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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발 없는 말이 판교 갔나…' 삼성물산 이전설

사측 "결정된 바 없어"…이전 유력 판교 대신 용인 들썩

황정호 기자 기자  2015.11.27 09: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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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물산의 새 보금자리로 판교 테크노밸리가 유력시 되는 가운데 인근 부동산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물산 이전설이 제기된 후 사측에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물산 일부 직원들이 판교 인근 아파트 매물을 보러 다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물산 이전설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판교 이전 대상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이 판교 이전을 확정할 경우 건설부문 직원 2000여명의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판교 테크노밸리 인근 부동산 분위기를 직접 살펴봤다.

삼성그룹은 지난 8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 '통합 삼성물산'을 탄생시켰다. 이후 그룹의 중심축이 된 삼성물산의 사옥 이전설은 9월부터 흘러나왔다.

상사부문과 건설부문이 헤어질 가능성이 높고, 상사부문은 태평로 삼성본관으로, 건설부문은 판교 테크노밸리로 이전한다는 게 소문의 골자다. 

당초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삼성엔지니어링으로 넘어가면서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사옥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추측이 먼저 나왔다.

그러나 삼성엔지니어링이 대규모 적자를 낸 뒤 사옥 매각을 검토하면서 판교 이전설이 흘러나왔고, 최근에는 인천 송도에 신사옥을 짓는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인천 송도 신사옥 건설은 삼성물산 내 구조조정설과 건설부문별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또 삼성 계열 건설업체들의 실적 악화 역시 신사옥 건설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결국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판교 테크노밸리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관련 판교 테크노밸리 인근 개업공인중개사들을 직접 만나본 결과, 열에 여덟은 삼성물산 판교 이전에 대한 소문조차 모르는 분위기였다.

먼저 ㄷ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삼성물산 판교 이전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며 "삼성물산이 이쪽으로 사옥을 옮긴다고요?"라며 오히려 기자에게 되물었다.

ㅇ공인중개소 역시 "인터넷 기사를 통해 소문을 듣긴 들었다"며 "소문이 돌아도 이전이 확정 되지 않는 이상 부동산 시장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여섯 군데 공인중개사를 더 돌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비슷했다. 삼성물산이 판교 이전 여부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였다.

다만, 공인중개사들은 대기업이 들어선다면 삼성 직원들의 대규모 이동과 기업 브랜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삼성물산이 이전할 경우 전세·오피스텔 등의 가격 상승 역시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한 개업공인중개사는 판교 인근 신분당선 연장 라인의 부동산 움직임에 주목했다. 판교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웬만한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가격과 맞먹는 탓에 이사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접근성이 뛰어나면서 가격은 저렴한 지역으로 삼성 직원들의 정착 가능성을 점친 것.

ㅁ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 24일 삼성물산 이전이 판교 알파돔시티로 확정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도 "판교와 가까운 용인 수지가 부동산 시장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녀를 둔 삼성물산 직원들은 서초에 머물거나 용인 수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고, 학구열이 강한 학부모들은 서초에,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은 용인 수지 인근에 교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많은 입주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실제 용인 수지는 내년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 동천역·수지구청역·성복역·상현역을 이용하면 판교로의 접근성이 수월하고, 집값도 저렴하다.

한편,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옥 이전에 대한 소식은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이전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전이 확정되면 직원들에게 먼저 알리는 게 순서인데 일부 추측성 기사로 인해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는 반응이다.

연말 구조조정 이후 사옥 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는 "구조조정 대상과 진행 여부는 물론 이후 사옥 이전 시기 역시 정해진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