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기자 기자 2015.11.27 15:41:25
[프라임경제] 윤장현 광주시장의 아집이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지난 수년간 논의되고 검토돼왔던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이 단체장이 바뀐 이후 논란만 생산하면서 행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는 26일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관련, 사업비 절감 방안 마련을 위한 설계경제성 검토(VE, Value Engineering) 결과 절감규모가 원안추진을 위한 절감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의 골자는 '원안대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타당성 재조사 등에 따라 사업추진 자체가 지연되거나 중단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치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것.
그러나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예산 또한 수립돼 있는 사업을 예산초과를 이유로 사업진행을 중단하고,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행정의 중대한 오류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와 더불어 당선자 시절부터 불편함을 내비쳤던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대한 윤 시장의 속내가 지역 현안사업에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빈축도 비등 중이다.
지난해 6월 윤장현 광주시장 인수위원회는 '희망광주 준비위원회 최종 보고서'를 통해 '민선5기 때 2025년 개통 목표로 추진된 도시철도 2호선 규모와 사업비 등에서 의견 수렴이 미흡하다고 보고, 신교통시스템을 포함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는 등 재논의 필요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윤 시장의 불편한 속내는 저심도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 10년의 준비를 사업비와 의견수렴을 핑계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광주시 "도시철도 2호선 원가절감 목표 못 미쳐…전면 재검토"
광주시의 주장을 압축하면 '사업비 절감규모가 원안추진을 한 절감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최소 4300억원 상당이 추가 소요되는 상황에서 원안대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타당성 재조사 등에 따라 사업추진 자체가 지연되거나 중단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문범수 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그동안 VE를 통해 제시된 제안사항의 면밀한 검증을 위해 오랜 경험이 있는 전·현직 공무원 및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의 전문가들을 자문위원으로 구성해 내실화를 기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VE 결과 절감규모가 목표액에 달하지 못해 사업비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여러 가지 건설 대안을 마련, 의회 및 시민 의견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쳐 다음 달 말경 최종 추진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며, 시민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경제적이고 안전한 대안을 확정해 공기단축 시공방식 등을 통해 당초 계획된 사업기간 내에 완공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민종 의원, 사업비 20% 뻥튀기…윤 시장 결단력 '촉구'
김민종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광주시가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해 우왕좌왕 불필요한 논란만을 생산해 지역사회 행정의 신뢰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광주시는 당초 사업비를 초과하는 비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보다는 사업비를 더 부풀려 총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등 불필요한 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질타했다.
광주시가 밝힌 절감목표액 4300억원 중 불필요한 사업들이 끼워 넣어져 부풀려졌다는 것.
김민종 의원은 "광주시가 제시한 사업비 증가가 예상된다는 근거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안 되는 이유를 생산 확산시키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통상 예비타당성 승인 사업에 대해 총사업비에서 20%까지의 증가는 허용해 주고 있으며 기본설계단계에서 8~10% 정도를 인정해 주고 있다.
따라서 공사가 시작하면 낙찰차액 등 사업비에 대해 조정할 수 있는 시간이 여러 단계 남아 있음에도 광주시는 기본설계과정에서 추정치만으로 과대 부풀려 사업을 차일피일 지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민종 의원은 "윤 시장이 지난해 12월 도시철도 2호선을 원안대로 건설하겠다고 시민들께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여 동안 검토란 핑계로 한 발짝도 진전이 없었다"며 시장의 의지부족을 질타했다.
◆김동찬 부의장 "광주시, 도시철도 2호선 전략적 접근 필요"
김동찬 부의장(북구5)이 지난 수년간 논의되고, 검토돼왔던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문제에 대한 광주시정 '난맥상'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김 부의장 "어려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예산 또한 수립돼 있기 때문에 공사를 소신있게 추진하고, 진행 중에 나타나는 문제점들은 대책을 세워 중앙정부와 논의해 가면 되는 것을 미리 예산초과를 이유로 사업진행을 중단하고,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행정의 중대한 오류"라고 포문을 열었다.
실제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 시 9500억원이던 공사비가 실제공사비는 1조5000억원이나 소요돼 공사가 완공됐고, 부산 4호선도 문화재 발견으로 당초 예상보다 공사기간이 연장돼 30% 이상의 예산을 초과해 완공됐다.
김동찬 부의장은 "현재 우리 시는 시민에 대한 교통편익제공, 다핵도시로서 도시의 균형발전, KTX 개통, 아시아 문화의 전당개관, 빛가람혁신도시 등 광역교통망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공사를 진행 하면서 진행 중에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대책을 세워가는 전략적 접근 태도가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김민종 의원도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수차례 시민들과 약속한 사업인 만큼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의지의 문제"라고 강조하며, "윤 시장의 책임있는 결단과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을 주문했다.
한편, 광주시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대안으로 △지하노면 조합 방법 △1단계 지하, 2·3단계 노면 방식 △노면전차 방식 △1·2단계(순환선) 모노레일, 3단계 노면방식 조합 △원안방식 상태로 타당성 재조사 방법 등을 내놓았다.
결국 시가 내놓은 대안의 핵심은 재검토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광주시가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 할 경우 시민사회 공감대형성·중앙부처와 협의 등이 필요해 사실상 윤 시장 임기 내 착공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