한 평가 대상인지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

홍소현 KISA 선임연구원은 "입찰 참가기업들이 쉽게 생각하는 부분이 고용승계이다. 아무런 인력 계획 없이 고용승계만 언급하기보단, 이후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인력공백 상황에 사전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운영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용승계 역시 강제할 부분은 아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상담사들과 고용승계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 조건을 가지고 제안하는 것은 사업을 진행할 때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계속해서 "계약체결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참가업체들의 인사문제 부분도 이해한다. 하지만 KISA가 요구하는 자격조건을 갖춘 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지, 이러한 인력을 실제 보유하고 있는지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계약당사자간 신뢰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KISA의 콜센터 위탁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업계는 입찰 참가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담사 프로필 사전제출에 상당한 압박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탁업계 관계자는 "이번 KISA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비용적인 부분과 인사문제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업계의 특성상 인원수급이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KISA의 방침도 이해는 되지만, 직접 운영을 맡아 진행하는 위탁업체의 입장에서 조금 더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